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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n : 2008년 08월 10일 17시 55분
Where : 프리머스 시네마 (오산)
(★★★)

  스타일상 범죄 수사물이나, 강한 남성들이 힘겨루기 하는 식의 영화를 별로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의 의미를 가지고 영화를 보게되었습니다.

  한 가지는 오래 전부터 가지고 있었던 '한석규'와 '차승원'이라는 배우에 대한 애정이고, 다른 한 가지는 '곽경택'이라는 감독에 대한 의미 찾기가 바로 그 의미입니다.

  '한석규'라는 배우는 예전 <닥터봉>, <8월의 크리스마스>, <초록물고기>로 한창 물오른 연기력을 보여주다가  친형과 함께 'LJ필름'인가 하는 제작사를 차리고 연기와 영화에 대한 자기 자신의 과도한 애정과 집착으로 인해 인지도나 연기력 측면에서 하향세를 걷게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는 측면이 큽니다.
  제가 영화자 관계자도 아니고 자세한 상황은 모르지만, 사실 <텔미섬씽>이 그의 연기력의 반환점을 찍은 영화라고 생각하는데, 그 이후의 영화들을 보면, 1인 캐릭터에 과도하게 집중되어 있는 스토리와 도대체 절제라는 말을 모르는 듯한 '한석규'의 주체못할 포스(?) 발산과 함께 더 이상 그 무엇도 나올 수 없는 한계를 보였다고나 할까요...
  완전히 한 사람의 관객의 입장에서 느낀 바일뿐이니지만 한 사람이 그렇게 생각한다는 건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느꼈을 가능성이 많다는 뜻일 겁니다.
  뭐 하지만, 그 이후로도 '한석규'가 출연한 영화는 '비슷한 연기지 않겠어...'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꼬박 꼬박 봐오고 있습니다. 그건 배우 '한석규'에 대한 애정이라고 밖에 달리 붙일 말이 없더군요..^^;;

  '차승원'은 어느날 갑자기 '일찍 결혼해서 아이까지 가지고 있는 멋쟁이 모델'이라는 식의 이슈와 함께 혜성같이 등장하더니, 여러 가지의 쉬운 길도 있을텐데 연기력에 대한 왈가왈부가 가득한 영화 배우의 길은 선택한 행보도 신선하긴 했지만, 자신의 빛나는 외모에도 불구하고 망가지는 캐릭터에 대한 거부감 없이 여지없이 망가져주는 그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며 감탄한 배우입니다. 그런 배우의 영화는 믿음이 가는 법이죠.

  '곽경택'이라는 감독은 <친구>라는 영화 한 편으로 영화계에 충격을 몰고 오더니, 뭘 하든지 간에 뉴스거리가 되는 감독입니다. 저는 <친구>를 극장에서 보지 못하고 영화관에서 내려간지 한 일년 쯤 지나서 보게 되었는데요. 사람들이 얘기했던 것과 같은 감동은 받지 못했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나름의 재미는 있었지만요. 아마 그 뒤로 800만 이라는 기록에 필적하는 다양한 좋은 작품들을 접한 뒤여서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여튼, 그 이후에도 많은 논란을 뒤로 한채, 이 걸죽한 사투리의 감독님은 꾸준히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쌓아 오셨는데, '정우성'의 이미지 변환을 꾀한 <똥개>라던가, 유오성의 1인 사투 <챔피언>, 여러나라를 돌면서 엄청난 거금을 들여 만든 <태풍>, 얼마 전에 개봉한 <사랑>까지... 누가 뭐라해도 꿋꿋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모습에 그의 전부를 긍정할 순 없지만 나름의 뚝심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서두가 길었는데요.
  하여튼 영화의 평점을 찾아보니 대략 7점 후반대로 매겨져 있는 것으로 봐서, 놀라울 것도 없지만, 돈아깝지는 않을 영화라는 생각에, 과연 '한석규'가 얼마나 어깨에 힘을 뺐을지, '차승원'이 <리베라 메>이후 악역을 얼마나 잘 소화해내는지, 자세한 이유는 알지 못하지만 본래 감독이 <우리 형>의 '안권태'감독이었는데 '곽경택'이 합류해서 그 만의 색깔을 어떻게 만들어내는지에 포인트를 두어서 관람하고자 했습니다.

  결론부터 이야기 하면 <눈에는 눈, 이에는 이>는 딱 별 3개 정도의 영화였습니다. 두 명의 캐릭터 강한 배우를 중심으로 범인이 누구인지 밝혀진 가운데 한 명은 계속해서 계획대로 사건을 일으키고, 그를 막기 위한 다른 한 사람의 노력, 두뇌 게임이 전개되는 수사물이라고 생각하면 딱입니다.

