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보기만 해도 즐거워지는 책!탑!
아. 또 돌고 돌아 생일이 찾아왔습니다.
오늘이 제 생일이었어요.
이젠 뭐 진짜로 생일이 되어도 다른 날과 별다를 것도 없고,
애들처럼 "생파"를 하기위해 친구들이 모이는 것도 아니고,
여자친구도 없어서 살갑게 챙겨줄 사람도 없는데...왠지 그래도 뭔가 써프라이즈한 일이 일어났으면 하고 기대하게 되는 것은 무슨 심리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큰 기대는 큰 실망을 불러일으키는 법. 많은 기대를 하진 않았고, 올 생일은 그냥 다만 조용하게 지나갔으면 하고 바라기는 했었죠. ^^
언젠가 바쁘게 살던 한 사람이 자기 생일인 줄도 몰랐다가 주위에서 오늘 뭐할거냐고 물어봐서 생일인 줄 알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는데, 저도 그런거 한 번 해보고 싶었거든요.
근데, 저는 생일을 음력으로 합니다.(언젠가 이야기했었나 모르겠네요.)
암튼, 그래서 생일을 양력으로 착각한 많은 사람들이 한 달 전부터 꾸준하게 생일을 축하해오는 바람에, 생일을 모르고 지날 수가 없네요..ㅎㅎㅎ
(고맙다구요 '하X마트', '베이직 X우스', '전X랜드', '드X안경' 기타 등등등)
여튼, 작년까지는 그래도 적적한 기분이 들어서 생일이 가까워오면 오래도록 살려고 벼렀던 물건을 사거나, 평소엔 쉽게 보기 힘은 공연을 보거나 그랬는데, 이젠 그런것도 시들해지고, 어제에서야 낑낑대면서 못이기는 척 몇몇 뮤지컬과 연극을 알아봤더니, 내가 보고 싶은 공연은 8월 달에나 시작해서 결국 관두고 말았습니다.
대신, 며칠 전에 주문했던 책들과 CD가 오면 그것으로 생일 선물을 치고 말자는 생각을 했었죠..
위 사진은 그 책들과 제가 방학동안 꼭 읽어야겠다고 생각한 몇 권의 책들입니다. 실은 이것보다 조금 더 많은데요. 워낙에 사놓은지가 오래되어서 언제 읽을지 알 수도 없는 것들이라 꺼내기 좀 민망한 책들은 살짝 뒤로 빼두었습니다. ㅎㅎㅎ
<인문좌파를 위한 이론 가이드>는 도발적인 제목이 맘에 들었고, 또 내가 알고 있는 얕은 지식을 잘 써먹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하고 산 책인데, 왠지 이 책을 읽으려면 저자처럼 저도 칸트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잠시 쉬고 잇었던 책입니다. 언젠가 칸트부터 하긴 해야할텐데...
<눈먼 시계공>은 제가 좋아하는 '정재승' 박사가 '김탁환'과 함께 쓴 소설이라 완전 재밌을 것 같은데요. 얼마 전에 TV 책을 말하다 인가에 나와서 대담하는 것을 봤더니 더욱 흥미가 끌렸습니다. 이것도 사놓은지는 꽤 되었네요.
<아주 사적인, 긴 만남>은 주위 많은 분들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말미암아 도저히 읽어보지 않고는 못견디게 되어버린 책. '마종기'시인도 '루시드 폴'도 모두 좋아라 하는 사람이니까 꼽싸리껴서 편지 가로채 읽는 기분으로 읽으면 쉽게 읽힐 듯 싶어요.
<루르몬트의 정원>은 일방적으로 제가 친분이 있다고 생각하는 이웃 블로거 '클라리사'님이 펴내신 '네덜란드'에서 소소하게 사는 법에 대한 책인데요. 블로그 글도 차분하고 조목조목 한 걸로 봐서 상당히 즐거운 글 읽기가 될 것 같은 기분입니다. 제가 '하루키'의 에세이를 읽고 '그리스'에서 살아보고 싶었던 것처럼 이 책을 읽고 '네덜란드'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하이네켄'을 본고장에서 먹어보고 싶은 마음은 있으니까 한 번쯤 살아보고 싶긴 하네요.
