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삭사진 테스트

만삭사진 테스트용 컷이었는데, 생각보다 잘나옴.



  안녕하셨습니까...
  지난 포스트를 올린지 벌써 3개월이 지났고, "리을이"의 소식을 처음 알린지 5개월이 흘렀습니다.
  여러분들께서 걱정해주신 덕으로 "리을이"는 무럭무럭 잘 자라고 있습니다.
  그간 저는 그 고되다는 마나님의 '입덧''임신중독증', 괜한 사람들만 걱정한다는 '임신당뇨' 등을 무사히 넘기고(마치, 내가 임신한 것 마냥 말하는 '차이와결여')
  어느덧 법적, 실질적, 부모가 되기를 50일 정도 남겨두고 있습니다..

  본래 모든 일이라는 것들은 실제로 그일을 겪기 전에 걱정을 해봐야 아무 소용이 없고, 닥쳐서 이리 저리 삽질하다보면 해결되기 마련이듯,
  임신과 출산에 대해,
  태교에 대해,
  임신부의 남편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했고,
  어디서 정보를 얻으려고 해봐야 결국은 몇 권의 출산준비 책을 구입하는 것을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는 먹물인 저는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했어도 혼자 척척 잘 해결해나가는 '지영씨'의 모습을 보며 참 고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한 편으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거저 먹고 있는 것이 아닌가 좀 씁쓸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모른다고 해도,
  출산을 위해 필요하다는 여러 가지 용품들을 이곳 저곳의 카페와 블로그와 가격비교 사이트의 숲을 헤매며 고민하다 보니, 어느덧 제 집에도 여러 가지 물건들로 인하여 제법 갓난아이가 있을 법한 인테리어와 소품들로 채워지고 있습니다. 

  그렇게 떠밀리듯 시간이 흐르고,
  처음엔 그저 나도 부모가 되는 건가... 하는 얼떨떨함이 지나고,
  병원을 다니고,
  초음파를 확인하고,
  때론 신기하고, 때론 놀라기도 하면서 이제 슬슬 '지영씨' 뱃속의 아이도 분명히 느껴지다 보니,
  기대와 설렘도 한 편에 있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보다 내가 과연 아버지가 될 자격이 있을까 하는 질문이 머릿속을 떠나가지 않고 있습니다.
  당연히 세상 그 누구도 태어날 때부터 아빠가 될 자격을 타고나는 것도 아닐테고, 차차 배워가면서 알아가면서 아빠가 되어가는 것일테지만,

  직업이 학교 선생이다보니,
  친 자식도 아닌 담임학급 아이들을 1년 동안 데리고 있는 것만 하여도,
  아직도 서툴고,
  아직도 모자라고,
  어떤 말이나 행동을 할 때에도 그것이 아이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쳐 1년 뒤에 어떠한 모습으로 나타나게 될 것인지 걱정스럽기만 한데, 

  아버지가,
  아빠가 된다는 것이 참으로 어렵고,
  어찌보면 무모한 일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도대체, 우리의 부모님들은 어떻게 자식을 낳으시고, 기르시는 걸까요...
  그냥 부모님께서 하신 대로 하면 되는 걸까요? 
  
  어쩌면 괜한 걱정에 빠져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아무런 고민이 아닐 수도 있겠지요.
  걱정한다고 해결될 수 있는 일 또한 아니겠지요. 

  하지만, 이제껏 삶의 중심에 나 자신만을 올려놓고 살았던 한 평범한 남자가,
  이제야 겨우 한 사람을 삶의 동반자로 맞이하여 함께 살아가는 법을 서투르게나마 배웠다고 생각했는데,
  그 안에 또다른 생명과 함께,
  그것도 그의 보호자로 살아가는 역할을 해야한다는 것이 매우 조심스럽고, 걱정스럽습니다.

  부디,
  아버지와 어머니께서 알게모르게 내게 물려주신 현명함이 제대로 발휘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맺고 끊는 법,
  사랑과 관심,
  존중과 배려,
  무엇보다도 존중과 배려,
  하나의 인격체로 대하는 것,
  한없이 어리고 나약한 존재로만 보지 않는 것.

  미리 생각하는 이 모든 규범과 나를 향한 다짐들이 부디 현명하게 빛을 발하여, 올바를 부모가 될 수 있기를 바라고 또 바랍니다.

  걱정을 달래보려고 끄적이는 글이지만,
  그럴 수록 걱정이 늘어만 가는 것 같은... '차이와 결여'... ㅠㅠ

  그럼, 다음 인사드릴 때까지, 부디 강녕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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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mahee 2015/07/02 22:47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쌤은 진짜 엄청 좋은 아빠가 되실거 같은데....!!!
    리을이도 무사히 태어나서 , 건강하게 자랐으면 좋겠습니다~ 축하드려요!

    • 차이와결여 2015/08/26 11:33  address  modify / delete

      잘 태어났고, 건강히 잘 자라주고 있다. ^^

      기대만큼 좋은 아빠가 될 것 같진 않고.. ㅋㅋㅋㅋ

      그래도 별 수 있나, 하는 데까진 해봐야지.. ㅋㅋㅋ

      고마워~~

  2. 실버제로 2015/10/21 14:23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좋은, 노력하는 아버지가 되실것같아요.^^
    축하드립니다. 리을이 아버님~~

    시간은 흐르고 다 변하는군요~

    • 차이와결여 2015/11/05 19:53  address  modify / delete

      음...

      감사합니다.
      아무래도 좋은, 아버지가 되기는 힘들 것 같고,

      초보에, 열심히만 하는 아버지가 될 가능성이 농후한데요...

      평소, 열심히만 하는 것은 때론 민폐일 수 있다는 생각도 했던 터라... 좌절 중이에요.. ㅎㅎ

      그래도 점차 나아지겠죠??

      시간이.. 참 많이 흘렀네요... 하염없다가도 순식간 인 것이 시간인 것 같습니다..

      항상 평안하시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