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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n : 2008년 09월 06일 14시00분
Where : 2008 충무로 국제 영화제 (중앙시네마)
(★★★★☆)
'스티븐 스틸버그'의 명작 <미지와의 조우>
우리 나라에 <ET>가 개봉했던 것이 초등학교 2학년 때 였던 것으로 어렴풋이 기억하는데, 그 당시에 <ET>의 열풍은 그야 말로 대단하여 9시뉴스에 소개가 될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다지 여유가 있던 편이 아니었던 우리 부모님께서도 그 영화만은 보여줘야 겠다고 생각을 했는지, 아니면 내가 보고 싶다고 졸랐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아무튼 나는 어린 동생의 손을 붙잡고 극장에 가서 <ET>를 입석으로 보았죠.
그렇게 <ET>의 열풍이 지나간 뒤에 뒤늦게 수입되었던 영화가 바로 <미지와의 조우>였습니다.
<ET>가 1982년작, <미지와의 조우>가 1977년작, 뒤늦게 수입되었던 탓도 있고, 내가 너무 어렸던 탓도 있어서, 지나가면서 UFO가 그려져 있는 포스터를 봤던 기억, "미지", "조우"라는 말이 주는 몽롱하고 어렴풋한 기억만 남아있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난 뒤에 알고 보니, SF영화에서도 몇 손가락에 들 정도로 유명한 작품이었다는 것.
아쉬워하던 차에 이번 '충무로 국제 영화제' 덕분에 만날 수 있어서 매우 기뻤습니다.
영화가 시작하기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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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와의 조우>를 비롯하여 <블레이드 러너>,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등의 특수효과를 담당했던 '더글라스 트럼블(Douglas Trumbull )' 할아버지가 나오셔서 영화에 사용된 특수효과의 촬영법과 관점포인트에 대해 설명하는 뜻깊은 시간도 있었습니다.
("더글라스 트럼블"은 영화가 끝난 후, 다시 무대위로 오르셔서 관객과의 질의응답시간을 가졌는데, 많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재치있는 답변과 자신의 일에 대한 끊임없는 애착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 매우 구체적으로 말씀하셔서 진정한 프로의 모습을 보여주지요.)
<미지와의 조우>의 대략적인 줄거리는
어느 날, UFO의 출현과 함께 세계 곳곳에 나타나는 그들의 메시지를 읽어내기위해 과학자집단과 미국정부가 노력하는 가운데,
정전사태에 비상출동을 하다가 UFO을 목격하게 된 '로리(리차드 드레이퍼스)'는 목격 이후 계속 머리속에 떠오르는 어떠한 형상에 대해 집착하게 됩니다.
한편, 아들 '베리'와 함께 살고 있던 '질리안(멜린다 딜런)'도 UFO를 목격하게 되는데, 어린 아들 '베리'는 UFO를 '장난감'이라고 부르면서 외계인들과 교감하는 듯한 행동을 하다가 결국 UFO에 끌려올라가게 된다. 좌절한 '질리안'은 그러나 머리속에 떠나가지 않은 영상을 그림에 옮기기 시작하느데 그 모양은 '로리'의 그것과 매우 흡사하지요.
그 즈음, 인도에서 발견된 외계인의 메시지, 5개의 음역으로 구성된 그 메시지와 레이더에 잡힌 6개의 숫자들을 해독하게된 과학자들은 '아이오밍'주에 있는 '데빌스 타워'라는 곳을 알아내고 주민들을 대피시키고 우주인들과 교접할 준비를 하는데,
계속되는 이상행동으로 가족과도 이별하게된 '로리'는 우연히 TV를 보다 대피방송화면에 잡힌 '데빌스 타워'가 자신의 머리속에 떠오르는 형상과 일치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데빌스 타워'를 찾아서 출발하게 된다는 정도....
위의 내용이 3분의 2정도의 내용입니다.
보신 분들도 많으실 것 같고, 워낙 많이 알려져있기도 해서 좀 자세하게 적어보았습니다만, 중간 중간 생략한 부분들이 많으니까 결정적 스포일러가 많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영화는 '스티븐 스틸버그'의 헐리우드 영화 답게 처음부터 외계인과 UFO의 존재에 대해 '빵!'질러 놓고, 하나씩 하나씩 미끼를 던져주면서 시종일관 관객들의 흥미를 자극시키는터라 매우 재미있었습니다. 간혹 터지는 '리챠드 드레이퍼스'의 입담좋은 대사도 즐겁기도 했고요.
뭣보다 1977년 임에도 불구하고 등장하는 UFO의 모습이 매우 현실감있었다는 겁니다. 외향을 넘어서서, UFO가 비행하는 모습도 언젠가 보았던 'UFO의 실체', 'UFO 정말 있나?' 이런 책들에서 설명하고 있는 것과 매우 흡사 했습니다.
('더글러스 트럼블'할아버지가 말하길, 실제로 자신이 UFO를 본 적은 없지만, 영화에서 표현한 것은 실제이고, 실제 목격을 기초로하였다고 설명하시더군요.)
무엇보다 이영화가 SF의 고전으로 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이제까지 위협과 공포의 대상으로만 여겨져왔던 UFO와 외계인이라는 존재에 '손님'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의 '가치'를 부여하였다는 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비록, 결말 부분에 '로리'가 중요한 역할을 하기는 하나,
그 전까지 권력자들은 외계인이나 UFO에 대한 정보는 일반인들에겐 알리지 않고 독점하려 했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외계생명체들이 먼저 교감했던 사람들은 '로리'와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었고,
권력자들은 과학이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그들의 물리적 메시지를 분석하고 반복하는 것 뿐이었으니까요...(영화에 대한 정보가 너무 적어서 잘 이해가 안되시죠? 제 글 능력의 한계입니다. ^^;;)
그런 여러가지의 정보를 종합해서 생각을 해보면,
<미지와의 조우>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그간 신비화됐거나, 아니면 비밀시되어왔거나, 아니면 실없는 사람들의 실없는 발언들이라고만 여겨왔던, 미지의 세계인 UFO와 외계생명체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표명하고, 그들의 존재를 인정하는 인식의 전환이 이 영화가 가지는 참다운 가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영화를 보는 시종일관,
70년대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촌스럽지 않은 특수효과들, 인물들 사이의 농담들, 내용전개의 유연함이 매우 돋보였으며,
끝까지 관객들에게 긴장감을 늦출 수 없도록 했던 '스필버그'의 연출력에 다시 한번 감탄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여러 영화에서 변형되어 등장했던 것 같긴 하지만,
외계인과 단순한 5음계를 통해서 의사소통한다는 설정도 70년대를 기준으로 봤을 때, 참으로 신선했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 영화관에서 볼 수 있는 기회는 매우 적겠지만,
가까운 DVD 대여점에 가시면 극장판, 감독판, 특별판이 모두 수록되어 있는 울트라에디션 버전의 DVD가 있다니 적적하실 때,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질의응답 중인 '더글라스 트럼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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