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충 수업이 끝난 후,
  1정 연수를 받고 있는 대학원 동기들을 응원하고 돌아와서는 이틀 동안 집에서 꼼짝않고 누워 있었습니다.
  그리고, 학교에 잠시 나가서 소소한 일들을 처리하고, 월요일에는 부모님의 이사를 도와드렸구요.(무려 5개월에 걸친 대장정!) 화요일에는 후배들을 만나서 담소를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또 어제 오늘은 집에서 뒹굴거리고 있네요...

  일단은 하고 싶은 걸 하자는 맘이 커서, 책을 읽다가, TV를 보다가 졸리면 좀 자고, 음악도 틀어놓고 그렇게 한가롭게 여유를 부리면서 지내고 있는데요.

  푹 쉬어서 몸이 편해지는 느낌은 있지만, 왠지 허무하게 하루가 끝나는 것 같은 느낌도 있습니다.

  제가 흔히 하는 이야기가
  '조선시대에 태어나서 한량으로 지내고 싶다. 하지만 우리 집안이 양반 집안은 아니었을 것 같아서 좀 고민이다..'
  라는 건데요.

  뒹굴거리는 것을 꽤나 좋아하긴 해도, 하염없이 그러고만 있지는 못하는 걸로 봐서 양반으로 태어났더라도 역마살이 붙어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여튼, 오늘은 아침 일찍 일어나 그간 작은 고장들로 신경쓰이게 했던 자동차를 정비소에 맡기고 들어오면서 영화를 한 편 봤습니다. '원빈'이 나오는 <아저씨>라는 영화인데, 재밌게 보기는 했어도 딱히 이야기하거나 생각할만한 점은 없는 영화라 리뷰를 올리기도 좀 뭣하네요.. ^^;;
  남자인 제가 보아도 '원빈'은 정말 멋있습니다. 잘생겼어요. 그리고 '김새론'이라는 아역 배우는 어린 나이임에도 눈매에 서글픔이 묻어나는 아이여서 저번에 <여행자>에서 보았을 때도 느꼈던 것이지만, '참으로 연기를 잘하는구나'하고 생각했답니다.

  그리고 이제 집에 들어와서 방학 중 자가연수과제를 해보려고 하는데요..(선생님들도 방학 과제가 있다는 사실!)
  주말에 '통영'으로 놀러갈 마음을 먹고 있어서 인지 쉽게 손에 잡히질 않습니다.
  그냥 쉬고만 싶어요.. ㅠㅠ

  그래도 주말에 맘 편하게 떠났다가 돌아오려면, 빨리 해놓고, 내일은 건강검진도 받아야 하고, 대학로에 나가서 연극도 한 편 봐야겠는데 말이죠... 이럴 땐 몸이 열 개 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 놈은 집에서 쉬게 놔두고, 한 놈은 건강검진 보내고, 한 놈은 연극보러 보내고요..
  그런데, 그럴 때마다 또 드는 생각이 그렇게 나눠서 무언가를 하면 느끼는 즐거움이나 감동 같은 것도 나눈 만큼만 느끼게 되는 게 아닐까 하는 거에요.. 예를 들어 열 개로 나눴으면 느끼는 감동은 10분의 1만 느끼게 되는...참 쓸데없는 생각이지만 그런 면을 보면 또 제가 욕심이 참 많구나하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여튼, 오늘은 빨리 과제를 마무리하고, 여행 계획을 구체적으로 짜두어야 겠습니다.
  이번 여행은 차도 없이 오로지 홀홀한 마음으로 떠날 예정이긴 한데요. 역시나 더위가 걱정이네요. 저는 유난히 더위를 많이 타거든요.
  그래도 다행히 태풍이 큰 피해를 주지 않고 지나가서 혹시나 수해민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 걱정은 덜었는데, 여행을 다녀오면 또 다음 날부터 학교에 나가야 하고 바로 개학이어서 피로가 쌓이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그래도 다녀와야겠죠?
  여행은 언제나 즐거우니까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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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lovis 2010/08/12 20:36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저도 가족들과 춘천에 다녀왔습니다^^*
    잘 쉬고 온 것 같아요 ㅎㅎㅎ

    통영! 아름다운 항구도시 이지요
    부산보단 좀 작지만 ㅎㅎ 좀 더 아기자기한 맛이 있달까요

    근처가 제 고향인데ㅎㅎ 초등학교까지 다니고 이사를 가긴했지만요
    아! 혹시 통영 가셔서 회드실건가요? 조심하세요
    태풍뒤 물고기는 위험하답니다...


    잘 쉬다오세요^^

    • 차이와결여 2010/08/12 22:07  address  modify / delete

      우.. 저는 춘천도 좋아하는데요.. ㅠㅠ
      좋으셨겠어요.. 부럽습니다.

