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의 깊이를 알 수 없을 때면, 삶은 버거워진다.
나 또한,
폼나게 살고 있지 못해서 이래라저래라 왈가왈부할 수 없는 처지이긴 하지만,
흔히 통용되는 밥 몇 알 더 먹었다는 이유로,
아니면 네 삶에 대해 간직하고 있는 친밀감이라는 이유가 허락된다면,
머잖아 잦아들 바람이라고 여기며
버텨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응원을 보낸다.
때론,
이렇게 아무 것도 할 수 없이 지켜보기만 한다는 게
또 사람살이라는 부질없음에 시달리기도 하지만,
그래도
언젠가 무심히 받아본 편지에서 힘을 얻었던 내 기억을 떠올리며,
힘이 될만한 글귀를 덧대어 보낸다.
어서, 무기력에서 탈출하시길...
나 서른이 되면 - 나희덕
어둠과 취기에 감았던 눈을
밝아오는 빛 속에 떠야 한다는 것이,
그 눈으로
삶의 새로운 얼굴을 바라본다는 것이,
그 입술로
눈물 젖은 희망을 말해야 한다는 것이
나는 두렵다.
어제 너를 내리쳤던 그 손으로
오늘 네 뺨을 어루만지러 달려가야 한다는 것이,
결국 치욕과 사랑은 하나라는 걸
인정해야 하는 것이 두렵기만 하다.
가을비에 낙엽은 길을 재촉해 떠나가지만
그 둔덕, 낙엽 사이로
쑥풀이 한갓 희망처럼 물오르고 있는 걸
하나의 가슴으로
맞고 보내는 아침이 이렇게 눈물겨웁다.
잘 길들여진 발과
어디로 떠나갈지 모르는 발을 함께 달고서
그렇게라도 걷고 걸어서
나 서른이 되면
그것들의 하나됨을 이해하게 될까.
두려움에 대하여 통증에 대하여
그러나 사랑에 대하여
무어라 한마디 말할 수 있게 될까.
생존을 위해 주검을 끌고가는 개미들처럼
그 주검들으로도
어린 것들의 살이 오른다는 걸
나 감사하게 될까, 서른이 되면...
댓글을 달아 주세요
접니까?ㅋㅋㅋㅋ
ㅋㅋㅋ
어느 'j' 인지는 모르겠으나,
얼마 전, 무기력에 빠져 허우적대던 그 'j'라면,
맞는 거 같아.
탈출 축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