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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hen : 2008년 08월 21일 20시 05분
* Where : YAWOORI14(천안)
   (★★★☆)


  역시,
  프랑스 로맨틱 코미디는 나와 코드가 딱 맞는다.
  아침부터 선선하고 하늘이 너무나 좋길래, 끝나고 뭔가 재밌는 일이 없을까 하고 찾다가 발견한 영화.
  사실,
  <라벤더의 연인들>이나 <여름궁전>이라는 영화를 보고 싶었는데, 시간이 맞지 않아 포기하고 찾은 터라 로맨틱 코미디 물이라 볼까말까 망설이다 예매.

  보통 헐리우드의 로맨틱 코미디 물이 사랑하면서도 실랑이를 벌이다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꿈과 같은 연애에 골인하는 환타지와 같은 면을 강조해서 가슴을 땃땃하게 데워주는 효과를 가진다면,
  프랑스식 로맨틱 코미디물은 참된 사랑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에 더 초점을 맞춘다고나 할까?

  헐리우드 영화가 우연이나 운명에 기대서 깜짝쇼를 펼치는데 능숙하다면,
  프랑스 영화는 필연이나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사건전개에 의해 깨달음을 주는데 익숙하다.
  그래서 헐리우드 영화는 꿈과 같고 프랑스 영화는 있을 것만 같다.

  이 영화 <발렛>은 '프랑스의 노팅힐'이라는 식의 홍보를 하고 있는 것 같은데, 맘에 들지는 않지만, 한편 그렇게 보이기도 하므로 간략하게 줄거리를 말하자면,

  발렛주차요원으로 일하는 보잘것 없고 생긴 것도 그러저러한 청년인 '피뇽'은 어렸을 적부터 친구였던 '에밀리'에게 청혼을 하고자 한다. 하지만, '에밀리'는 그를 가족 이상으로 느껴 본 적도 없고, 서점을 차리기 위해 빌렸던 대출금으로 정신이 없는 상황인지라 이러한 '피뇽'의 진심이 귀찮기만 하다.
  실망한 '피뇽'은 그러나 한 변호사에게 혹하는 제안을 받게 되는데 프랑스에서 제일 잘나가는 모델 중 한명인 '엘레나'와 계약 커플을 해달라는 것. 이는 '엘레나'의 애인이었던 대기업 회장이 자신의 외도가 들통나자 아내의 눈을 속이기 위해서 벌인 계획.
  '엘레나'도 회장의 마음을 시험할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하고 제안을 받아들인 상태고, '에밀리'의 대출금을 갚아주기 위해 '피뇽'도 그 제안을 받게 되는데.....

  여기까지가 도입부.

  대충,
  보잘 것 없지만, 때묻지 않은 청년인 '피뇽'은 '엘레나'를 순수한 진심으로 감동시켜 '에밀리'와의 결혼에 도움을 받게 되고 '엘레나'도 진실한 사랑을 알게되고, 나쁜 사람인 회장은 벌받고 한다는 뻔한 내용이지만,

  회장 부인과 회장의 머리싸움, 그 안에 엉뚱하게 전개되는 사건들, '에밀리'와 '피뇽'의 밀고당기기 등등이 탄탄한 이야기 속에 짜여져 있어 한편으로는 아기자기하기도 하고 끝날 땐 통쾌하기도 해서 매우 재밌게 보았다.

  또한,
  중간중간 조연급들의 감칠맛 나는 연기도 매우 볼만하고, 발렛주차요원으로 등장하다보니, 페라리, 푸조, BMW, 아우디를 비롯한 각종 최신 차량들이 소품으로 쓰인 것도 볼 재미를 안겨준다.
  또한 '엘레나'의 직업이 모델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패션쇼의 한 장면이 나오게 되는데 이 장면 또한 실제 패션쇼 장면으로 나는 잘 모르겠지만. '칼 라거펠트' 라는 디자이너와 그가 연출한 샤넬 패션쇼를 볼 수 있다는 재미가 있다. (실제로 그 패션쇼 장면은 멋졌다!)

  회장역을 맡은 배우는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배우였는데 알고보니 <제8요일>에 출연했던 '다니엘 오데이유'였고,
  회장의 부인 역은 <잉글리쉬 페이션트>의 '크리스틴 스콧 토머스' 였다.
  따른 배우들의 연기도 흠잡을데 없이 좋았다

  위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로맨틱 코미디라고 해서, <노팅힐>이나, <러브액츄얼리> 와 같은 꿈과 사랑이 가득한 동화 같은 이야기를 생각하고 가시면 쫌 실망할지도 모르겠지만,
  귀여운 캐릭터와 유쾌한 코미디에 러브스토리가 양념으로 곁들여진 영화 한 편 보러가신다고 생각하면 의외의 수확을 거둘 수 있는 작품..

  개인적으로 난 좋았음..


  기억에 남는 대사 한마디..

  '엘레나'와 가까워진 '피뇽'이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이건 마치 발렛파킹과 같네요. 가슴떨리게 황홀하지만 내차는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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