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70> - 신민아 포스터

이미지 출처 - 공식 홈페이지(http://gogo70.showbox.co.kr/ )


When : 2008년 10월 3일 11시 30분
Where : CGV(오리)
(★★★)


  우연찮게 하루에 음악이 중요한 영화 두 편을 차례로 보게 되었습니다.
  <모던보이>에서는 약간은 '엔카'필이 나기도 하고 '스텐다드 재즈'풍이 나기도 하는 <개여울>이라는 노래,
  그리고 이번 영화 <고고70>입니다.
  저는 음악을 좋아하시던 아버님 덕분에, 70년대의 LP를 몇 장 가지고 있는데요.
  '와일드캐츠', '닐다이아몬드', '신중현과 엽전들', '심수봉', '김추자' 기타등등...의 LP판이 바로 그것들입니다.

  가끔씩 그 음반들을 들어보면 노래가사는 참으로 아름답고 순수하고, 은유적입니다. 지금의 직설적인 노래가사들 과는 비교할 수 없는 깊이가 느껴집니다.
  또한, 정말 가수라고 표현하기에 적합한, 노래를 정말 잘하는 진짜 가수들입니다.
  더욱 더 놀라운 것은, 그 분들의 음악적 스펙트럼이 실로 다양하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우리 나라 대중음악의 최고 전성기는 바로 70년대 즈음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영화에서 나오는데로 '대마초 파동'이니 '풍기문란'이니하는 족쇄가 채워지지 않았다면 아마 지금의 우리 대중음악은 훨씬 더  다양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을까.. 그리고 지금의 '음악시장'이 보여주는 위기와 같은 문제들도 적지 않았을까 하는 어설픈 판단이 듭니다.

  그런 음악들 중, <고고70>에서 가장 많이 표현된 음악은 '밴드' 중심의 '소울'을 가미한 '로크(락)'음악입니다.
  '락'의 기본정신이 '시대에 대한 반항', '고정관념과 기득권 세력에 대한 저항', '자유로운 정신의 추구'라고 한다면, 70년대라는 독재체제하의 억압적인 상황과 너무나 잘 어울리는 설정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영화의 대강은 이렇습니다.
  때는 70년대 초 대구 기지촌에서 음악을 연주하고 있던 '상규(조승우)'는 음악적 한계를 느끼고, 옆 동네의 '만식(차승우)'이 리더로 있던 밴드와 의기투합하게 됩니다. 하지만 기지촌 무대에서 그들의 넘치는 열정을 발산해낼 수 없던 차에, '상규'를 쫓아다니던 '미미(신민아)'의 제안으로 서울에서 열리는 '플레이보이배 그룹사운드 경연대회'에 참가하게 되고, 그들의 연주를 유심히 바라보던 주간서울 팝칼럼니스트의 제안으로 12시부터 4시까지 심야통금 시간 동안 올나이트로 공연하는 '고고장'의 최고스타로 자리잡게 되는데....

  음악이 중심이 되는 영화다 보니 시종일관 화려한 무대와, 현란한 무대의상 그리고 귀를 울리는 락음악에 흥겨웁게 영화를 관람하게 됩니다.

  무엇보다,
  모든 음악을 라이브로 연주하고 노래하는 배우들의 연기와 정말 온몸에 몸살이 날만큼 고고춤을 흔들어대는 '신민아''와일드 걸즈'의 댄스 덕에 영화의 분위기는 시종일관 날아갈듯 하지요.
  제목에도 들어가는 'GoGo', 극중 인물들이 외치는 대사 중에도 나오는
  '대책없으면 그냥 가는 거지~',  '한번 더 놀아볼까~'
  라는 식의 몰이식 분위기가 여느 유명가수의 콘서트장 못지 않은 몰입을 관객들에게 선사해주기 때문에,
  '우리가 누구!'라고 외치는 대사엔 '소울 데블스!'라고 답해야 할 것 같았습니다.
  그만큼 배우들의 노래실력과 연주솜씨와 춤솜씨는 뛰어났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밤을 태워버릴듯한 열정과 자유를 향한 울부짖음이 시대상황과 무관하지 않을 터인데, 그 열정을 억압하고 자유를 탄압했던 시대에 대한 해결방법
  단지 '순진한 자유의지', '천진난만한 반항정신'으로 밖에 표현되지 못했던 점은 다소 아쉬운 점이라 생각합니다.

