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 2008년 09월 12일 16시 50분
Where : CGV(오리)
(★★★★)

  최근 몇 년간, 뮤지컬의 영화화 붐을 타고 제작된 또다른 '무비컬' <맘마미아>.
  전 세계적 그룹 '아바'의 노래를 통해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는 이점으로 가장 영화화하기 적합한 뮤지컬임에도 불구하고 뒤늦게 우리를 찾아온 영화입니다.

  스웨덴의 보컬그룹 이라고 한다면 저도 '아바'보단 '에이스 오브 베이스'가 더 익숙한 세대이긴 하지만, '아바'의 히트곡은 웬만하면 모두 들어본 것들이죠.
  또, 대학교 때 아끼던 후배녀석이 '아바'를 너무 좋아하는 모습에 신기해서 유심히 들어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물론, 저와 같은 경우에는 '박해미', '전수경', '이경미' 씨가 열연을 펼치던 뮤지컬을 매우 즐겁게 봤던 기억이 있어서, 영화로 만들어진 <맘마미아>는 또 어떤 재미가 있을까 관심있게 보았습니다.

  더군다나, '메릴 스트립', '피어스 브로스넌', '콜린 퍼스'등의 연기파 배우들이 출연한다는 소식을 들 었을 땐, 꼭 봐야지 하고 마음 먹었던 터였습니다.

  주요 줄거리는
  지중해 그리스의 한 섬에서 호텔을 운영하며 살아가는 '도나(메릴스트립)'에게는 딸 '소피(아만다 세이프라이드)' 있는데, '소피'는 얼마 남지 않은 결혼을 맞이하여 그간 어머니가 밝히지 않았던 자신의 아버지를 결혼식에 초대하고자 합니다. 우연히 발견하게된 어머니의 일기장을 훔쳐보던 중, 평소 자신의 아버지 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왔던 '샘(피어스 브로스넌)' 말고도 두 명의 후보가 더 있음을 발견하고 그들 모두에게 결혼식 초대장을 보내는데요. 진짜 아버지라고 생각되는 사람 한 명이 찾아올 것으로 생각했던 예상을 깨고 3명의 아버지 후보가 모두 나타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유쾌발랄 소동극 입니다.

  영화에서는 '소피'의 역할이 조금 부각되어 있는 것 처럼 보이지만, 실제 <맘마미아>의 주인공은 '도나'이지요. 내용의 초점도 '소피'의 결혼이 아닌 '도나'의 잃어버린 젊음과 사랑 되찾기 일 겁니다. 그 안에서 모녀 간의 갈등과 이해도 첨가되고, 어머니의 젊은 날을 이해하게되는 '소피'는 결혼보다는 미래와 모험을 향해서 나아가는 모습으로 결론이 맺어지는 다분히 장년층을 위한 내용이라고 생각됩니다.

  자신의 화려했던 일들을 회상하며 친구인 '타냐','로지'와 함께 공연하는 모습은 또한 이 영화의 클라이막스라고도 볼 수 있고요.

  하지만,
  '소피'의 모습을 보면서 '타냐'와 '로지'가 "도나 젊었을 때와 똑같아."라고 말하는 여러 장면들과 젊음을 열정적으로 불태우는 모습으로 나오는 '소피'의 모습을 통해 '소피'는 젊은 날의 '도나'임을 알 수 있기 때문에 꼭 장년층을 위한 영화라기 보다는 모든 여성들을 위한 영화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물론, 꼭 편을 갈라서 남성들이 이해못하거나, 재미없어 할 만하다는 건 아니고요. ^^

  뮤지컬과 영화의 차이점을 짚어보자면,
  아무래도 노래가 중심이 되는 내용이고, 누구나 잘 아는 '아바'의 노래들이다 보니, 대부분의 노래들을 흥얼거릴 수 있는 흥겨움은 '뮤지컬'이 더 나은 것 같습니다. 같이 박수 치고 따라하고, 앵콜을 외치고, 하는 장면들이 좀더 재밌습니다.
  하지만,
  그리스의 아름다운 해변 풍경과 함께, 화면 가득 채워지는 사람들의 군무는 영화가 훨씬 화려합니다.
  알려져있는 바대로, 영화의 감독과 뮤지컬의 감독이 같은 분이라서, 영화화의 초점을 뮤지컬을 완벽하게 영화로 재현하고 싶으셨던지, 많은 부분의 대사와 장면 설정들을 거의 그대로 옮겨온 것 같은데,
  뮤지컬이 현장성이 강하다고 한다면,
  영화는 무대에서는 불가능한 것들을 좀더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것일텐데,
  좀더 영화에 맞게 스토리 라인을 보강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있습니다.
  예를 들면 갑자기 동성애자로 설정되어 버리는 '해리(콜린 퍼스)'의 내용은 정말이지 뜬금없었습니다.

  뮤지컬에서는 라이브로 노래를 하다 보니 음악에서 느껴지는 감동과 울림은 영화가 따라잡을 수 없을테니, 다른 부분에서 영화의 이점을 살렸어야 했는데, 영화화를 통해 나아진 것은 화려한 볼거리가 전부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아무튼,
  '도나'를 연기한 '메릴스트립'은 연기와 노래 모든 면에서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어서 흐뭇했습니다. 역시 실망을 주지 않는 배우, 중간에 해변가의 남성을 요리하는 '타나'역의 '크리스틴 바란스키'의 연기도 매력이 철철 흘러넘쳤고요.
  '샘'을 연기한 '피어스 브로스넌'은 영화가 살린 배우지요. 아마 뮤지컬이었다면 그 바리톤의 저음으로는 연기하기가 힘들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제가 굉장히 좋아하는 배우임에도 불구하고, 그 점은 안타까웠습니다.
  포스터에 마치 주인공처럼 나오는 '소피'역의 '아만다 세이프라이드'는 미드를 잘 안보는 터라 잘 몰랐던 배우였는데, 노래를 참 잘하는 것 같았고요, 약간 오버스러운 표정 연기를 보고 뮤지컬 배우인 줄 알았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앵콜처럼 펼쳐지는 6배우의 공연은 뮤지컬의 앵콜공연과 똑같더군요. 뮤지컬의 완벽한 영화화라는 감독의 의도가 여실히 드러난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튼,
  상쾌, 유쾌, 통쾌함에서는 무엇하나 부족함이 없는 영화이고,
  지중해의 아름다운 풍광이 펼쳐지는 영상이나,
  귀를 즐겁게 해주는 '아바'의 노래들과 함께
  2시간 동안의 그리스 여행을 원하시는 분들이라면 100% 만족하실 영화입니다.

  여름 휴가의 추억에서 아직 헤어나지 못하고 계신 분들은 꼭 보세요.

  <맘마미아>의 뜻이 '어머나','깜짝이야','맙소사'라는 건 다 아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