  큰 스토리의 흐름은 그다지 문제 될 것은 없었는데요. 이런 영화의 큰 재미는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범인, 관객마저 속이고 마는 극적 반전 이런 요소라고 볼 수 있겠지만 <눈눈이이>에는 그런 요소가 좀 부족합니다. 결론이 그렇게 될 것이라면, 차라리 '차승원'의 인간적 측면을 부각시키고, '한석규'가 거기에 감화될 만한 어떤 개연성을 부여해주었더라면 좋았을 것 같은데, 영화는 그냥 물흐르듯 흘러서 정해져 있는 결말로 진행될 뿐이더군요.
하지만 결말의 내용이 '배신당했다'라는 느낌을 주는 영화는 아니라서 기분나쁘지않은 웃음을 지으면서 극장을 나왔습니다.

  '한석규'는 전 영화들 보다 상당히 어깨에 힘을 빼고, 나름 극을 이끌어가는 캐릭터로서 중심을 잡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이는 것 같아 다시 부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엿보았습니다. 전보다 얼굴표정도 가벼웠구, 자신의 연기력을 자랑하는 듯한 과도한 액션, 제스처도 많이 줄었더군요. 그러나 반듯하던 이미지가 갑자기 180도 돌변해서 악의를 부리는 몇 몇 장면들은 설명이 부족해서 역시나 튀어보였습니다. 그리고 목소리가 너무 좋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그의 웃음은 '광끼'가 느껴져서 역시 캐릭터의 모습과 어긋나지 않았나 싶습니다.

  '차승원'은 홍보와 달리 악인적인 이미지를 풍기진 않는데요. 설정 자체가 '미국 유학파 MBA 재원'으로 나오기 때문에 냉철하면서도 지적인 모습을 보여주는데 상당히 성공을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영화의 스토리상 조금더 똑똑하게 나왔어도 되는건데 마지막에 좀 흐지부지한 모습을 보여주더군요.. 그것마저 다 계산된 스토리였다면 할말은 없습니다만...

  이 영화는 역시나 '곽경택'의 영화가 맞습니다. 이미 70%를 촬영한 상태에서 뒤늦게 합류한 '곽경택'이어서, 어느 부분에 어떻게 손을 댓는지는 알 수 없지만, 스토리의 중요부분들을 이어주는 역할을 했을 거라 생각하고요.
  몇 몇 부분의 어색한 설정은 제외하고서라도 정말 악한 인물로 등장하는 '강동신용금고' 이사장 '송영창'의 이미지나 도심에서의 지형지물을 이용한 추격신, 인천부둣가에서의 라스트 신 이런 부분들은 '곽경택'의 영화들과 연관짓지 않을 수 없더군요.. 순전히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

                                        정리하여 말하자면,
이병준
  두뇌게임의 수사물로서는 <범죄의 재구성>보다 치밀하지 못하고,
  하드보일드 형사물로서는 <사생결단>의 그 암울한 분위기 보다 못하지만,
  그다지 머리 아프지 않은 두뇌게임과 해피한 결말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나름 즐길수 있는 영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요새 우리 나라 CG나 특수효과들도 많이 발전해서 전혀 어색한 장면두 없고
  두 배우의 연기는 상당히 볼만하니까, 두 배우를 좋아하신다면 보셔도 좋을 듯 합니다.

  뭣보다 최고로 연기를 잘했던 사람은 <복면달호>의 '나태송'역을 연기 하셨던
  '안토니오'역의 '이병준'님이었지만요..
   잊을 수가 없습니다. '제주 아이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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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aisnlee 2009/01/12 00:04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친구>이후로 '곽경택' 감독님은 <친구>의 흥행여파였는지
    좋은영화를 만들어야한다는 압박감에서였는지 좋은영화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는 꽤 신선한 범죄영화였지만 그건 중반까지였고
    후반부로 가니까 난리가 아니더군요...참 아쉬운 한국영화였습니다.

    • 차이와결여 2009/01/12 08:24  address  modify / delete

      네에.. 아무래도 무리수를 두시는 듯 합니다.

      하지만 <친구>에서 거의 모든 역량을 다 발휘하신 듯한 느낌이 없잖아 있네요...

      그래도 새 영화가 나오면 이번에는 뭔가 다른 모습을 보여주실 것 같아서 기대가 되는 감독 중에 한 명이기도 하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