  영화 안에는 '상규'의 발목을 잡았던 '입영통지서', '심야통행금지', '장발단속', '미니스커트 단속', '불온 금지가요', '대마초 파동' 등 주인공들을 가로막는 장애물들이 여럿 등장을 하는데요, 이런 단속에 저항하는 방법으로 그들이 택한 것은 단순하게 '한번 더 놀아보자'라는 말에 담긴 '객기' 외에 다른 것은 없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백 번 양보해서,
  그들의 마지막 공연장에 찾아 온, 전경들이 공연장 안으로 '최루탄'을 까 넣어 아비규환이 되어버린 상황에서 '상규'가 소화전의 물을 끌어와 뿌리고 다시 공연을 하는 장면을 통해,
  '어떠한 탄압에도 자유의 의지는 살아 숨쉰다.' 라는 의미를 찾을 수는 있겠습니다만,

  영화 안에서 제기되었던 많은 문제들,
  밴드 내 갈등의 핵심이던, '타성에의 젖음'도 흐지부지 되어버렸고,
  고문을 받으며 다른 사람들의 이름을 고발하고 난 뒤에 가질 수밖에 없었던 '죄책감'도 사라져버렸고,
  유명해진 순간 '물질적 가치'에 노예가 되어버렸던 각자의 모습에 대한 반성도 사라져버리고,
  '금지의 사회'에 대한 '고발'이라는 의미도 사라지고,

  '순진한 자유의지', '천진난만한 반항'의 방법으로 한번 더 놀고,
  밴드는 해체, 상규는 군대, 미미는 ... 그렇게 되면 된다는 것인지..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뭐,
  영화는 영화이니까, 한바탕 신나게 같이 놀았으면 되는 거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만,
  롤링스톤즈의 다큐멘터리 <샤인 어 라이트>를 보고난 탓인지,
  영화에서 그려진 '데블스'의 모습은 너무 아마추어적이지 않나, 고민의 깊이가 너무 낮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울러,
  70년대를 겪어보지 못한 요즘 젊은 세대들에게,
  그 시대의 억압적 상황과 암울했던 모습들이 너무 간단한 문제로 치부 되어버리지 않을까, 하는 너무 앞서나가는 듯한 생각도 같이 하게 되었던 영화였습니다.

  그래도, 거듭이야기하는 것이지만
  '조승우''차승우'의 연기는 꽤나 훌륭했으며 노래와 연주 솜씨는 수준급이었던 점에서는 아낌없는 박수를  보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영화의 가장 큰 수확은 '신민아'라는 배우의 발견이라는 생각입니다.
  아마도,
  그녀의 필모그래피 중, 이 영화만큼 훌륭한 연기를 보여주는 영화가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 때문인지 그녀의 존재감이 매우 두드러져보이며, 그녀에 의해 내용이 이끌어지는 것과 같은 느낌마저도 받았습니다. 어느 면에서는 '조승우'보다 '신민아'를 위한 영화라고 하는 것이 정확할지도 모르겠네요.

  암튼,
  2시간 동안 가볍게 흔들면서, 아무 생각없이 달리고 와야할 필요가 있는 분들께 권하는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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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고고 70을 보고

    Tracked from MetalRcn 2008/10/05 04:04  delete

    70년대 왜관의 기지촌에서 밴드생활을 하던 데블스 그리고 양공주와 미군 사이에서 생활하며 최신 미국의 감각을 익혀오며 가수의 꿈을 가지고 있던 미미 그들이 상경해서 벌어지는 이야기 이다. 때는 유신헌법이 만들어지고 통금이 있던 70년대... 나름 기지촌에서 잘나가던 그들이었지만 서울 데뷔무대에서는 밀가루 한포대만 받고 근 한달을 놀던 중 새타령 음반녹음의 밴드로 부터 시작하며 '놀기' 시작한다. 잘나가던 당시 클럽 '닐바나'의 밴드로 공연하던 중 신..

