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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n : 2008년 08월 30일 16시 20분
Where : CGV (오리)
(★★★★★)

  관객들이 기억하지 못하는 영화의 뒷면.
  그들이 있기에 우리는 재미있는 영화를, 멋진 자동차씬을, 현란한 액션씬을 볼 수 있었다.

  이 영화 <우리는 액션배우다>는 '정두홍'감독이 오래 전부터 운영해오고 있는 '서울 액션스쿨' 제8기 수료생들의 좌충우돌 액션배우 입문기를 그 수료생 중, 한 명인 '정병길'이 연출을 맡아 제작한 다큐멘터리다.

  2004년 서울 액션스쿨 제8기 오디션장에는 그야말로 다양한 지역에서 다양한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심사위원들은 극히 주관적인 판단 기준에 의해서, 혹은 인간적인 면에 끌려서 총 63명의 훈련생들을 뽑았고 6개월 동안의 뼈를 깎는 듯한 훈련 끝에 최종적으로 수료한 사람은 10명 남짓.

  그 가운데에서 다큐가 촬영될 때까지 영화현장에서 스턴트를 하고 있는 사람은 '권기덕', '곽진석', '신성일' 단 세 명 뿐이다.

  자동차 정비공의 전직을 가지고 있던 '권기덕'은 자동차를 '고치는 것'에 전문이었지, 자동차를 '뒤집는 액션'에 전문은 아니었지만, 현재는 우리 나라에서 가장 차를 잘 뒤집는 전문가가 되어있고,

  '팀버튼'의 <가위손>을 보던 중, '위노라 라이더'에게 반해버린 뒤 미용사의 길을 걸었던 '곽진석'은 복싱 경력으로 다져진 훌륭한 복근으로 발탁되어 여전히 복근 전문, 복싱상대 전문 배우로 활약 중.

  별다른 특기는 없었지만, 얼굴만은 주연배우 못지 않았던 '신성일'은 현재 가장 바쁘게 활동 중이다.

  그 밖에도 자신의 길을 찾아 끊임없이 헤매는 감초 같은 역할의 '정세진'  (이 분 때문에 웃겨서 죽을 뻔했다.)
  두 번의 인대파열로 결국 스턴트계를 떠나, 가수의 길을 준비하는 '권문철'

  그 밖에, 오디션에 도전했다 실패했지만 다른 곳에서 또다른 꿈을 찾아가는 많은 액션배우 지망생들...

  그들의 삶을 누리는 방식은 끊임없는 도전이었다.

  그들의 목숨을 건 열정이 참으로 부러웠고,
  자신의 몸이 다치는 것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주연배우가 다치지 않아 다행'이라는, '흐르는 피만 닦아내고 다시 촬영하면 된다'고 말하며 영화를 먼저 걱정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을 보면서 지금의 내 모습을 돌아보게 되었다.

  말미에,
  영화를 같이 하던 PD의 부탁으로 주인공들이 여고를 찾아가 '스턴트'를 보여주고 나서 소녀들의 환호와 관심 속에서 '스타'처럼 사진을 같이 찍고, 싸인을 해주고 하는 동안,
  마치 몸에 안맞는 옷을 입은 듯 멋쩍어하면서도, 얼굴에 떠나가지 않던 미소를 보면서 가슴이 찡했다.

  아.. 영화, 감사하면서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시간 동안 번뜩이는 재치로, 꾸밈없는 순수한 모습으로, 정직함으로 끊임없이 웃겨주다가, 나중엔 그 모든 것이 영화가 아니라 그들의 삶이고 현실이고 사실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서 숙연해지게 하는 멋진영화.
  별점 만점의 다큐멘터리.

  전주영화제 역대 최고의 평점으로 관객상을 받은 게 그냥 받은 게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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