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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괜찮다, 다 괜찮다
* 공지영, 지승호, 알마
'지승호'가 '공지영'을 인터뷰한 책을 읽었다.
'지승호'가 스스로 맺음말에도 밝혔듯이 이 책은 7년 간의 칩거 후 더 많은 것을 받아들인 '공지영'이 세상에 보내는, 혹은 스스로에게 보내는 '위로와 사랑의 3부작'을 마무리 하는 책이라고 받아 들여도 좋을 듯 하다.
허나,
실상 이렇게 말하고 있는 나는 그녀의 전작들을 아직 보지 않았다. 이 책을 읽고 좋으면 더 읽어볼 참이었다.
이 책의 챕터 구성은,
'공지영'의 저작들을 한 권씩 화두로 하여 그 작품이 발표되던 시기의 심정, 책의 내용, 세간의 평가들, 그리고 현재...들을 '지승호'가 질문하고 '공지영'이 대답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인터뷰의 특성상 정확한 틀을 가지고 그 틀에 맞춰 재단해내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상당히 넓은 분야에로까지 둘의 이야기는 뻗어 나가기도 하여서 굳이 챕터에 신경쓰지 않아도 좋을 것 같았다.
작가 '공지영'이 책 속에서 말하듯,
당연히 그녀 스스로 원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유년시절의 여러 가지 체험들, 그리고 그것을 기억하는 자신의 놀라운 기억력, 작은 것에도 눈을 돌리지 않는 세심한 관찰력, 다소 무모하기까지한 순진함들로 인해 이래 저래 세상사에 시달렸고, 유난히 자신에게만 몰아치는 것과 같은 고통들을 통해 자신에게 다가가는 법을 몸으로 체득한 것 같았다. 그 과정에서 위로를 배우고, 사랑을 배우고, 말없이 침묵하는 법을 배우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은 오직 '사랑' 뿐임을 알게되었다고 하면서, 말없이 옆에서 힘이되어주고, 격려해주고, 잘한다 칭찬해주는 것 - 그 한없는 '긍정적 위로' 속에서 믿음이 생기고, 변화의 기적이 일어나게 된다고 이야기하는 것에서 정말이지 깊이 동감했다.
그래서 그녀의 조언이, 위로가, 인생관이, 사회에 대한 문제 제기적 발언이 독자들 대부분의 가슴에 맞닿을 수밖에 없었고, 그녀의 그런 작은 손길이 독자들을 스치고 지나가게 되면 그 진실함에 모두 손을 들고 항복하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사실,
우리가 작가의 사생활에 관심을 갖는 것은 아무런 의미도 없고, '공지영'도 그런 것을 절대로 원하지는 않겠지만,
독자들은 누구나 책을 읽을 때, 어느 정도는 작가의 삶이 녹아 들어있을 거라고 생각하면서, 자기가 읽은 책을 통해 삶의 위안을 얻었을 때, 혹은 새로운 희망을 발견했을 때, 환호하면서 작가의 생각을 좀더 알고 싶어 하고, 작가를 소중히 여기게 되기도 한다.
하지만, 무턱대로 작가의 집 앞에 찾아가 죽치고 앉아 있어봐야 스토커와 다를 바 없을 것이고, 그렇다고 스케쥴을 체크하면서 따라다닐 수도 없는 노릇...
그나마 '지승호'의 이런 작업들로 인해,
'공지영'을 대면하고 직접받길 원했던 '위로의 말'과 '격려의 토닥임'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할 수 있게 된 것은 그녀를 사랑하는 독자들에겐 커다란 선물이 될 것 같다.
솔직히 말하지만,
나는 '공지영'을 그렇게 신뢰하지는 않았었는데,
이 책을 보면서 그녀를 확실히 다시 보게 되었고,
'공지영'의 발랄하지만 경험이 묻어나는 사려 깊은 생각과 세상을 대하는 태도에 깊이 동감했으며, 아직 경험부족으로 내가 체득하지 못하고 머리속에서만 맴돌고 있는 자아의식들을
이미 체득하고 있는 '공지영'의 선배와 같은 조언에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 치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하고 깜짝 깜짝 놀라곤 했다.
더군다나 300페이지가 넘는 긴 이야기 속에 어려워서 머리를 긁적이게 되는 부분이라고는 채 10장도 안될 만큼 쉽게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공지영'의 이야기에,
이론으로는 알고 있지만, 실천하지 못하고, 실천하지 못하기에 남들 앞에 제대로 설명하지도 못하는 내 모습을 발견하고는 그녀가 이룩한 깨달음의 깊이와 그녀가 이겨 낸 고통의 크기를 상상하며 동경어린 시선을 갖게도 되었다.
때문에,
책을 손에 들고 있는 동안 다른 일을 모두 팽개치고 얼른 끝까지 읽고 싶다는 유혹에 몸이 달아했었을 만큼, 그녀와의 만남을 즐거워했다.
이러한 경험은 나뿐만이 아니라, 한 번 쯤은 아무런 조건도 달지 않고, 그저 위로를 받아보길 바랐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낄 수 있을 것 같고,
삶이 외로운 사람들, 혹은 고단한 사람들, 혹은 작가 '공지영'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낄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지금의 내 상황에 도움이 되는 이야기이기에 한 구절 적어본다.
지 : 예전에 연애에 관한 칼럼을 쓰는 분이 쓴 글인데, '사람이라는 게 명품, 짝퉁으로 나눌 순 없지만 자기한테 맞는 사람이 있을 순 있다. 자기한테 맞는 사람을 명품이라고 할때, 외로울 때 짝퉁을 명품으로 착각해서 덥석 구입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면 불행해진다'는 얘기였어요.
공 : 맞아요. 그래서 <즐거운 나의 집>에도 썼지만, 스스로 행복할 때에만 눈이 제대로 뜨이는 것 같아요. 다급하고 외로워서 혼자 불행할 때, '누군가 있으면 행복해지겠다'고 생각하면 사람을 보는 눈이 확실히 없어지는 것 같아요.
지 : 집착하게 되고, 금방 상처받고, 관계는 더 나빠지고.....
공 : 홀로여도 행복한데, 네가 있어서 더 좋다. 그런 관계가 제일 좋은 것 같아요.
생각해보니, 나는 아직 '홀로여도 행복한데...' 여기도 못갔더라.. 행복해지자!
개인적으로는 강추하는데, 인터뷰집이라 생각해보고 구입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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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여도 행복한데, 네가 있어서 더 좋다. 라는 말이 동감이 가네요,
요새 느끼는 감정이 이러하다고 할까요?,ㅎ
좋은 추천 받고 갑니다,
모자란 글에 추천해주신게 더 감사해요 ^^;;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게 책읽기에 딱 좋은 시기인 것 같아요.
종종 들러주셔서 '좋은 책 읽기' 나눠주세요~~
책을 구입했어요,
책 구입전에 좀 읽었는데,
읽으면서 재밌기도 하고, 느끼는것도 있고 그렇네요,
시간 내서 꼭 모두 읽어야 겠어요,^^
앗! 반갑습니다 '카르도스'님. ^^
저도 책을 읽으면서 많이 즐거워했고, 공감하는 부분이 많아서요.. '나만 그런가...'하는 생각이 많았는데, 재미있으셨다니까 왠지 안심이 되는 군요.
날씨가 선선해지는게 책읽기 딱 좋은 요즘입니다. 좋은 책 많이 읽으시구 추천도 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