  2. Subject: 고고70, 누가 한국 딴따라를 죽였나

    Tracked from 스핑크스 2008/10/05 11:55  delete

    1972년, 대구 부근의 기지촌에서 컨트리 뮤직을 연주하던 상규(조승우) 패거리는 낯선 흑인음악을 연주하는 기타리스트 만식(차승우) 패거리를 만나 의기투합, 6인조 밴드를 결성합니다. 팀 이름은 데블스. 때맞춰 서울에서 보컬그룹 페스티발이 열린다는 사실을 안 이들은 서울 진출을 노립니다.하지만 이들의 서울 진출은 결코 쉽지 않죠. 시민회관 화재 이후 막 피어나던 그룹사운드들은 설 자리를 잃고, 은근히 이들의 후원자 역할을 하던 주간지 기자 병욱(이...

  3. Subject: 고고70 - 유신헌법과 고고댄스, 그리고 딴따라

    Tracked from 페니웨이™의 In This Film 2008/10/05 17:25  delete

    “이 밤이 너무 조용해. 좀 시끄러웠으면 좋겠어” [긴급조치 19호]라는 영화를 기억하는가? (리뷰바로가기)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에 계엄령을 선포해 전국의 가수들을 잡아들인다는 내용의 이 영화는 한국영화사상 궁극의 괴작에 손꼽히는 작품으로서 당대의 수많은 인기 가수들이 총출연했음에도 그 황당한 설정 덕택에 대실패를 기록한 작품이다. 그런데 만약 이런 황당한 사건이 실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 발생했던 일이라면 믿겠는가? 1969년에 시작한 미국의 우..

  4. Subject: [웹툰]신민아와 함께 고고춤을 배워요

    Tracked from 만통쩜넷_블로그 2008/10/06 18:43  delete

    주말에 영화를 봤습니다.'고고70'음악을 소재로한 영화중 이렇게 제대로 음악을 보여주는 영화는 드물었던 것 같아보는내내 몸이 흔들흔들...^^데블스 팬클럽카페라도 개설해 볼까?

  5. Subject: 고고70(2008) - ★★★

    Tracked from 제 3의 공간 2008/10/09 10:19  delete

    이 영화의 줄거리는 그다지 특별할게 없다. 음악을 좋아하는 젊은이들이 모여 밴드를 결성 하지만, 세상은 그들의 음악을 알아주지 않고 결국 끼니를 걱정해야 될 만큼 궁핍한 생활을 하다가 우연한 기회에 클럽 무대에 데뷔를 하게 되고, 그때부터 서서히 이름을 알리던 그들은 전성기를 맞게 된다. 그렇게 유명해지자 밴드 맴버들은 조금씩 와해되면서 해체 위기까지 맞게 되지만, 그들은 결국 다시 하나가 된다...는 식의 궂이 이 영화가 아니더라도 어딘가에서 들어..

  6. Subject: Kratom

    Tracked from Kratom 2021/03/10 10:46  delete

    "차이와결여"의 속삭속삭 :: &lt;고고70&gt; - 시대의식과 불화해버린 로크 음악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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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모과 2008/10/04 20:03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고고70]은 70년도부터 80년도까지 실존하는 락밴드의 픽션에 논픽션을 가미한 작품입니다.
    70학번이고 중3(15세)부터 영화에 빠져서 두 아들까지 영화광을 만들어서 서로 영화로 대화가 소통되는 사이입니다.
    남편은 결혼 30주년을 지난 지금 단 3편
    1, 쾌걸 조로(아랑드롱주연)
    2. 포세이돈 어드벤쳐(실제 잇던 일을 영화 한 배 침몰 사건)
    3. 황진이( 장미희 주연)
    **부산으로 이사 와서 [황진이]를 함께 보고 극장에서 졸더니 다음 부터는 극장에 안간다는 약속을 철저히 지켰습니다.^^
    **한게임 바둑을 두더니 상대방이 더티하게 군다고 오직 Y 틴뉴스, 100분 토론에만 열중입니다.
    조승우는 70년대를 풍미했던 조병수의 아들로서 아버지의 음악성과 엄마의 연기력을 물려 받은 선천적으로 타고 난 배우이자 ,뮤지컬 베우입니다.
    외모는 아버지 보다 못하지만 가창력은 아버지 보다 나은 것 같습니다.
    [춘향전][서편제][마라톤][도마뱀],...뮤지컬은 매번 매진이고
    [피는 못 속이는 것]이란 것을 영화를 보는 내내 실감했습니다.
    조승우의 모습에 계속 아버지 조병수의 모습이 겹쳐 보였습니다.
    영화의 내용은 모두 사실적이고 옷들도 복고적인 것이 웃기지만 그랬었고, 명동과 무교동이 대학생의 놀이터였지요.
    김추자가 최고의 댄스가수였지요, 펄시스터즈 트윈폴리오, 정미조, 조영남, 어니언스, 정훈희, [당신은 모르실거야]의 혜은이 ....윤복희가 미니스커트를 퍼트렸고,그시절에 전 한번도 그런 곳엘 못 가봤습니다.
    4년동안 가정교사를 했거든요.
    귀에 익은 음악이 70년도로 추억 여행을 떠나게 해주었고 조승우의 노래가 카리스마있게 다가 왔습니다.
    신민아는 역시 고전적인 미인입니다.
    아주 귀엽게 나왔고 70년대식으로 춤을 열심히 췄으나 좀 부족한게 오히려 매력적이었습니다.
    조승우는 건재하며 이시대의 대표적인 국민배우가 될 겁니다.
    신민아는 이영화가 영화 인생에 큰 획을 그어 줄것 같습니다.
    저도 영화평을 써서 메인에도 여러 번 걸렸으나 요즈음은 바빠서 댓글로 대신합니다.
    영화는 혼자 봐야 제 맛입니다.^^