      근처가 고향이시라니.. 어디쯤일까요 ^^

      저는 바닷가에 한 번쯤 살아보고 싶습니다. 오래는 못 살 것 같지만, 한 3년 쯤만 살 수 있다면 좋겠어요.
      모르긴 몰라도 또 나름의 불편함이 있겠지만, 그래도 꼭 한 번쯤은 살 수 있었음 좋겠어요..

      아.. 회도 좋아하긴 하는데, 혼자가는 처지라, 반 마리만 팔으시라고 할 수도 없고ㅋㅋ 아마 그냥 넘어가지 싶습니다.

      근데, 태풍 뒤 물고기는 왜 위험한 거지요?

    • clovis 2010/08/13 18:38  address  modify / delete

      글쎄요..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네요
      어릴 때 동네 할아버지들이 비 온뒤나 태풍온 뒤에 물고기는 위험하니 먹지말라고 하셨었거든요...


      진짜 왜 그럴까요??

    • 실버제로 2010/08/13 22:31  address  modify / delete

      저도 궁금해져서 검색해봤어요!!

      http://blog.daum.net/ksw7509/8821595

      비가 오면 해수가 순환을 하게 되어서 저층의 해수가 위로 올라오면서 박테리아들과 영양염이 같이 올라온다네요. 그래서 그걸 먹은 물고기들이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주장과 도마의 세균이 습기가 많은 날 더 번식을 잘한다는 주장이 있다는 군요.

      하지만 건강한 사람은 먹어도 상관없다고 하네요.^^

    • 차이와결여 2010/08/13 23:41  address  modify / delete

      우와.. 멋져요..

      궁금하기는 하나, 굳이 찾아보려 하지 않는 인문계 선생과는 달리 역시 탐구정신이 투철하신 '실버제로'님이시네요..

      완전 넋두리 같은 제 포스트에 이런 실생활에 도움되는 정보들이 달리는 것을 보니, 왠지 포털스러움이 느껴지는 것이 제 블로그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느낌이에요..ㅎㅎ

      그런 것이군요. 나름 일리가 있는 것이네요.
      저는 얼마 전에 본 다큐멘터리 때문인지, 바다에 사는 물고기들 중에서도 큰 물고기들을 먹으면 수은 중독에 걸리는게 아닌가하는 쓸잘데기없는 염려가 드네요..

      먹이사슬의 가장 상층부에 위치하고, 그러면 그 하층부까지의 먹이들의 체내에 축적된 오염물질이 쌓이고 또 쌓이고....

      여튼, 이번 여행 혼자라서 회먹을 일은 없을 것 같아요.
      걱정해주시고, 찾아봐주셔서 감사해요. 호호호

  2. 클라리사 2010/08/14 04:32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나눠서 하면 그만큼 감동도 줄어든다는 말에 한 표!

    회는요(저도 나름 바닷가 출신이라),비 오면 횟집들 썰렁하고 고깃집이 붐비거든요.
    그럴때 돈 없는 젊은이들은 횟집으로 가곤 했지만(특히 태풍 쓸고간 뒤에)
    비 정도는 몰라도, 큰 태풍 뒤에는 회 안 먹는 게 불문율.(위에서 말씀하신 이유로, 특히 두번째~)
    그래도 통영 가면 회 드세요. 자연산으로...

    • 차이와결여 2010/08/14 07:40  address  modify / delete

      정말 저는 몰랐어요.
      본래부터 회를 먹고 자란 것이 아니라 '광어 9,900원' 이런 횟집 간판이 나오기 시작할 때부터 회맛을 알게된 내륙 촌놈이라 그런가봐요 ^^

      그런지라 '회'에 얽힌 기억들도 많은데요..
      가장 기억에 남는 회는 고등학교 졸업기념으로 졸업식날 먹으러 갔던 '광어회'가 기억에 남고, 초등학교 때 처음으로 먹어 본 '아나고 회'가 생각나네요..

      아.. 갑자기 회가 먹고 싶어지네요..
      어디 시장통에라도 가서 좌판에 벌여진 횟감이라도 좀 먹고 와야겠어요^^

    • 클라리사 2010/08/16 04:57  address  modify / delete

      통영 가면 광어 드시지 마시고요^^
      (광어가 바다회 중에 제일 싼 건데,아나고도 그렇고^^)
      우럭도 광어만큼 흔한 회인데,통영엔 자연산 우럭 유명해요,된장에 찍어먹는~. 자연산은 종목 정하지 마시고,그날 있는 신선한 놈들로...
      으...저는 슈퍼마켓 포장된 홍합이라도 사먹어야 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