<당신 소녀 옆을 스쳐간 그 소녀의 이름은>은 따끈따끈한 신작으로 요번 한계레 문학상 수상작이네요. 귀가 얇은 제가 심사위원들의 만장일치 결정이라는 말만 믿고 또 덜컥 사버렸는데, 모르겠습니다.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는 예전에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던 책인데, 얼마 전에 또 이웃블로거 'herenow'님이 읽고 계신 것을 보고 다시 보고 싶어졌어요. 전에 읽을 땐, 그냥 조화로운 삶에 대한 이야기이구나.. 하고 읽었는데, 지금은 제가 그러한 조화로운 만남을 꿈꾸고 있으니까 새로운 무언가를 얻을 수 있겠구나 싶었거든요. 뜻깊은 시간이 되기를...
그리고 <진심의 탐닉>은 한참 재밌게 보고 있는 도중에 '오샘'이 가져가서 오늘 반납한 터라 마저 읽어야 합니다..
글을 쓰다보니, 예약 주문으로 아직 도착하지 않은 책이 두 권 더 있네요. '김영하'의 신작과 <1Q84 3>. 우... 좀 많은 기분이 없잖아 있는데, 뭐 어찌 되지 않겠어요 ^^
아. 생일을 맞아 한 가지 뿌듯했던 일은, 아침에 출근하는데, 문자를 받은 거에요.
나는 애들이 보냈겠거니.. 하면서 확인을 했는데, 세상에 얼마 전에 핸드폰을 사드린 어머니가 아침 일찍 '미역국 못 끓여줘서 미안하다'고 문자를 보내신 거에요.. 그것도 앞 뒤가 굉장히 긴 장문의 문자를 요.. 역시 핸드폰을 진작 사드렸어야 하는 거였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그렇게 출근을 해서, 보충수업을 마치고, 생일인데도 불구하고 5시까지 아이들 자율학습 감독을 하고 부모님과 동생과 함께 정말 오래간만에 오붓하게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여전히 퉁퉁거리시는 아버지와 재기발랄한 동생과 정많으신 어머니와 함께 티격태격하면서 밥을 먹는 시간이 점점 소중하게 느껴진다는 것이 좀 아쉽기도 합니다만, 뭐.. 제가 더 잘해야 하는 거겠죠...^^
그리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그래도 뭔가 허전했습니다.
책도 샀고, CD도 두 개나 샀고, 저녁식사도 했는데 뭔가 이대로는 아닌 것 같았어요.
생일이면 뭔가 생일 답게 내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일 한 가지는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평소에 주저하던 무언가를 해야 하는 거 아닌가. 그게 비싼 물건이 되었든, 아님 해보지 못했던 일이든 간에..하는 생각이 자꾸 맴돌았죠.. 그래서 년초부터 미뤄왔던 일을 한 가지 했습니다.
'나눔문화'와 '노무현재단 사람사는 세상'의 후원인 되기.
연초부터 생각은 있으면서도 겨우 1만원이라는 돈이 무슨 힘이 될까 싶기도 했고, 이래저래 바쁘기도 해서 때를 놓쳤는데, 이제는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후원인 신청을 완료했습니다.
수많은 책들을 읽으면서, 우리 나라를 좀더 좋은 나라로 만들기 위해서 좋은 시민단체의 정기 후원인이 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깨닫고 배웠으면서도 선뜻 실현하기가 어렵더라구요.
그래도 여러 단체 중에 점찍어놨던 두 단체였던지라 후원를 하고 나니 마음은 편합니다. 후후...
