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출처 - Yes24(www.yes24.com)
* 우리동네 꽃담
* 이종근 글, 유연준 사진, 생각의 나무
올 초, 서점을 갈 때마다 눈에 쏙 들어오는 예쁜 겉표지로 나를 유혹하던 책.
서가에 선채로 몇 페이지를 펼쳐보았더니
우리가 쉽게 지나쳐가는 고궁과, 사찰과, 고택들의 어여쁜 '꽃담'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득 담아서 포착해 놓은 사진들과 재생지 느낌이 나는 내지, 그리고 고풍스런 감촉의 겉표지가 상당히 맘에 들었더랬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꽃담'이란, 우리 선조들의 전통적인 건축 양식으로 흙으로 쌓아 만든 담에 돌이나 기와를 섞어 쌓아서 여러 가지 색과 함께 글자나 무늬를 만드는 담을 말하는 것으로 '화초담', '꽃담', '꽃무늬담'이라고도 불리워진다고 합니다.
'꽃담이라...'
그렇게 잠시 고민하던 끝에 사야겠다고 결심을 했고, 얼마 전에 구입을 하여 본격적으로 읽게 되었는데요.
물론 구입 전에는 '알라딘'과 '예스24'사이트에 올라온 별점을 참고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얼마 간을 읽다가 보니 뭔가 어색한 듯, 이가 맞지 않는 느낌...
저자 '이종근'님은 전북도민일보 기자와 전주시 '관광의 집' 관장을 거쳐 현재는 '전민일보' 문화부장으로 근무하시는 분으로 우리 나라 문화재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시고, 그 중에도 그 의미가 널리 알려져 있지 않은 '꽃담'에 대한 애정이 무척 많으신 분이라는 것은 책을 통해서도 충분히 알 수 있었는데, 문제는 그 애정의 '도'가 좀 지나치다는 느낌이 없잖아 있었습니다.
책의 구성은 각 지방별로 대표적 '꽃담'이라고 볼 수 있는 곳들을 6~9 곳씩 선정하여 그 문화재의 가치와 의미, 연혁, 그리고 '꽃담'의 아름다움을 차례로 설명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있지만,
이야기들이 하나로 집중되지 못하고 중언부언 하는 느낌이 많이 들었습니다.
뭣보다 아쉬웠던 것은,
필자의 문학적 소양이라던가, 글을 유려하게 표현하고 싶은 마음, 거기에 문화재에 대한 애정까지 담아 표현하고 싶은 그 마음은 십분 이해가 되었으나,
과도한 표현과 흘러 넘치는 감상등은 부족함만 못하여 개인적으로는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이나 표현들이 많았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또한,
제가 관심이 적어서 일 수도 있지만, 전통건축의 여러 가지 전문용어들에 대한 설명도 부족해서, 자꾸 혼동이 되었으며
사진과 사진의 내용을 설명하는 글이 엇갈려 편집되어 있기도 해서 같은 내용을 두 번씩 읽었던 적도 있었고,
건축양식에 대한 설명이다 보니 사진을 같이 보면서 이해해야 할 부분인데도 사진이 빠져있어서 이해가 어려운 부분도 있었습니다.
이런 마음으로 책을 읽다가 하도 이상하여 '알라딘'과 '예스 24' 사이트에 접속하여 별점평을 보았더니..
두 사이트에 모두 한 명의 별점 평가자가 있는데, 두 글이 토씨하나 다르지 않고 같은 거였습니다.
물론, 그 분의 관점이나 감상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처음부터 알았다면 조금은 선택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이미 지나가버린 일이었지요.
하지만,
평소 관심없이 스쳐지나가기만 하던 돌담 하나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겠다는 생각을 갖게해 준 점에 대해서는 무척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고,
작가의 우리 문화에 대한 애정의 깊이가 느껴져서, 실속없는 겉멋에만 관심을 기울이고 있던 요즘의 내모습을 돌아보게 해준 긍정적인면도 있었습니다.
또,
한 '꽃담'에 대한 설명이 끝날 때마다 사이사이 간지처럼 삽입되어 있는 짤막한 꼭지에서는 그 문화재와 관련된, 고사, 설화, 문화 등이 소개되고 있는데, 이것을 보는 재미는 나름 괜찮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때문에 이러 저런 이유로,
좀 박하다는 느낌이 들긴 하지만,
전통건축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나, 전통가옥의 아름다운 사진들에 관심이 있으신 분 이외에는 '비추'입니다.
끝으로,
책에 나오는 한 구절을 읽으면서 글을 맺고자 합니다.
" 침계루는 붉은 나무기둥과 푸른 창문, 노란 벽면이 주변의 초록 빛깔과 어우러지면서 수려한 풍광을 자아내고 있다. 통풍구에 았는 네 장의 꽃담 이파리는 행운의 의미와 함께 "정도를 지나침은 미치지 못함과 같다(過猶不及)"는 말과 "편안한 마음으로 제 분수를 지키며 만족할 줄을 아는(安分知足)" 세상살이를 일러준다. 네 장의 이파리는 달뜨는 밤이면 달빛이 놀다 가고, 별빛 환한 새벽이면 별빛이 멱을 감고 가는 안식처로 다가온다. 갑자기 어린 시절로 되돌아 간 듯, 어느 날 풀밭에서 찾은 '네 잎 클로버'였으리라."
- 전라도, 송광사 편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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