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무래도 방학이 되어선지 자주 포스트를 업뎃하는 '차이와결여'입니다..
  포스트 업뎃 뿐만 아니라, 스킨까지 바꾸었지요.. 어떤가요. 괜찮나요?

  지난 블로그 스킨들이 주로 하얀색을 주조로 하는 것들이어서, 깜깜해진 스킨에 적응하시기 힘드실 거란 생각이 들기는 하네요. 저 또한 잘 적응이 안되고 있으니까요...뭐.. 바꿀 때가 되긴 한거죠.

  스킨을 바꾸어야겠다는 생각은 얼마 전, '텍스트큐브닷컴'에서 설치형 '텍스트큐브'로 넘어오면서부터 해왔던 생각인데요.. 역시나 게으른 저는 이제야 업뎃을 하고 말았습니다.

  한참을 학교에서 뚱땅거리며 스킨의 세세한 부분을 수정하고 있는데, 밥 먹으러가자고 찾아온 '오샘'이 자기 것도 바꾸어달라고 하네요..날로 먹으려는 '오샘'.ㅋ

  여튼, 이번 스킨도 몇 날 몇 일을 고르고 또 골라서 선정한 스킨입니다. 스킨 선정 기준은 다음과 같았죠.

  1. 본문과 메뉴로 이루어진 2단일 것.
  2. 2단이되 메뉴는 사용자의 편의에 맞추어 오른쪽에 있을 것.
  3. 본문의 배경색은 무조건 하얀바탕일 것.
  4. 전체적으로 심플한 느낌을 줄 수 있을 것.
  5. 긴 글이 많은 블로그의 특성상, 책을 보는 듯한 느낌의 편안한 가독성을 고려할 것..

  그래서 고르고 고르다 보니, 검은색 바탕이 되었네요..
  어째, 본문이 큰 틀에 갇혀있다는 답답한 느낌이 없잖아 있지만, 최선은 아니어도 차선은 될 듯 싶습니다.
  여러분도 얼른 적응하시고, 자주자주 방문해 주세효~~





2.
  저는 하루에 4시간 씩 총 60시간의 보충수업을 하고 있는데요.
  작년부터 같이 올라온 2학년 아이들과 수업을 하기때문에 편한 점도 있고 불편한 점도 있습니다.
  편한 점은 아이들이 제 성향을 알기 때문에 따로 적응의 시간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것, 저 또한 아이들을 잘 알고 있어서 대하기 쉽다는 것이고, 호흡이 잘 맞는다는 것입니다.
  반면, 불편한 점은 너무너무너무 편하다는 것이지요. 아이들 입장에서는 좀 식상할 것 같기도 합니다.
  여튼, 그렇게 편한 사이들이라 서로 격려하고 갈궈가면서 수업을 하고는 있는데,
  제가 맡고 있는 2학년은 다른 학년에 비해 커플들(우리 학교는 남녀공학~)이 좀 많아서 이것들이 나란히 붙어 앉아서 저를 놀려대고는 합니다.
  제가 가르치는 1~2교시 수업에는 35명 중에 6명이, 그러니까 세 커플이 함께 수업을 듣고 있는데요. 가끔 문제를 풀어보는 시간을 주면 금방 다 풀어놓고는 속삭이다가 저와 눈이 마주치면 괜히 더 다정한 척 얼굴을 가까이하면서 윙크를 하기도 하지요. 물론, 학교 교칙에는 그런 학생들의 관계는 징계대상이기도 하고 이성 간에는 2m이하 접근 금지라는 조항도 있기는 하지만, 저는 본래 연애지상주의자이기도 하고(그런데 싱글인 건 뭥미!), 저 역시 고등학교 때부터 사람을 만났던 이유로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꿀밤을 날리고는 합니다.
  아이들도 장난삼아 일부러 그러는 거니까 굳이 뭐라고 할 필요도 없어요. 제겐 그런 모습들이 다 이뻐보이고 귀여워 보입니다.

  그런데 오늘은 한 아이가 그러네요..

  "선생님, 작년부터 부쩍 외로워보이고, 심심해보이세요. 뭔가 달라졌어요."
  "아닌데~ 안 외로운데~"
  "에이.. 아니에요."

  평소에 저와 장난도 많이 치지만, 예의바르고 세심한 아이가 그렇게 말하는 것을 보니, '어느덧 나는 아이들 눈에 그렇게 보이는 나이가 되었구나.. 나는 아쉬운게 없는데, 여전히 주변에서는 뭔가 아쉬울 거라고 생각을 하는구나ㅠ'라는 생각이 들면서 이젠 결혼 할까?.. 라는 생각을 잠시 했습니다.




3.
  어제, 늦게 퇴근을 하여서  집에 가는 길에 몇 가지 살 일이 있어서 마트에 들렀습니다. 마트에 들른 김에 밥이라도 먹고 갈까 싶어서 밥집을 찾아 들어갔지요.
  제가 좋아라 하는 '뚝배기 불고기'를 시켜놓고 책을 펴들고 식사가 나오기를 기다리는데, 아무도 없던 식당 안에 한 커플이 걸어 들어왔습니다.
  남자는 성큼성큼 걸어 들어와서 저를 흘깃보더니
  "영업합니까?" 라고 물어보았습니다.
  약간은 흥분이 된 듯한 그 사람을 보면서 저는 고개를 끄덕여 주었더랬죠.
  남자는 제 옆 자리에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은 마치 혼자 온 듯한 태도였어요. 뒤에서 따르는 예쁘장하게 생긴 아가씨는 약간은 상기되고 또 약간은 겁이나는 듯한 표정으로 큰 눈을 껌벅거리며 그 사람의 맞은 편 자리에 앉더군요.
  저는 무슨 일인가 싶어서 호기심이 생기긴 했지만, 다른 사람들의 애정사에 관여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보았기 때문에 애써 모른 척 외면을 하려 했습니다. 그 때, 마침 식사가 나왔지요. 일부러 그 편으로 등을 살짝 돌려서 '난 니들 이야기에 관심 없어'라는 제스쳐도 보냈습니다.
  그리고 몇 숟갈을 떠넣었을까. 그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저, 여기 1인분도 됩니까?"