아... 이제야 좀 뭔가 한 것 같네요.. ㅋㅋ
이렇게 또 보람찬 서른 다섯 번째 생일이 지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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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을 달아 주세요
생일 축하드려요!!!
아직 안 늦은거지, 하면서 댓글부터 달고 글 읽을려구요.
책들, 사진으로 보기만해도 흐뭇한데요.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
생일 축하해요~~~
늦기 전에 먼저 인사를. ^^
글을 읽었으니 이제 차분한 마음으로... ^^
생일 진심으로 축하해요!
보람찬 일도 하시고 좋은데요.
저 책들, 보기만해도 제가 다 흐뭇해요. <당신 옆을 스쳐간 그 소녀의 이름은>은 책 제목이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게 꼭 읽어보고 싶네요.
책 재미있게 읽으시면서 여름, 잘 보내세요! ^^
이제. 컴을 손 보신 건가요?? 댓글을 보니 반갑워요. ^^
12시가 넘을 까봐 글도 읽기 전에 축하글 먼저 남기시구.. 진심이 느껴져서 정말 기분 좋았어요..저도 진심, 감사합니당!!
책을 쌓아 탑을 만드는 건 참으로 좋은데, 좋은 만큼 많이 읽어으면 좋겠어요. ㅎㅎ
'herenow'님도 더운데 건강 잘 챙기세요.. 객지에선 안아픈게 최고!
(그 곳은 항상 더운가요?? 잘모르겠넹..ㅎ)
저 책탑 노려보는 아이가 그 에티오피아 소년인가보죠?
답장은 쓰셨어요?
답장 안오면 뭔 일 저지를 기세.jpg 입니다~
생일에도 받은 것보다 준 것이 더 많은 결여님,
언제쯤 생일 흑자로 돌아서려나요..^^
적자결산에도 미소 짓고 있는 사람의 아름다운 생일을
축하합니다!
감사합니다. ^^
나이를 먹으면 나잇값을 해야 한다던데요.
나잇값하기 위해서 열심히 살겠습니다. ^^
소년처럼 나왔지만, 소년아니구 소녀입니다.ㅋㅋ
당연히 답장을 썼지요. 마침 이벤트 같은 것을 하고 있더라고요. 오래간만에 편지를 쓸려니까 잘 안써졌지만 열심히 썼습니다. ㅎㅎ
늦었지만 생일 축하드려요! ^^
감사해요~~ 에코님..
댓글 살렸어요.. ㅠㅠ
이미 지났지만 생일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책 진짜 많이 읽으시는것 같아요!
헤헤.. 감사해요 'clovis'님.. 하루 지나서 축하받으니 생일이 이틀이나 되는 것 같아요. 더 좋은데요? ^^
며칠지났지만 생일 축하해요^^
정말 저 책탑은 무지 부러운걸요^^
헤헤, '실버제로'님은 평소 책도 많이 읽으시던데, 그곳에서 한글이 더욱 그리우시겠어요..
저는 읽기보다는 쌓아놓는데 더 취미가 많다능...ㅎ
헤헤..
저 책 많이 안읽어요... 특히 지금은 ㅠㅠ
늦었지만
생일 축하!
새 책 오면 저렇게 쌓아놓는 거, 저랑 비슷하심^^
감사합니당.
책이 오면 쌓아놓고 높이를 즐기면서 어느 것을 먼저 읽을까 고르는 재미도 쏠쏠하죠.. ^^
밥 안먹어도 배부른 느낌..
오랜만에 글만 살짝 읽고 가려는 중~^^ 나눔문화와 노무현 재단이 반가워 글 남겨요~^^
저희도 아이들 이름으로 여기에 후원해요~^^ 나눔문화 참 좋아요~ 좋아~^^
ㅋㅋㅋ 잘지내지 옥선~~ ㅋㅋ
나도 나눔문화 참 좋아해.. 활동은 못하지만..ㅎ
아이들 이름으로 기부하는 거.. 좀 멋진데?? 난 언제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