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한 책이 도착했다.
'알랭 드 보통'의 책이어서 실망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프루스트를 좋아하세요:How Proust can change your life>는 쫌 기대가 되는 책이다.

목차를 잠깐 살펴 볼까?

하나. 현재의 삶을 사랑하는 법
둘. 자신을 위한 독서법
셋. 여유 있게 사는 법
넷. 훌륭하게 고통을 견디는 법
다섯. 감정을 표현하는 법
여섯. 좋은 친구가 되는 법
일곱. 일상에 눈을 뜨는 법
여덟. 행복한 사랑을 하는 법
아홉. 책을 치워버리는 법

이 사람 정말 인생을 안다.
이 사람 정말 삶을 안다.
하나부터 아홉까지의 순서는 지금 내게 절실하게 필요한 것이기도 하지만,
저 순서대로가 바로 새로운 삶을 찾아가는 길이 아닐까.
뭐 완전한 생을 이룬다고 배움이 끝나는 건 아닐테니까. '책을 치워버리는 법'이란 말에는 동의할 순 없지만,
그건 '책'에 무조건적으로 의지하는 삶에서 벗어난다는 뜻일게다..

훗,
어서 떠들러 읽어보고 싶지만, 순서를 뒤로 미뤄놓고 참는다. ^^

어느새 심심하고 따분해져만 가는 내 인생에 축복의 성수를 내리고자
몇 가지의 소소한 기쁨들을 준비하고 있는데, 모든 것들이 원하는 바대로 이루어졌음 좋겠고,
(몇 가지의 소소한 기쁨 목록 :
     - 루벤스 바로크 걸작전 관람 (광주 시립미술관)
     - 렘브란트와 거장전 관람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 내장사 (전북 정음), 내소사 (전북 부안), 채석강 (전북 부안) 여행
     - 연극열전2 "웃음의 대학" 관람 (동숭아트센터 시어터)
  전부 합시다. 꼭!)


내년의 나의 삶 또한 계획하고 있는데, 나의 계획대로 다 이루어졌음 좋겠다.
이런 좀 심오한 계획이나 희망 말고,
어제 비가 온다고 했으나 오지 않았던 비가 오늘은 내려주었으면 좋겠다.
내일은 안되고.. ㅋ


"해선 안되는 것과 해도 안되는 것"
몇년 전, 술에 취한 늦은 밤에
같이 소주를 따라 마시던 누군가 나에게 해 준 이 말은
정확히 무엇인지 답변을 듣지는 못했지만
두고두고 머리에 남아서 순간 순간 생각이 나는데,
세상의 한 측면을 들여다본 듯이,
어떤 상황에나 잘 들어맞는다.

어제, 또 그제, 또 그 전전에 운전을 하면서 생각하던 끝에,
왜 지금이 "해도 안되는 것"인지 깨달았던 것 같다.

지금 내가 바라보고 있는 것은,
내 삶의 과정,
혹은 삶의 방식인데,
과정이나, 삶의 방식이 같다고 해도, 가치는 다를 수 있는 것이니까...
같은 길을 밟고 있다고 해도 결과는 전혀 다를 수 있는 것일게다.

그래서,
"같으면서 또 다른 것"임을 알게 되었다.

역시,
사유가 깊어져야 하는데,
사유를 방해하는 감정이라는 건 언제나 내 발목을 잡고 "지금"만을 바라보게 한다. 그게 지난 일의 실수였다.

나는 분명,
현재 내 삶의 이유가 처음부터 끝까지 온전히 '나'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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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rainforest 2008/11/07 23:19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때로는(저의 경우는 무척이나 자주) 감정이 사유의 원동력이기도 하죠^^

    • 차이와결여 2008/11/07 23:51  address  modify / delete

      당연히 맞는 말씀이에요. 저 또한 그래요.^^
      당연히 감정이 원동력이 되죠.

      근데 문제는 그 다음이더라구요.
      이성과 합리성이 좀 힘을 발휘해야 할 부분에서 조차 감정이란 녀석이 참 휘젓고 다녀서요. ^^
      어긋난 판단을 할 때가 많아서요..
      그럴 땐, '난 나약한 인간일 뿐.' 이러면서 자책하고는 얼른 방향을 수정하죠 ㅎㅎㅎㅎㅎ
      (아.. 너무 간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