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계속되는 일정에 눈코 뜰새가 없다.
개학하자마자, 한 녀석은 전학, 한 녀석은 유학.
문서처리야 별거 아니지만, 과연 잘하는 건지, 잘 할건지 어수선한 분위기에
깊어가는 가을에 마음만 싱숭생숭.
일주일에 두번은 야자, 한 번은 강좌를 수강하고, 주말에는 결혼식과 돌잔치가 줄줄이,
저번 주는 하루도 12시 전에 자본 적이 없어서 그랬는지,
일요일까지만 해도 잘 버텨줬던 몸이 덜커덕 고장.
월요일을 꼬박 앓았다.
하지만, 나는 국민학교 교육을 받은 세대라,
몸이 아픈 건 오롯이 내 탓으로만 여겨지고,
몸이 아프다고 내 할일을 하지 않는 다는 건 죽기보다 못하다고 생각하므로,
이를 악물고 버티고, 악물고...
그 아픈 와중에도 머리 속을 맴도는 건,
"수업 진도를 빼야하는데...."
"수요일까진 나아야 목욜날 안산갈텐데..."
다행이 하루 꼬박 앓고, 화요일날 가뿐해지더니 수요일은 회복,
하지만, 밀려드는 "자기소개서"
오랜만에 일찍 들어온 수요일은 새벽 3시까지 꼬박 새고,
오늘은 예정대로 강좌를 들으러 다녀왔다.
내일은 단축수업으로 일찍 끝난다는데, 좀 전에 동기모임이 잡혔다.
덕분에, "영화제" 다니느라 못봐줬던 영화 한 편 봐주고,
술도 못하는 자리 멀뚱하니 앉아서 농담이나 따먹다가
주말에는 못올린 서평과 영화평과 글나부랭이 따위나 올려야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주 고무적인 현상 몇은,
맘에 드는 영화를 보고 나왔을 때나,
재미있는 책을 읽고 난 뒤에 느껴지는 상쾌하고 청명한 기분....
이루 말로 다 설명할 수가 없다.
오늘 처럼 책도 좋았고, 강좌도 너무 유익했던 날이면 세상을 다 가진 듯한 느낌이 든다.
영혼을 정화시켜주는 감사의 말씀들...
아마도 종교에서 사람들이 찾는 위안이 이런게 아닐 런지..
여튼, 그래서,
10대 이후 처음으로 좀더 오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깜짝 놀랐다는 이야기....
결론적으론 혼자서 나를 위해 쓰는 시간들이 너무 소중해서 점점 버리기 아까워지고 있다는 생각.
전혀 아쉽지 않다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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