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를 끊어야 하겠다고 생각했다.
끊어야 한다는 것은 진작부터 알고 있었지만,
뭐 대단한 일도 아닌데,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백해무익한 줄 알면서도, 한 줄기 연기 속에 풀려올라가는 상념들이 좋았다.
멋으로 피웠던 것도 아니고, 호기심으로 피웠던 것도 아니고,
나에게 담배는 처음 시작할 때부터 체념과 상념이 어우러진 것이었기에,
이미 그만큼의 자리에 준비 되어있었던듯 자연스레 들어와서 거기 그냥 있었던 것처럼 15년을 함께 했는데,
건강을 위해서도, 또 다른 무언가를 위해서도 이제는 작별을 해야만 한다.
쉽지는 않을테지만,
나란 인간, 2주일만 습관들이면 뭐든 바꿀 수 있음을 또 잘알고 있다.
하지만 그게 안일함으로 이끌지도 모르는 상황
실은 그런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두려웠다.
순간의 감상으로 그칠까봐....
아는 분의 블로그를 찾았다가,
'월드비전'의 홈페이지까지 흘러들어갔다.
처음 교직에 발을 들여놓았을 때,
안정된 상황에 이르면 꼭 하고 싶었던 '아동후원'
여러가지의 핑계를 대면서 미루고, 귀찮아하면서 외면해왔던 나 자신을 반성하며
정기후원을 신청했다.
한 달에 20,000원.
술 한잔, 아니, 식사 한 끼,
그것도 아니면 일주일 치 담배 값.
그 정도로도 많은 일을 할 수 있는데,
내가 직업을 가지고, 애들을 그르치면서 받는 돈은 전부 내 돈은 아닐 것인데,
분명,
내 졸린 목소리에 잠을 쫓아가며 고생하는 아이,
그지같은 담임 만나 성질 죽여가며 살고 있는 아이,
고래고래 소리지르는 목소리에 신경쇠약 걸릴지도 모르지만 참고사는 아이,
이러저러한 아이들의 도움으로 나는 살아가고,
생각하고, 느끼고, 성장하고 있음이 분명하므로
내가 번 돈의 어느 한 부분은 내 것이 아님이 분명하므로 나눠야한다.
무리라고는 생각되지 않지만,
무리라는 생각이 들면 언제라도 그만두어야 하겠지만,
해볼려고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 보단 낫지 않는가?
우리 나라에도 힘겨운 아이들 많은 줄 알면서도
50,000원이라는 후원금이 부담스러워
20,000원짜리 해외아동 후원을 할 수밖에 없지 않았는가?
나누는 삶, 함께하는 삶,
20,000원이라는 돈을 통하여 분명 내가 더 많은 것을 받을 것임을 잘알고 있다.
실은 그럴까봐 더 조심스러웠다.
그 감사한 마음을 감당할 수 없을까봐....
하지만,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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