    • 차이와결여 2008/10/04 21:20  address  modify / delete

      어이쿠,
      댓글을 보면서 저보다 조금 연장자이실걸로 예상을 했었는데, 학번 차이가 어마어마합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려요. ^^
      부족하기만한 제 글이 '모과'님이 달아주시는 댓글로 숨겨진 빛을 발하는 느낌입니다.
      더군다나 살아있는 경험을 바탕으로한 정보 감사드립니다.

      저는 70년대에 태어났을 뿐이어서 부모님의 말씀으로만 전해들었습니다.


      '신민아'의 그 전영화들을 보면서 뭔가 알 수 없는 묘한 매력을 느꼈었는데, 그게 바로 '고전미'였다는 것을 '모과'님 댓글을 보고 깨닫게 되었습니다. ^^


      영화를 혼자보는 것이 제맛이라는 말씀에도 완전 찬성하구요 ^^


      방문 감사드립니다~~

  2. 모과 2008/10/05 14:24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대학 시절 얼마나 영화가 좋았으면 ,일요일 하룻 동안 개봉 영화 4편 을 본 적이 있습니다.
    대한극장, 단성사, 피카디리, 그리고 광화문 [전 주택은행 본점] 옆에 나란히 있던 영화 관중에서 한편을 ...하하하. 나중에는 속이 메스꺼우면서 토가 다 나오더군요.
    그것은 제가 나중에 [폐절제 수술]을 하게 돼서 알게 됐는데 폐의 기능이 약한데 밀폐 된 공간에서 계속 영화를 봐서 그런 겁니다.
    지금도 가능하면 개봉 첫날데, 아니면 일주일전에 봐야 합니다.
    지독한 영화 사랑이며 혼자 노는 데 도가 튼 거지요.
    영화로 못 본 것은 비디오를 빌려서 봅니다.
    개인적으로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영화 산업국이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국민들이 영화를 사랑하게 해야 합니다.
    다음에 볼 영화는 공효진 주연의 [홍당무]인가 하는 영화와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은 결코 예쁘지 않은 배우 주연의 외화입니다.

    영화관에 가면 젊은 이들의 고운모습을 보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입니다.

    31살,28살의 두아들은 서울, 대전에 잇는데 영화를 보면 전화로 서로 권하고 영화평, 연기평을 대화로 주고 받는데 제자식들이라서 그런지 보는 시각이 비슷한 것도 즐거움입니다.

    • 차이와결여 2008/10/05 21:20  address  modify / delete

      와..
      저는 영화 3편 연속 본 것이 여지껏 최고기록인데요. 대단하세요 ^^
      그렇게 연속보다가 식사 때 놓치면은 그냥 참는 정도인데, 폐가 아프시기까지 하셨다니, 저도 나름 영화를 사랑한다고 생각했었는데 '모과'님에 비할바가 아니군요.


      온 가족이 함께 영화를 사랑하신다니 많이 부럽습니다.

      저도 <미스 홍당무> 볼 예정인데요. 보시고 나면 좋은 말씀도 부탁드립니다~~

      매번 많은 것을 배우게 되어서 너무 감사드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