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인 어 라이트>

이미지 출처 - 다음(www.daum.net)



When : 2008년 09월 03일 19시 50분
Where CGV(죽전)
(★★★)


  할아버지들을 만나고 왔습니다.
  하지만 영화가 끝나고 난 뒤에 그들은 하나도 나이들어 보이지 않았습니다.

  '롤링스톤즈'...
  어쩌면 그룹의 이름을 그렇게도 잘 지은 건지,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평소에는 별로 신뢰하지 않는 '성명학'이라는 것이 어쩌면 인간의 운명을 결정짓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니,
  이 영화의 장르를, 영화라고 해야할지, 다큐라고 해야할지, 아님 콘서트 라고 해야할지 잘 모르겠는데,

  아마도 '마틴 스콜세지' 할아버지는 다큐멘터리라는 것을 '강하게' 머릿속에 넣어두고 영화를 만드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도 '다큐멘터리'로 칭하겠습니다.

  영화의 처음 시작은,
  <사인 어 라이트>라는 다큐멘터리가 제작된 배경에 대해서 아주 짤막하고 간결한 형식으로 이야기 하는데, '지난 이야기', 혹은 '프롤로그'라는 식으로 흑백화면과 함께, 그간의 논의들이 빠른 장면전환과 함께 흘러갑니다.

  보면서 재밌었던 것은,
  무엇이든지 꼼꼼함이 지나친 듯한, '마틴스콜세지'와
  무엇이나 건성건성 즉흥적으로 할려는 '롤링스톤즈'의 불협화음 입니다.

  락그룹의 특성상, 자유분방함이나, 시시껄렁한 태도는 당연한 듯 여겨지지만,
  보는 내내, '과연 이 다큐가 성공적으로 완성될 수 있을까' 하는 말도 안되는 걱정까지 했습니다.

  이윽고 공연이 시작되면,
  공연 중간의 에누리 시간들을 편집한 듯한 부분들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거의 콘서트의 전부를 영화관으로 옮겨놓은 듯한 착각이 여겨질 정도로 '마틴 스콜세지'는 '롤링 스톤즈' 그 자체에만 몰두 합니다.

  다른 구차한 설명없이 공연 모습으로 다큐의 대부분이 채워지는데요.
  정말이지 그 분들의 공연은 '60'대 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다이나믹하고 힘이 넘칩니다.

  물론, 노래가 몇 곡 끝나고 잠깐씩 예전 자료 영상들의 화면들이 삽입되어있는데,
  대부분 인터뷰인 이 내용들이 던지는 메시지는 주목해서 볼 필요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예를 들어,
  First 기타를 맡고 있는 '키스 리차드'와 Second 기타를 맡고 있는 '론 우드'의 인터뷰 영상에서는 둘의 조화, 혹은 누구의 기타실력이 더 좋은가에 대한 질문들이 나오는데, 그 뒤에 이어지는 공연장면이 바로 이들의 참된 기타실력을 확인할 수 있는 그런 파트로 이어지게 됩니다.

  또,
  다큐 말미에 이어진 '믹 재거'의 인터뷰 장면에서는
  '60세까지 무대에 오를 겁니까?' 라고 묻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인터뷰 뒤로 공연영상이 이어지면서, 이들이 살아있는 신화 임을 극적으로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관에 사람들이 별로 없었던 관계로, 그들의 음악에 맞춰 발도 구르고 머리도 조금씩 흔들면서 정말 콘서트 장에 온 것처럼 재미있게 봤는데요.

  영화를 보는 내내 그들이 참 부러웠습니다.
  물론 깊이 알 순 없지만, 그들은 오로지 음악, 무대, 공연 등을 생각하며 평생을 살았고, 인간이란 그렇게 자신이 진정원하고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열심히 살아야 후회도 없고, 평생 늙지도 않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
  하지만 그렇게 살아가기는 너무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말입니다.
  그렇게 봤을 때, 20대의 꿈을 버리지 않은 그들은 진정한 '젊음' 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겠지요.


  영화에 등장하는 '게스트'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오프닝을 맡아 준 '클린턴', 잠깐이나마 등장하는 '힐러리'
  첫 게스트로 나온 '잭 화이트'
  '키스 리차드'와 함께 환상의 연주실력을 보여주었던 '버디 가이'
  (요 근래에 봤던 기타 베틀 중, 최고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간결하면서도 상대를 꺾지 않고 제압하는 훌륭한 연주, '키스'의 배려깊은 연주도 역시 최곱니다.)
  섹시함으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둘의 조화 '크리스티나 아귈레라' & '믹 재거'

  모두 혼신의 열정을 보여주어서 참으로 즐거웠습니다.

  콘서트가 앙코르까지 모두 끝나고,

  카메라가 '믹재거'의 시야에서 공연장을 빠져나오며, 곳곳에서 '마틴 스콜세지'가 등장하여 카메라에세 동선을 지시하면서 마지막으로 넓게 뉴욕시를 조망하는 장면으로 끝이 나는데,

  그렇게 영화를 다 보게 되니, 다큐나 영화를 봤다는 생각보단 콘서트에 다녀왔다는 생각이 더 강하게 들었습니다.

  별다는 스토리나 서사구조가 느껴지지 않아서,
  '롤링스톤즈'에 대해 관심이 없으신 분들에게는 지루하기 그지 없을 수도 있겠지만,

  음악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몇 만원씩 하는 입장료 대신에 7000원으로 즐길 수 있는 콘서트.
  맨 뒷 자리로 선택하면 스텐딩 관람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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