* 미학 오디세이 3 - 피라네시와 함께 탐험하는 아름다움의 세계
* 진중권, 휴머니스트


  드디어,
  미학 오디세이 전3권을 마무리했습니다.
  사실 이 책은 틈틈히 읽을 만한 교양서는 아니고,
  쉽게 읽혀지긴 하나 깊은 내공을 담고 있는 책이어서 만만하게 읽으면 안되는데, 여러 가지의 상황상 어쩔 수없이 뜨문뜨문 읽고 말았지요.
  하지만,
  그 뜨문뜨문 읽는 과정에서도 전 3 권의 내용과 구성에 '진중권'이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여담으로 먼저 말하면,
  2권까지 읽은 뒤에, 학교 도서관을 정리하다가,
  미학 오디세이 초판본을 발견하고는 반가운 마음에 먼지를 털고 들여다보았는데,
  그림들도 흑백이고, 활자체도 깔끔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한 편으로는 뒤늦게 알고 뒤늦게 읽게 된 것이 훨씬 다행이지 않은가 하는 바보같은 생각을 했다는 이야기...

  3권의 내용은,
  이제까지, 합리주의에 의해 서술되어오면서, 일원론과 이원론의 입장에서 이야기하던 '플라톤''아리스토 텔레스' 사이에, '디오게네스'라는 탈 합리주의적, 자연주의적 인물을 등장시켜서 합리주의를 비판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합니다.

  그러니까, 현대 미술로 가는 길을 선택하기 위해서, 이전까지 이야기해왔던 것을 일단 모두 부정하면서 시작을 하게되는데,
  이는 나중에,
  '가상''현실'을 구분할 수 없음을 이야기 하며, 우리가 생각하는 '가상''현실'을 나누는 기준마저 아무도 알 수 없다고 이야기하는 것과 그 맥을 같이 하지요.

  왜냐하면,
  이미 예술이 현실을 충실히 재현하는 것으로 그 존재가치를 증명하던 시기는 오래전에 끝이 났고,
  우리가 진리라고 믿었던 것들도,
  '진리(이데아)'를 복제한 '복제품(현실)'을 다시 '복제한 것(시뮬라르크)'에 지나지않는 다는 사실을 알아버렸기 때문에,
  우리는 '가상''현실'을 구분해서 '예술'로 표현한 것이 아니라.
  '가상''가상'을 구분한 뒤에 '시뮬라르크'로 표현한 것
일 뿐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예술은 그 표현 안에, 기존의 관념과, 질서와 표현형식들을 최대한 표현하지 않는 것이 최고의 재현일 수 있는 것이어서, 캔버스 그 자체가 바로 '예술'이고 '진리'가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현대 예술가들은 실제의 사물을 미술의 재료로 사용하게 되는 것이고(오브제) 그 자체가 가장 현실에 가깝고, 진리에 가까운 것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거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본래 '가상'을 규정했던 '현실'이 이제는 반대로
  '가상'을 위해 '현실'이 존재하고 '가상'에 맞춰 '현실'이 변화한다고 이야기하고 있지요.

  이와 같은 이야기를 하기 위해,
  1권에서 '에셔', 2권에서 '마그리트'를 끌어들였던 것 처럼
  이번 책에서는 '피라네시'라는 화가를 끌어들여서 설명하고 있는데요.

  그리스 예술을 재현하려는 고전주의가 사그라 들고 바로크와 낭만주의가 등장했을 때, 바로크 시대의 사람이면서 낭만주의를 표현했던 '피라네시'의 회화가 바로 현대예술의 출발점이라고 보고,
  또한
  책을 쓰는데, 미적 엠블럼을 제공했던, '보르헤스'의 글과 정확히 일치하는 '피라네시'의 그림들을 보면서 현대 미학의 개념을 풀고있습니다만...

  위에서 제에 중언부언하고 있는 것처럼,
  아직 저도 자세히 알지못하는 현대 미술의 개념들이어서
  사실 이해하기가 만만치 않았고,
  어려웠습니다.

  물론, 전편들처럼 쉽고 재미있게 진도는 나가지만,
  역시나 배경지식이 부족한 관계로 이해도는 많이 딸리는 글읽기가 되고 말았다는 것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나중에 시간을 내서,
  1, 2, 3권 연속 책읽기에 도전해야겠다는 굳은 마음을 먹으면서,
  현대 미술에 대해 관심있는 분들에게 추천하면서,
  개인적으로 나름의 의미가 있었던 <미학 오디세이> 글읽기를 마무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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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카르페 디엠 2008/11/04 11:26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몇년전 '미의역사'라는 책을 사고선-값도 만만찮았었는데-다시는 '미'라는 말이 들어간 책은 거들떠도 안봅니다
    거짓말 안보태고 여러번 시도했지만 3장을 넘겨보질 못했네요 크~~
    결이님 포스트 내용도 왜이리 어렵답니까?흑흑

    • 차이와결여 2008/11/04 21:30  address  modify / delete

      크.. 저는 국어 전공이면서도,
      안 읽은 고전 명작이 얼마나 많은 데요..ㅎㅎ

      다 자신에게 맞는 책이 있는 것이죠 뭐. ^^

      제가 포스트를 쉽게 쓰고자 노력하는 주의인데요, 포스트가 어렵다는 것은 그만큼 제가 잘 모르고 포스팅을 했다는 소리네요.. 흐흐..
      무식해서 죄송스럽습니다. ^^;;

      담엔 좀더 이해하기 쉽게 올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2. 민들레 2008/11/12 11:44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어제 우리 지역에서 진중권님 강의가 있었어여...
    퇴근하고 부랴부랴 강의실을 찾았는데 역시나 그분의 인기를 실감하겠더라구여~

    우선
    촛불과 대한민국에 대해서...그 의미와 나아갈 방향?
    빠질수 없는 부분이었져...진중권님을 생각하면...

    그리고
    미학에 대해서...
    책을 읽고 갈껄 하는 후회와 함께...살짝 긴장하고 들었더랬져...
    미학...예술에 대한 철학적 접근...
    쉽게 말하자면 새와 조류학과의 관계라 말하시더라구여...

    또하나의 놀이라 생각하고 철학을 놀이로 접근하자는 말씀...
    하지만 나에겐 어려운 접근...ㅋ

    거미가 말이져... 거미줄을 뽑아내듯이 그분 강의가 그랬어여...
    와~ 하고 감탄했져...^^

    • 차이와결여 2008/11/12 23:57  address  modify / delete

      우와.. 부럽습니다..

      저도 '진중권'님의 강의를 한 번쯤 들어보고 싶은 마음은 있습니다.
      워낙에 TV와 여러 매체들에서 많이 보여진 탓으로 익숙한 것도 있고, 뻔할 것 같긴 하지만요. ^^

      그래도 그이의 박학다식함과 논리적인 사유에서 뿜어져 나오는 힘을 직접 보고 싶은 마음이 매우 커요.

      저도 '민들레'님과 똑같이 감탄했을 것 같습니다..와우...

      '새와 조류학' 언뜻 봐서는 잘 모르겠지만,
      또 저말을 통해서 알기 쉽게 설명하셨겠죠..

      짱짱 부럽습니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