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야자가 있는 날이어서,

저녁을 먹으러 교보에 들렀다.
내심으로는 잽싸게 차를 대고, 나는 플레티넘회원이라 2시간 무료주차지만,
양심상 3000원짜리 <시사IN>을 한 권 사가지고 주차도장을 찍고,
유유히 걸어나와 '참치김밥'을 한 줄 먹은 뒤,
땡기면 '던킨 오리지널 한 잔', 아님 말고 정도의 계획이었다.

차를 대고 서점으로 올라가 <시사IN>을 펴든 순간 펼쳐지는 페이지, "신간 소개"

예상대로 이번에는 '우석훈'박사의 <괴물의 탄생>이 표제작이었다.
아직 <샌드위치론은 허구다>도 사놓고 읽지 않은 상황이라
겉장만 떠들러보려고 인문학 쪽으로 발길을 옮겼다.

대충대충 책을 본다음에 조만간 사야지 하고 맘을 먹고 돌아서려는 찰나,
'이왕 온 김에 찜해두었던 책이나 보고 가자, 정말 보고만 가자,' 라는 생각이 들어서
전에 '찜'해두었던
'웅진 하이브리드 지식 시리즈'를 보러 갔다.
예쁘장한 표지에 감각적인 제목들,
<철학으로 과학하라.>, <생명, 인간의 경계를 묻다.>, <예술, 인문학과 통하다.>, <문화, 세상을 콜라주하다.>
책을 펴고 앉아서 몇 몇 부분을 읽어보았다.
작은 소단원들로 토막토막 끊어지는 글들, 글 마다 내놓라 하는 사람들이 따로 쓴 글들이었다.

문득 드는 생각,
'비문학 지문 읽는 것 같은데?'
나, 비문학 지문 좋아한다. 흑...

한참을 둘러보는 데, 시리즈 4권 중, <예술, 인문학과 통하다.>가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았다.
'아~~씨, 시리즈 중에 젤 먼저 보고 싶은 거였는데, 왜 없어?'
'한 권만 사보고 결정할까?'
'좋은 책이 아닐지도?'
'그냥 알라딘 가서 한 꺼번에 주문?'


머리 속을 계속 떠다니는 생각들,
그래도,
사놓으면 언젠가는 읽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과감하게 <예술, 인문학과 통하다.>를 검색PC로 찾아보고 '품절'됐다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나오기로 했다.

진짜 검색해서 나오지 않으면 과감히 돌아서려고 다짐했다, 진짜다.

하지만 역시나, 
시리즈 도서였지만, 다른 도서들이 철학으로 분류되어 있는 반면, 혼자만 인문학으로 분류되어 있어서 다른 서가에 꽂혀있었던 것이다..
(바보 같은 교보녀석들....)
 
결국, 4권의 시리즈를 덜컥 구입하게 된 나....
아무래도,
병인 것 같아...
내겐 너무나 가까운 '지름신'

계획적인 문화생활을 위하여서는 우선 서점을 끊어야겠다.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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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rainforest 2008/10/04 23:31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사놓으면 언젠가는 읽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라는 말씀이 정말 가슴에 와닿네요.
    좁은 자취방에 더 이상 책장을 들여놓을 수 없어 이제 그런 충동 구매는 그나마 끊게 되었지만..
    이상하게 도서관에서 빌려 읽으면 내 책이 아닌거 같다는 느낌때문인지 집중이 잘 안되더구요.

    • 차이와결여 2008/10/05 00:32  address  modify / delete

      맞아요 맞아!

      저도 도서관에서 빌려 읽으면, 괜히 뒤에서 뭔가가 쫓아오는 것 같은 느낌에 더 안읽게 되고, 밑줄 그을 수도 없고, 먼저 읽은사람들이 표시해놓은 부분들을 보면서 딴생각만 하게되고.. 그래서, 빌린책은 못보겠더라구요^^

      대신 친구한테 빌린책은.. 내 책이다~ 생각해서, 언제 빌린지도 모르는 책들이 몇 권 책장안에 꽂혀있습니다..ㅎㅎ
      저는 차라리 사서 주지 절대 안빌려주구요..

  2. rainforest 2008/10/05 00:45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이런게 실시간 포스팅인가요. ㅎㅎ
    지금 제가 읽는 책은 전공분야라 재미없어 하실듯 하고 영화는
    교사이신듯 한데..더 클래스(entre les murs) 안봤지만 추천하고 갑니다.

    • 차이와결여 2008/10/05 01:03  address  modify / delete

      늦은 밤까지 책을 읽고 계시는 듯 하네요.
      전공이 무엇이길래, 재미없다 하셨을까...^^ 궁금합니다.


      추천해주신 영화는 올해 '칸느 황금종려상' 수상작이군요? 꼭 보겠습니다.
      추천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