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투가 조금은 부담스러운 서늘한 아침.

열린 창으로 기분좋게 머리를 스치는 바람.

아무렇게나 떨어뜨려 자연스럽게 퍼지는 하얀 물감 같은 구름.

그 뒤로 드러나는 파란 하늘.

여름 내 햇살을 받아 수줍게 물들어 가는 나뭇잎.

그 끝에 묻어 있는 눈부신 햇빛.

밝게 퍼지는 아이들의 꺄르륵소리.

적당히 분주한 일과와 휴식 속의 커피 냄새.

정든 사람들이 보내주는 배려깊은 거리감.

하늘을 닮아 더 예쁜 노을.

하루를 마감하며 느끼는 달달한 외로움.

 

그 모두를 생생하게 살 속 깊이 느낄 수 있는 가을.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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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nne 2009/10/13 14:02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표현이 참 아름다워요.
    블로그도 아름다운데 표현도 아름다우니 가끔
    차이와 결여씨가 생각 나네요.

    • 차이와결여 2009/10/13 15:07  address  modify / delete

      와우.. 안녕하세요. 'anne'님..^^

      너무 듣기 좋은 말이네요.
      최고의 칭찬을 해주셨어요. 감사합니다.

      'anne'님께도 아름다운 가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꼭 그러실 거라 믿겠습니다. ^^;

  2. 카르페 디엠 2009/10/13 15:44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ㅎㅎ
    결이님은 칭찬 많이 들어서 좋겠습니다~
    가끔 저라도 독설을 퍼부어야 하는데..빌미를 좀 주시죠?^^
    저는 지금 부산에서 지내고 있어 해운대로 남포동으로 피프 분위기를 즐기고 있습니다.
    그치만 아이때문에 정작 영화는 못보고 있구요, 쩝
    다리오 아르젠토 감독을 가까이서 본거랑 안성기, 이하나씨를 가까이 본 걸로 만족하고
    있습니다.

    할머니의 숨겨둔 사탕바구니처럼 남몰래 꺼내어 음미할 수 있는 달콤한 추억이 있음을
    감사

    • 차이와결여 2009/10/13 15:58  address  modify / delete

      헉...
      부산이시군요.. 피프와 함께이시군요.. ㅠㅠ

      피프는 대학다닐 때 다녀왔어야 했는데.. 흑흑...
      영화는 못보더라도 그 분위기에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부럽습니다..
      언젠간 꼭 가고말거야..

      마지막 줄은, 그야말로 명문장입니다. 감탄했어요. :)

  3. herenow 2009/10/14 10:31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말랑말랑한 감수성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
    갈수록 고목나무처럼 감성이 바싹 말라가는 것 같은데,
    차이와결여님처럼 저도 가을을 생생하게 느끼고 싶네요. ^^

    • 차이와결여 2009/10/14 12:22  address  modify / delete

      한창 센치해졌을 한밤 중에 쓴 글이라 그런가봐요..ㅎㅎ

      그래도, 'herenow'님은 제가 못가진 많은 것을 가진 분이시니까, 저는 부럽기만 하답니다.

      머지않아 곧 아름다운 가을을 느끼실 수 있을 거에요. :)

  4. HanbajoKhan 2009/10/25 11:13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많은 단어들 중에 감사라는 단어가 맨 마지막에 있어서 흐뭇해지는 글인 것 같습니다..^^

    • 차이와결여 2009/10/30 00:07  address  modify / delete

      저는 가을을 많이 타기도 하지만, 정말 좋아하기도 해서요..

      '감사'라는 말이 절로 나오네요. ^^

      'HonbajoKhan'님도 풍성한 가을이 되시길 바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