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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hen : 2008년 08월 06일 19시 09분
  Where : CGV IMAX (인천)
  (★★★★)


  다크나이트를 보고 왔다.

  원래 개봉날 첫 타임에 맞춰서 보고 올려고 했는데, 어느 사이트에선가 보니 이 영화는 본래 IMAX 카메라를 이용해 촬영했다기에 IMAX에서 보기 위해 여기저기를 찾다 보니 먼 인천까지 가서....봤다.

  암튼, 먼저 밝히지만 나는 히스레저의 광팬이다.
  어쩌면 배트맨 시리즈를 보러간다는 의미보단 히스레저의 연기를 감상하러 간다는 의미가 더 컸을 수도 있다.

  이유야 어떻든,
  IMAX영화관에 갈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너무 커다란 화면에 눈이 적응되지 않아 인물들이 약간 붕떠있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영화에 집중을 하다 보니 그런 현상은 금새 사라지고 휠씬 집중해서 영화를 볼 수 있었다.
  여러 가지 장면들이 좋았지만,
  IMAX 영화관에 온 걸 잘했다고 느꼈던 장면들은 고담시티의 야경을 배경으로 배트맨이 활강하는 장면은 정말이지 과장을 좀 하자면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 같은 시원함이 있었다.
  인물들을 클로즈업 할 때에도 인물의 섬세한 표정연기까지, 주름하나까지 놓치지 않고 체크할 수 있어서 더욱 좋았고, 특히나 조커의 불안한 심리를 표현하는 히스레저의 미세한 눈동자 떨림을 보고, 정말이지 히스레저는 완벽한 조커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기회가 되고, 여유자금이 조금 있다면 꼭 IMAX관에 가서 관람하시길 권유한다.

  아직 한창 상영되고 있는 영화이기도 하고, 이래 저래 뉴스거리를 많이 제공하는 영화라 사람들의 관심이 많을 것이므로 스포일러가 될까봐 영화내용을 이야기하지는 못하겠고,

  여기저기를 찾아다니다 보니,
  이 영화가 우리 나라에서 흥행에 성공할 것인가, 혹은  이 영화가 우리 나라 정서에 맞는가 하는 논란이 있는 것 같은데,

  아시다시피, 배트맨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원작 만화가 단순히 악을 물리치는 영웅담이 아니라는 것 쯤은 간파하고 영화를 보러 가실테고,  여태까지 나왔던, 배트맨 시리즈를 한 편이라도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우리가 과거에 TV를 통해서 접했던, 슈퍼맨, 원더우먼, 600백만불의 사나이, 소머즈 등등을 볼 때의 기대를 가지고 영화관을 찾는 이는 드물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우리나라 관객의 수준은 그 단계를 넘어서기도 했고, 근래에 상영되고 있는 많은 슈퍼히어로들을 소재로 한 영화들이 심오하고 형이상학적인 문제를 이야기 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D.C Comics의 슈퍼히어로들 중, 가장 영웅답지 못한 인물이 또 배트맨 아닌가..

  우리 나라 정서라 함은,
  블록버스터 영화라면 멋지게 부서지고, 깨지고, 터지고 화려한 볼거리와 함께 멋들어진 액션, 선과 악의 명확한 대립, 고난을 딛고 승리하고야마는 선한 결말 등을 가진 영화에 대한 우리의 선입견을 말하는 것 같은데,

  이미 양적인 부분에서의 화려한 액션씬은 <매트릭스 리로디드>에서 그 한계점에 다달았다고 생각하고, 기술적인 부분에서의 화려함은 <트랜스포머>에서 모두 보여줬다고 봤을 때, 그보다 더한 것을 바란다는 것은,
  CG의 패러다임이 "상상한바대로 표현할 수 있다"라는 것에서 다른 차원의 것으로 전환되기 전에는 불가능 할 듯 싶다.

  아무튼,
  영화가 2시간인 줄 알고 가서 보기 시작했는데, 끝나고 자리에 일어서면서 보니 2시간 30분짜리였고, 영화를 보는 내내 조커의 계획대로 끌려가는 것이 배트맨과 고든서장 뿐만 아니라 영화를 보는 나도 계속해서 조커의 계획대로 끌려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이대로는 안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영화의 엔딩까지 쭉 쫓아오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배트맨 시리즈를 보아오면서 여러명의 조커를 봤지만 다른 조커들이 만화의 내용에 기초하여 악인의 이미지를 풍기기위해 치중했다면,
  히스레저의 조커는 이미지만이 아닌, 악 그자체를 표현한 것 같아 어떤 완전함마저 느껴졌다.
  때문에, 다른 훌륭한 배우들의 열연에도 불구하고, 히스레저밖에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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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커가 배트맨에게 내뱉은 한 마디

  "난 너를 죽이지 않을거야. 니가 있어야 내가 완벽해지거든."

  물론, 배트맨이 본래 누구의 목숨도 빼앗지 못하는 위인이긴 하지만, 배트맨 역시 조커가 있어야 그 존재의 의미가 완벽해지는 것 아니겠는가?
  조커와 같은 악에 맞서 끝까지 살아 남아 사람들을 믿고 긍정해서, 악이 선보다 강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해내는 대신, 영웅이 아닌 살아남은 자로서의 댓가를 치르기 위해 어둠의 기사가 될 수밖에 없는 것.
  그것이 인간의 긍정적 삶에 대한 물음의 답이라면 너무나 허망하지만, 또 그게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근거 또한 없지 않을까.


덧붙임 : 히스레저... 정말 아까운 배우였다..
            히스레저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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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다크 나이트 (The Dark Knight, 2008)

    Tracked from Different Tastes™ Ltd. 2008/08/10 10:52  delete

    다크 나이트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2008 / 미국) 출연 크리스찬 베일, 히스 레저, 아론 에크하트, 게리 올드만 상세보기 ★★★★★ 별 다섯 개가 만점이면 다섯 개, 일곱 개면 일곱 개, 열 개라면 열 개 전부를 탁탁 털어서 내줄 수 밖에 없는 영화로군요. 어림잡아 5년에 한 편 정도 나올까 말까 한, 거의 완벽한 수준의 영화라고 해야겠습니다. 이미 2주 전부터 일반 시사회가 시작되어 여기저기에서 영화 참 대단하다는 소리가 들려왔기 때문에 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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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신어지 2008/08/10 10:58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히스 레저의 광팬이라고 밝히실 정도로 좋아해오셨다면 <다크 나이트>는
    200%를 선사해주는 작품이셨겠어요. 별로 안좋아했던 사람들 조차 영화를 보고
    '사랑인줄 몰랐다가 떠난 후에야 알게된' 심정이라고 할 정도이니... 위대한 연기를
    통해 위대한 배우의 반열에 오르게 되었지만 자연인으로서 감당하기 힘든
    배역이 아니었나 싶기도 합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차이와결여 2008/08/10 12:01  address  modify / delete

      본래 '광'이라는 말이 붙기 시작하면 그 대상은 이미 '신'적인 존재가 되는 거죠..어떤 것도 가능하고, 어떤 것을 해도 믿는다는 ^^;;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들 처럼 히스레저의 어느 곳에 조커의 이미지가 들어있었던 건지 참 놀라울 따름이에요. 본래 캐릭터에 몰입하는 사람이란 건 느끼고 있었지만, 아마 감당하기 어려웠던 듯.. 딱 5편만 더 찍고 5년만 더 살다 그랬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