  막 주문을 받으러 온 종업원에게 그 남자는 자신의 식사만을 주문하고 있었고, 여자는 어쩌지 못하고 가방만을 붙들고 앉아 있더군요. 그 때까지도 저는 '난 니들에게 관심없어' 모드로 일관하려고 했습니다. 애써 귀를 기울이지 않는 척. 그러나 그 남자가 이어서 소주 한 병을 시키는 주문을 듣게 되자 상황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워낙에 힐끔거리면서 보고 또 나즈막하게 속삭이듯 이야기하는 그들의 대화여서 잘 알아듣지는 못하였지만, 대충 남자는 어떤 일로 여자에게 화가 많이 나 있었고, 여자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지 별다른 대꾸를 하지는 않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당황해하는 여자의 표정으로 봤을 때, 아마도 그게 이렇게 크게 벌어질 일은 아닐 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여자가 안쓰러워졌지요. 그리고, 남자에게는 '승질부리지 말고 좋게 말로 하면 안되겠니?'라는 말을 하고 싶어지더군요.
  언뜻 보아도 20대 초반 밖에 안되어 보이는 그들의 모습에 좀 바보스럽기도 했고, 또 안타깝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분명히 저도 그런 나이대에 그런 식의 태도를 보였던 적이 있었지요.
  앞에 사람을 두고 마치 그 사람은 나에게 아무런 존재도 못된다는 식의, 니가 그런식으로 나오면 나도 내 식대로 갈거다 라는 식의 대놓고 면박을 주는 태도.
  반대로 생각해보면 참으로 어이없고 안타까운 일일텐데, 그 때는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 그런 일들을 겪어보고 해봤기 때문에 지금 이런 생각도 할 수가 있는 거라고 생각하면 마음의 위안이 되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그런 일들은 없었던 것이 더 좋았을 겁니다.

  그러고 본다면, 사람이 나이를 먹는 다는 것이 꼭 나쁘지만은 않습니다.
  자신을 뒤돌아 볼 수 있는 여유도 가지게 되고, 지난날의 잘못을 반성하면서 같은 실수를 하지 않게 되기도 하고..

  모르긴 몰라도, 아마도 그 두 사람도 나중에 오랜 시간이 지나서 어제의 일이 기억난다면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게 되겠지요.

  여튼,
  자꾸만 신경쓰이는 그 두 사람의 모습에 허겁지겁 밥을 먹고 나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나오면서 왜 하필 내 옆에 앉아서 신경을 쓰게 하나.. 라는 원망도 들었고,
  차라리 밥을 먹지 말고 갈걸.. 이라는 말도 안되는 생각도 들었지만,
  한 편으로는 당장은 지지고 볶고, 깨어질 듯 싸우는 때라고 해도, 지나고 나면 좋은 기억만 남는 좋은 시절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조금 부럽기도 했습니다.

  이래저래, 저는 3년이 넘게 싱글이지만,
  여전히 세상은 '연애 시대' 입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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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lovis 2010/07/22 06:39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분위기가 바뀌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맨위에 '차이와 결여'가 물결치는 건 정말 예쁜것 같아요ㅎㅎ
    저도 솔로지만... 친구들은.... ㅠㅜ

    • 차이와결여 2010/07/22 08:13  address  modify / delete

      ㅋㅋ 놀라셨죠?

      저도 아직은 어색한데,
      어제 보고, 오늘 보니 또 좀 다르네요..

      변덕이 죽 끓듯하는 저이기 때문에 언제 또 갈아엎을지 모르지만..
      시간이 있을지..ㅋㅋ

      'clovis'님도 얼른 좋은 사람 만나세요~~

  2. 에코 2010/07/22 09:16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세상은 온통 연애 시대 ㅠㅠ
    새로 바뀐 스킨도 좋은데요.

  3. 카르페디엠 2010/07/23 13:44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희끄무레하니 밍밍한 것보다야 지금의 스킨이 훨씬 좋은데요^^
    자칫 무거워보일 수 있는 검정 바탕을 물결타이틀과 구름사진이 보완해주고 있고요,
    사이사이 쬐그맣게 보이는 연두색 포인트들(포스트 제목옆,구름사진위,분류전체보기,T:56)이 숨은그림처럼 감각적으로 배치된, 썩 괜찮은 디자인입니다.
    ㅋㅋ'신의물방울'식으로 한 번 설명해봤어요~

    • 차이와결여 2010/07/23 16:38  address  modify / delete

      아.. 그랬군요. '희끄무레하고 밍밍'했군요.. ㅋㅋ

      저는 그냥, 웹이지만, 책읽으시는 기분으루다가 최대한 오프에서 책읽는 기분과 비슷하게... 제가 워낙에 이미지도 없이 글을 길게 쓰는 관계루다가... 그랬는데, 심심했구나.. ㅋㅋㅋ

      그래도, 바꾼 스킨이 괜찮다고 평하시까 기분은 좋습니다..

      왠지, 지난 번 스킨들은 제가 굉장히 심심하고 재미없는 사람임을 대변하는 것 같았다는 느낌이 드네요..

      음... 또 생각이 많아지네.. ^^

      '신의 물방울'식 설명 멋졌어요~~ 요새 그거 보시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