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 한 살.

내 청춘의 황금기...세상이 참으로 반짝반짝 하던 그 때가 요새 쪼오끔 그립다.

여지껏 한 번도 그 시간들을 후회한 적이 없었는데,
나름 최선의 노력을 다하며 남 부럽지 않게 열심히 살았었노라고 자신있게 말하곤 했었는데,
왠지 그게 위선적인 것 같다는 생각...

김연수의 "여행할 권리"를 읽다 보니,
김연수도 "노르웨이의 숲"을 읽었고, 그가 만난 루마니아 청년 "푸르미"도 읽었고, 또 옌벤아가씨 "김여화"도 읽었었는데,
김연수는 70년생... 나보다 6살 많으니까. 39이고,
푸르미는 25, 여화는 22이었다.

푸르미는 그 소설을 4번이나 읽었을 정도이며 현재 헤어진 여자친구가 돌아올 때까지 천통의 엽서를 보내겠다는 열혈 청년이었는데, 그런 열정이랄까, 청춘이랄까... 그런 것은 25살 때에는 당연한 것이므로 진실한 청년인 "푸르미"의 행동을 이해하게 되었다는 그리고 자신은 더이상 그 소설을 읽지 않는 나이라는 그런 취지의 이야기가 나왔다.

그 이야기를 읽으면서,
내가 푸르미와 더 가까운 나이인가 김연수와 더 가까운 나이인가 생각을 해봤다.
(나) 33 - (열혈 청년 푸르미) 25 = 8
(김연수) 39 - (나) 33 = 6
내 나이는 김연수에게 더 가까운 나이,
뭔가 어중간하긴 하나 어쨌든 나는 이제 그런 것들을 손에서 놓을 줄도 아는 나이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는 생각에 조금 서글퍼졌다.

뭐 그러면서 그런 순수함이랄까, 열정이랄까, 그런 것을 잃어야 하는 대신 얻은게 무엇인가 돌아보다 보니,
지금의 나를 있게 했던 그 봄날의 추억들이 떠오르고 뭔가 잘못 살았다는 기분이 들게된 것이다.

아.. 그런 건가.. 난 별로 이룬 것도 없이 나이만 먹은 건가...

요새 또 새록새록,
나이가 들어갈 수록 무식한 것이 아집만 많아져서 조금이라도 알면 아는 척 디게 할라하고, 모르면 애써 외면해버리고 더 알려고 하지 않고 하는
참 미운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그런 생각이 또 들었다.

생각만 하면 아무 것도 달라질 게 없을테니,
결론을 내자면,

아직 나는 얻은게 아무 것도 없으므로, 뭔가 얻기 위해서 더 공부하고 더 알려고 하고, 더 유식해지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뭔가 얻게 된다면,
조금씩 잃어가는 청춘이랄까, 열정이랄까, 봄날의 반짝반짝함이랄까.. 그런 것들에 대해 아쉬워하지 않아도 되겠지...

그리고 재밌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생활도 재밌고, 공부도 재밌고, 애들 그르치는 일도 재밌고, 업무도 재밌고,
무엇에건 즐겁고 재밌는 사람이 되어야지..

가장 쉽고도 어려운 것,

"현재를 즐기되 즐겁고 행복하게..."

명심하고 살아야지.

가끔 이렇게 다짐하고 결심하는 내 모습을 보면, 정말이지 18살 소년 같다..멀었어.. 아직 멀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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