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우림'은 내가 군대에 있을 시절 데뷔를 했던 밴드다.
  당시, 나는 학과 학생회실에 있는 '희망의 노래'를 뒤적이며 한참이나 '민가'에 빠져있던 때라,
  HOT가 혜성처럼 등장해 '캔디'라는 노래로 대 히트를 치고 있는 것에도 관심이 없었으며, 심지어는 군대에 입영한 뒤에 '국방일보'에 실려 있는 가요순위를 보고, '양파''주주클럽'과 같은 그룹이름인 줄 알았다.
  그 때, 군바리들의 선망의 여자가수는 'SES'였고, 그와 함께 <Hey, hey, hey>라는 이상한 제목의 노래를 가지고 'SES'와 경쟁을 하던 여자가수가 '자우림''김윤아'였다.
  무슨 비교를 여성 아이돌 그룹과 모던락밴드의 보컬리스트냐고 따진다면 할 말은 없지만, 당시엔 아이돌 그룹이라는 개념도, 여성 그룹이라는 의미도, 락밴드의 개념도 거의 전무하던 우리 가요계였으니 그런 크로스오버틱한 일들이 가능했을 거다.
  우리 내무반에서도, 'SES'가 더 이쁘다, '김윤아'가 더 이쁘다 하면서 서로들 열변을 토했었는데, 개인적인 의견을 말하자면 나는 그때 '김윤아'의 웃는 얼굴이 너무나 좋았다. 아마 그렇게 예쁘장하게 웃으면서 정말 즐기듯이 노래를 하는 가수는 그 전에도 그 이후에도 없지 않았나 한다.
  '김윤아' 개인에 대한 소문은 이러저러한 경로를 통해 많이 들었다. 하지만, 확인할 수도 없고, 나는 그녀를 여성으로써 좋아하는 게 아니라 음악가로서 좋아하니까..

  여튼, 그녀는 밴드활동을 하면서 벌써 3번째의 솔로 앨범도 발표했는데, 그건 그만큼 그녀의 재능이 넘쳐 흐른다는 증거 일 것이고, 또 그만큼 자의식이 강하다는 것일게다..
  대부분의 여자들이 나쁜남자들에게 끌린다는데, 난 자의식이 강한 여자에게 꼼짝을 못한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하여튼 그렇다.

  그녀는 발표하는 솔로 앨범들 마다, 걸작이라고 까진 할 수 없어도, 그녀가 아니면 안되는 음악 하나씩은 내놓는 것 같다.
  이번 3집 앨범도 진작에 들어보았지만, 처음엔 뭔가 싶다가 듣고 들을 수록 거부할 수 없는 곡이 있었다.
  그 중 하나, 타이틀 곡 <Going Home>.
  읊조리듯 이야기하며 끊어질듯 이어지고 내어지를 땐 시원한 그녀의 창법이 잘 묻어난 노래이면서, 가사 또한 예술이다.
 
  어쩌면 지난 6개월의, 나름 힘들었던 내 정신적 혼란의 나날들을 위무해주는 가사일지도..
  노래 한 곡을 듣고 위안을 얻는다.

  나말고도 위로 받아야할 사람들이 있다면 가사를 잘 음미하시며 들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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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성* 2010/07/21 23:24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나는 이 곡을 듣고 큰아들을 생각하며 가사를 듣다 눈물이 났었는데...
    그래서 항상 밝은 줄만 알았던 김윤아도 엄마가 되어서 달라졌구나 했더니만
    알고 보니까 김윤아의 남동생이 사기(?)를 당해서 위로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하더라구... 그렇게 알고 다시 들어보니 정말 큰위로가 되는 곡이더라구...
    노래방가면 지금도 내 주된 노래는 자우림이지요... ㅋㅋ
    내가 요즘 드럼을 배우고 있는데 요즘 치는 곡도 자우림의 "애인발견"이다...
    오빠도 자우림을 좋아했다니 반가운걸... ^^

    • 차이와결여 2010/07/22 08:11  address  modify / delete

      어.. 그렇구나, 나는 전체적인 컨셉이 '가족'이고 엄마가 된 김윤아의 이야기들을 담았다길래, '아이'에 대한 이야긴 줄 알았는데...

      역시나, 아티스트라는 사람들은 이렇게 자신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와닿게 표현할 수 있다니.. 놀라울 뿐이다.

      드럼을 배우는 멋진 사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