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cau의 어느 거리

이 때가 언제 였더라....




  선생이라는 직업은 분명히 다른 직업보다 좋은 점이 있기도 해서,
  꼭 지켜지는 것은 아니긴 하지만, 담임 안식년(?), 휴식년(?) 제도라는게 있기는 하다.

  모든 일들이 그렇듯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 정신적으로 가장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긴 한데,
  담임 업무라는 것은 일반적인 서비스와 고객이라는 관계도 아니고, 그렇다고 혈연을 바탕으로 한 가족과 같은 관계도 아니고, 조력자와 피조력자라는 관계라기에도 뭔가 모자란 부분이 있어서, 그런 세 가지 관계의 중간 어디쯤에 있는 관계를 가져야 하는 일이다보니,

  5년에 한 번쯤 비담임의 기회를 주는 제도가 바로 안식년...과 같은 제도이다.
  물론, 학교의 형편과 교사의 수급상황을 따져봐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학교의 모든 행정절차가 그러하듯 기준과 시기는 유동적일 수밖에 없다..

  여튼,
  많은 선생님들은 이러한 기회를 활용하여 자기계발의 시간을 갖기도 하고,
  나와 같은 경우에는 열심히 연애를 하여서 결혼에 골인하기도 했으니, 분명 다른 직업군에서 부러워할만한 제도임은 확실하다...

  나는 운 좋게도 담임 5년차를 마치자 마자 안식년이 주어졌고, 그 해가 2011년 이었으므로 올해가 그 뒤로 3년차가 되는 해이다.
  고로,  똑같이 그런 기회를 가지려면 아직도 꼬박 2년은 담임을 더 해야 한다는 것인데,

  물론 나는 담임을 하기싫거나, 담임 업무가 귀찮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다만, 특정 해나 어느 시점에 가면 밑도 끝도 없는 무력감이 밀려와서 담임업무는 둘째치고, 학교에 출근하기 위해서 일어나는 일 조차 버거워지는 시기가 있는데,
  바로 요즘이 그런 시기인 듯 해서, 종종 '담임 업무라도 없었으면...'하는 생각이 든다는 정도이다...

  딱히, 잘 안풀리는 일도 없고, 계획이 어그러지거나, 버거운 일이 생기는 것도 아닌데, 학교에서 아이들과의 관계도 원만하고, 맡은 업무도, 주변에 있는 분들도 모두 나쁘지 않은 편인데, 이 무력감은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

  그럴 때마다,
  '제주도에 이주해서 살고 싶다' 거나,
  '마카오나, 몰디브로 여행을 가고 싶다'거나
  '괌이나 보라카이에 위치한 리조트에 가서 한 일주일 쯤 쉬고 싶다'거나 하는 생각이 드는데,
  그것도 형편이 여의치 않아서 다만 희망사항일 뿐이고,

  올해는 '지영씨'와 함께 경주로 3박 4일쯤 여행을 다녀올 것으로 위안을 삼아 보려하는데, 여름방학은 겨우 '3주'라는 우울한 소식이 들려온다.

  이렇게 이야기 해놓고 보니,
 결국 내 무력감의 원인은 '일하기 귀찮고, 게으름을 피우고 싶다!!' 인 것 같기도 하다.

  세상에 일하기 좋아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을 것이고, 이런 생각을 갖고도 모두 열심히 살아간다는 것은 그나마 '삶의 위로'가 되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일텐데...

  요즘 나의 '삶의 위로'는 무엇일까....

  영화도 그럭저럭이고, '위닝11'도 별 재미가 없고, 책도 읽고 있는데 그닥 당기지 않고,(그런 중에도 재밌다는 책을 두 권이나 또 주문해 두었다.) 그냥, 집에가서 '지영씨'와 뒹굴대며 잠이나 실컷 자고 싶다..

  아... 원인이 뭘까.

  '삶의 위로'는 뭘까..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

  이게 '오샘'이 말하던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순간인 건가?

  여튼,
  오늘은 금요일, 내일은 주말,

  얼른 야자를 마치고 집에나 가서 어제 다운받아 두었던 일드 '끝에서 두 번째 사랑' 이나 한 편 보고 잠이나 들어야겠다..

  여러분들도 즐겁고 알찬 주말을 보내시길...


  덧붙임 : 요즘 삶의 위로가 될만한 일이 뭐가 있을 까요? 사는게 잼나시는 분들 공유 부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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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lovis 2014/06/23 12:06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오랫만입니다, '차이와결여'님!^^
    장마가 찾아오기 전이라 그런지 제 주변 사람들도 모두 다운되어있던데.... 삶의 위로라하면 역시 옆에 계신 '지영씨' 아닐까요?? (부럽습니다.)
    저에게 삶의 위로는 아무래도 바다가 아닐까 싶습니다. 여름바다보다는 봄, 가을이나 겨울바다가 좋은것 같네요.

    • 차이와결여 2014/06/23 15:17  address  modify / delete

      우와~ 안녕하셨어요? clovis 님..
      정말 오랜만입니다. ^^

      혹시 오늘의 다운은 월드컵 경기 결과 때문이 아닐런지요.. ㅎㅎ
      날도 후텁지근하고, 막 비가 쏟아져서 끈적하기도 하고 그렇네요.

      바다를 좋아하시는 군요.
      저도 한적한 바다가 좋습니다.

      올 여름에 경주에 가게된다면, 문무왕릉이 있던 한적한 해수욕장에나 가봐야겠네요..
      (찾아보니, 봉길 해수욕장이라네요... 이름도 정겨워라~)

      물론, 한창 피크일 때에 가는 터라 과연 한적할 지는 모르겠지만, 예전 기억에는 꽤나 한적한 바다였는데 말이죠..
      가서 대신 한가로움을 즐기고 오겠습니다.. ㅎㅎ

      잊지 않고 찾아주신 고마움을 한껏 담아 'clovis'님께 돌려보내드립니다.
      종종 봽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