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는,
그게, 무엇이든 간에,
얻고 싶은 마음이 크면 클수록 얻기 어려운 것이라고,
얻고싶어 하면 할수록 얻지 못한다는 생각에 괴로워했던 적이 있었다.

2001년쯤이었던 것 같은데,
그 때는 내마음이 어디로 가는지도 알지 못하는 불안한 마음으로 완벽함을 꿈꾸었으니 당연한 일이었을테지만,

어쩌면 그만한 나이에 당연히 해야 할 실패들을 잘못들을 끝까지 거부하면서 살고자 했던 어줍잖은 성향 탓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서,
벌을 받고 있는 것이라고 그렇게 받아들였다.

하지만 '얻고싶어 하면 할 수록 얻을 수 없게 된다는 것'은,
마치 벗어나려 할수록 빠질 수밖에 없는 개미지옥처럼,
끊임없는 도돌이표를 그리면서 다만 바위같은 짐들을 내 어깨 위에 얹어 줄 뿐이었다.

그러다가,
눈 앞에 떨어진 '생활'의 무게 덕분에 짐들을 벗어버리게 되었고,
세상의 모두를 얻을 수 있는 건 아니며,
겨우 내 눈에 보이는 것 정도를 얻을 수 있을 뿐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지난 주말,
수없이 떨어져있는 낙엽들 속을 지나며 이러 저런 생각을 하는 동안,
얼마 전에 낙엽을 보고 느꼈던,
'버림으로써 다시 만날 수 있다는' 나의 생각이 실은,
'버려야만 살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조금 우울했는데,
지금의 내 상황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안타깝게도 '버려야만 버틸 수 있고, 버림으로써 겨울을 날 수 있다는 처절함'이 더 맞을 듯 싶었다.
허튼 기대와,
섣부른 가능성과,
오만한 자존심들을 버리고
한 겨울 눈서리를 맞아가면 새로운 '눈'이 뜨여지는 것이겠지.

만약 그렇게 했는데도 되지 않는다면, 그때 다시 생각하면 될 것이다. 지금 걱정할 일은 아닌 것.

내가 가장 두려워할 것은,
내 안의 몇 가지 감정들을 잡아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허구적 이야기들은 과장과 오판을 좋아하여
감정의 과잉, 감정의 왜곡을 이끌어내는 게 분명하다.

그러므로,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 거리 두기...
내가 연습해야 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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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민들레 2008/11/11 17:37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거의 매일 발도장 꾹꾹 찍고 가는데
    오늘은 웬지 인사하고 싶어지네여~
    지금 제가 고민? 생각?하고 있는 지점이 비슷해서요...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
    거리두기

    그거 전...어려워요

    • 차이와결여 2008/11/11 13:21  address  modify / delete

      '민들레'님 고마워요 ^^

      누가 매일 이렇게 꾹꾹 누르고 가는지 힘들었더랬는데... ㅋㅋ
      반갑습니다.
      종종 들러서 흔적 남겨주세요. 낮은 문턱의 블로그랍니다.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 거리두기...'
      저도 잘 안되니까요.. 그래서 고민하고 있는 거죠 뭐,
      이렇게 생각하면서 다시 한 번 바라보고 '힘내서 열심히 살아야지..' 또 한 번 다짐하는 거니까요 ^^

      이제 그만 연습할 때도 된 것 같은데요.. 화이팅해요 '민들레'님도 저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