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도 안 그런 적이 없었던 것이겠지만,
삶에는 수많은 '가능성'들이 존재하고,
주위에는 수많은 '선택'들이 널려있다.

여기서 가능성이라 함은 '실현성'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정확하게는 '실현 가능성'이라고 하는 것이 맞겠지만,
모든 '가능성'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나 개인의 노력 뿐만 아니라 그 가능성이 구현되기 위한 '맥락적 요소'도 매우 중요하게 작용하므로,
'실현'이 내 힘만으로 될 수 없다는 것을 살면서 배워왔기에 섣불리 '실현 가능성'이라고 칭할 수 없음을 안다.

주말 동안,
수많은 사람들과 시간을 함께 보내고,
타인들 속에 묻히기도 하고,
그 속에서 가까운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도 나누었고,
분명히 이리저리 많은 생각과 감정들이 오고 가는 속에,

나의 '제스처''어휘 선택'에 따라 많은 것들이 달라졌음을 안다.

그렇게 본다면,

'말'이라는 것이, '제스처'라는 것이 얼마나 커다란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인지,
때로는 말을 한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두렵다.

나는 지금,
이 주위에 널려진 수많은 가능성들 가운데,
분명히 하나를 붙잡고 싶어하는 것이 분명한데,
혹시,
가까운 가능성을 바라보며
어디만큼 멀리 있는 것인지 알 수도 없는 가능성을 바라보는 것은 아닐지.

때론
그게, 누구를 위한 것인지
정말 나를 위하는 것이 맞는 지 모호해질 때가 많다.

실패의 경험이 쌓인다는 것은,
이렇게도
'선택'을 불투명하게 한다는 의미인 것인지,

이것을 집을까 저것을 놓을까 망설이고 있음이 분명하다.
그러면서 나는 또,
'자위적 고행'이라고 이름 붙인 그 오판과 자아도취적 행위를 또 하려고 하는 것인지...

생각만 깊어지고 아무 것도 결정할 수 없을 때에는,
'선택'을 포기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음을
또 배웠으므로,

머지 않은 시간 안에,
내 마음이 가는 방향을 조정해야 할 필요가 있을 듯 싶다.


하여,
삶에는 참으로 많은 '선택''가능성' 이 있고,
그 안에서 하나를 꺼내어 든다는 것은
어렵고도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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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rainforest 2008/11/04 05:56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그래서 전,
    이번만큼은 '가능성'이 절 '선택'하도록 지켜보기로 했어요.
    아직 급한 '선택'은 아니고, 어제의 '가능성'이 내일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
    '선택'해야만 한다는 강박관념에 그래버리는 경우도 많다고, 그래서 선택하지 않아도 될 상황인데 해버렸다고..생각되더라구요.
    그리고 '가능성'이 있다는것, 많다는 것..왠지 기분 좋은일인것 같아서..선택해버리면 그 가능성들은 사라지는 거니까요...

    • 차이와결여 2008/11/04 09:13  address  modify / delete

      'rainforest'님의 결정에 진심이 담긴 응원을 보냅니다.
      맞아요. 정말 그랬던 것 같아요.
      다급하게 모든 것을 결정해야만 한다는 그런 강박관념 때문에, 선택했던 적이 저 또한 많았습니다.
      그래서 기다려 보기도 했었는데... ^^;;

      모든 것은 농익은 때가 있는 것이더라구요.
      그런데, 요즘 문득문득 드는 생각은,

      '지켜본다'고 하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내 모습이 과연 옳으냐는 거에요.
      아무 것도 안하고 지켜보면서
      때론,
      '가능성'이 잘못된 판단이었음을 깨닫고 안도의 숨을 내쉬는 경우도 있겠지만,
      '가능성'이 사라져가는 모습을 보면서 뒤늦은 후회를 할까 두려운 것도 있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그런 생각들 중에도,

      제가 지금 여유가 없다고 느끼기 때문에, 다급해진 마음 때문에 지금과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더 크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사실 급할 것도 전혀 없는 데 말이죠.^^;; (사람의 마음이란 건 참 간사해요.)

      그래도,
      'rainforest'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가능성'이 많다는 것은 분명히 기분 좋은 일이니까요. 그 말을 위로삼아 기운을 내며 다시 힘을 내야겠어요 ^^

      삶을 좀더 바짝 조여서 바삐 돌아가게 만들 필요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또 드네요..

      'rainforest'님은 어쩜 그리 잘 알아들으세요?? 훗;

    • 차이와결여 2008/11/04 10:36  address  modify / delete

      근데요...^^

      그 '가능성'도 '기다리고, 지켜보는' 그런 상황이면 어쩌죠???

      역시 딜레마..ㅎ
      답은 없나봐요..

  2. rainforest 2008/11/05 08:59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가능성'도 지켜보는 상황이라면 굳이 강박관념으로 선택하지 않아도 될 가능성 일지도..
    지켜본다고해서, 수수방관 하는건 아니고, 각각의 '가능성'이 '선택'이 되었을때 후회하지 않도록 노력해야겠죠^^
    요즘 André Breton의 l'amour fou를 읽고있는데..결여님도 지금 저와 같은 생각을 하신다면, 읽어도 후회하지 않으실듯...
    맘에 드는 구절 옮겨 적는 걸 좋아하는데, 이건 책 전체를 옮겨 적어야 할 지경이라..포기했어요^^

    • 차이와결여 2008/11/05 21:50  address  modify / delete

      그렇네요. 같이 지켜보면 되는 거네요.

      아마, 제가 강박관념을 좀더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은 '남자'이기 때문이 아닐까 해요.

      유난히 우리 나라 연애문화는 '남자'가 먼저 움직여야 한다는, 실제로는 꼭 그렇지만도 않은 의식을 주입시키잖아요..
      말 잗듣고 자란 탓이라고 우겨볼랍니다. ^^

      추천해주신 책은,
      아직 우리 나라에는 번역이 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잽싸게 찾아서 보려고 했는데,
      아무리 검색해도,
      '앙드레 브레통'의 '나자' 밖에 검색되지 않는 군요.

      'rainforest'님은 원서로 읽으시나 봐요.
      완전 부럽습니당...ㅡ.ㅜ

  3. rainforest 2008/11/05 22:57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앗 죄송해요..미리 검색해보고 댓글을 달았어야 하는건데, 이런 훌륭한 책이^^, 게다가 신간도 아니라서, 번역이 안되어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네요.
    아마도 'l'amour fou' 가 '나자'의 후속편일 거에요.
    전 'l'amour fou'..제목만 보고 별 사전지식없이 충동 구매로 사버린 책이라..'나자'는 아직 못읽었는데요.
    '나자'부터 읽는게 좋겠죠 아무래도^^
    제가 실력만 된다면, 맘에 드는 구절 몇개 번역해서 댓글에라도 달아드리고 싶지만, 역시 문장력 부족으로 힘드네요^^
    참, 앙드레 브르통이 저번에 올리신 '직접의 생명'의 폴 엘뤼아와 친구더라구요.

    • 차이와결여 2008/11/06 14:48  address  modify / delete

      잘 몰랐는데요,
      정말 유명한 분이더라구요 ^^

      아무래도 국문학을 더 중요시하는 분위기였달까요?? ㅋㅋ

      암튼, 'dada'와 '초현실주의'에 선구적인 역할을 하고, 시, 소설, 영화에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미친 분임을 알고
      역시나 저의 무식함에 머리를 쥐어박았습니다..

      추천해주신, <미친 사랑>(번역이 이렇더라구요.)을 읽어보고 싶으나, 기회가 되는대로, '<나자 Nadja>'도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추천 너무 감사드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