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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석훈, 이제 무엇으로 희망을 말할 것인가
* 우석훈, 지승호, 시대의 창


  지승호의 인터뷰집을 또 한 권 읽었다.

  누군가의 인터뷰집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어찌 이 사람들은 이리도 해박하며 똑똑한가.
  더군다나 이야기의 큰 흐름 속에서 핵심을 꼭집어 답변을 유도하는 능력은 얼마나 대단한지, 더군다나 인터뷰이에 대한 기초지식을 꼼꼼히 쌓아와서 이런 저런 부분들을 인용해가며 질문하는 능력은 단순히 인터뷰자체에 대한 집중을 넘어서 인터뷰이에 대한 사랑과 애정이 묻어나지 않는 한 불가능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잘 모르겠는 것이,
  소통의 부제가 너무나 절실한 요즘 사회를 살면서 이와 같은 시대적 담론 말고도 주위 사람들과 의견을 교환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어렵다고 느끼는 나이기에 아무래도 인터뷰집이나 대담집에 관심이 가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정말이지 생각을 교환한다는 것은 너무나 어렵다.

  여튼,
  우석훈의 <88만원 세대>를 감명깊게 읽기도 했고, 이미 출판된 그의 한국 경제 대안시리즈들도 읽어야겠다고 마음먹고 있는 터라 관심을 가지고 찬찬히 읽어 보았다.

  이 인터뷰집에서도 우석훈 특유의 명랑한 사유와 달변들이 이어지고 있어서 그리 어렵게 느껴지진 않았다. 우석훈이 스스로 밝혔듯이 그는 대기업과 정부와 시민단체를 모두 거쳐온 인물이라 그의 다양한 경험에 비추어서 분석 되는 한국 경제는 결코 밝지만은 않고 되려 암울하기만 하지만 그 안에서 작은 희망의 불빛이라도 건져내기 위한 그의 노력들을 느낄 수 있었으며, 자신의 해박하고 뛰어난 능력에도 불구하고 끝없이 자세를 낮춰가며 자신이 할 수 있는 분야에서 학자로서 자신에게 맡겨진 책무를 성실하고 묵묵히 수행하고자 하는 모습에서 본받을 점도 많은 인터뷰집이었다.

  비록 나는 우석훈이 분석하고 있는 세대 구분으로 볼 때,
  기득권을 휘두르고 있는 386세대도 아니고, 그들에게 눌려서 방법을 찾지 못하고 "인사만 하는"  20대도 아닌 끼인세대일 뿐이지만, 심리적인 측면으로는 386세대의 정신(?) 같은 것을 물려받은 거의 마지막 세대라고 볼 수 있고, 직업상 막 20대가 된 세대들, 그리고 그보단 가능성이 있다고 여겨지는 10대들을 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지라 우석훈의 분석이나 대안들이 어쩌면 당위적인 테제로 인식되고 받아들여 질 수밖에 없었다.

  그 가운데,
  정치가도 아니고, 사회 운동가도 아니고, 경제학자는 더더욱 아닌 내가 아이들을 위해서 더 나은 세상을 위해서 가져야하는 생각, 태도들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깊게 고민할 수 있는 인터뷰집이었다.

  우석훈은 이 인터뷰 속에서 경제의 논리만으로는 모든 것이 이루어지기 어렵다고 말하면서 자주 예술의 힘, 지식인의 힘을 강조하고 우선 대중들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예술인들, 지식인들이 나서서 정치인들을 조롱하고 비꼬고 조소하는 분위기 속에서 학자들이나 일반대중들이 생각을 하게될 여지가 발생하고 그 안에서 담론의 장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학자들은 좀더 똑똑해지고, 대중들도 영리해지고, 좌파 우파들이 공부를 많이 해서 서로의 견제 속에 대안을 찾아내야 한다고 역설하는데,

  역시나
  우리의 가장 무서운 적은 무식과 상상력의 부재 바로 그것 일 것이다.

  인터뷰집의 특성상 그 구성이 다소 산만하고 이 얘기 저 얘기가 왔다갔다하는 측면이 없진 않지만,
  이 책의 의의는 지승호라는 사람이 일련의 작업들을 통해서 여러 사람들의 생각들을 모아 담론의 장을 펼치고자 한다는 의미, 그 안의 한 권이라는 의미가 있고 이런 책들을 읽음으로써 우리도 그러한 지성들의 담론에 장에 간접적으로나마 리엑션을 취할 수 있다는 의미가 있다. 이런 지승호의 작업들이 꾸준히 계속되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고,
  또 하나는 책에 우석훈 박사의 많은 책들이 언급되면서 그 부분에 대한 작가의 직접적인 설명을 들을 수 있으므로 우석훈 박사의 책을 읽기 전이나 읽은 후 어느 때고 도움이 될 책이라고 생각한다. 더군다나 논리적 맥락을 따라 읽어가면서 자칫 쉽게 넘어가버렸을 만한 내용들을 생생한 구어체의 문장으로 접한다는 것은 또다른 생각의 여지를 줄 수 있다고 확신한다.

  벌써, <88만원 세대>가 불티나게 팔리던 작년의 모습들은 사라지고 자기계발서와 여행기가 불티나듯 팔리는 모습으로 돌아가버린 듯 하다. 물론 요즘과 같이 대책없이 팍팍하기만한 세상에서 나보다 남들을 먼저 생각한다는 게 너무나 어렵고, 내일도 아닌 몇 년후, 그리고 내 아이들의 세상을 생각한다는 것이 내 한몸 건사하는 것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어렵다는 걸 알지만, 베스트 셀러 목록에서 위와 같은 책들을 꾸준히 접할 수 없게 된다면 또한 불행한 일이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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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우석훈, 이제 무엇으로 희망을 말할 것인가

    Tracked from Libralist monolog 2008/08/09 22:10  delete

    우석훈 이제 무엇으로 희망을 말할 것인가 상세보기 우석훈 지음 | 시대의창 펴냄 우리 시대를 위한 희망 찾기에 나서다 지승호의 열네 번째 인터뷰집 <우석훈, 이제 무엇으로 희망을 말할 것인가>. 절망에 빠진 20대에게 희망을 선동한『88만원 세대』의 저자 우석훈과 독립 인터뷰의 경지를 개척해온 지승호가 한국사회 전체를 아우르는 희망 찾기를 시도하였다. 대담이나 인터뷰를 싫어한다는 우석훈이 지승호에게 선동되어 나눈 다섯 번의 인터뷰를 담았다. 이 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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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혜란 2008/08/09 22:10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맞트랙백 걸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