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멸의 15人 시공초월 맞장 인터뷰> 책 표지
* 불멸의 15人 시공초월 맞장 인터뷰
* 김중현 외 14인, 서해문집
대부분의 출판사들이 그러하지만 '서해문집'에서는 간혹 참신한 기획의 알찬 책들을 펴내주어서 꽤나 믿음이 가는 출판사 중에 한 곳인데 마침, 후배 J양의 추천으로 소개받은 책이 '서해문집'에서 나온 <불멸의 15人 시공초월 맞장 인터뷰>였습니다.
추천의 이유는,
요새 내가 '인터뷰'라는 형식에 폭 빠져있었던 탓에 내가 흥미 있어 할 것 같다는 것 한 가지,
15명의 역사적 인물들이 등장하는 탓에 '얇고 넓게'라는 나의 독서취지에 부합한다는 것 한 가지,
다 읽고 그리 어렵지 않으면 애들 수행평가 과제로 제시하기에 적절할 것이라는 이유였는데요.
저도 처음 목차를 보고선, 관심있어하고 좋아라하는 인물들이 대거 등장하기에 바로 주문하였습니다.
다음은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명단입니다.
(샤드, 카사노바, 가롯 유다, 연산군, 대원군, 김옥균, 이승만, 광개토대왕, 덩샤오핑, 체 게바라, 박지원, 황진이, 히치콕, 이소룡, 체호프)
이렇게 많은 인물들이 어떠한 기준으로 선정되고, 또 어떠한 사람들에게 '가상 인터뷰'가 맞겨진 것인지 궁금하였는데요. '가상 인터뷰'는 '(주)청년의사'에서 발행한 월간지 <CURO>에 연재되었던 '死者와의 대화'라는 꼭지를 모은 것이라고 책 한 부분에 쓰여있더군요. 여튼 각 인터뷰를 진행하는 '인터뷰어'들은 그 인물들에 대해 나름의 애정을 가지고 연구를 하거나, 책을 내거나, 한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다시 정리해서 말씀드리자면,
역사적으로 유명한 인물들에 대해 나름의 애정과 학식을 갖춘 사람들을 인터뷰어로 선정한 뒤에 그들이 각 인물들과 가상의 인터뷰를 진행한다는 설정인데요. 아무래도 이미 죽은 사람들과 인터뷰를 나누게 되다 보니 상당부분을 소설적 기법에 의지하여 픽션의 형식으로 표현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다소 코믹한 부분들도 있는 것이 사실이기도 하고, 내용이 사실적으로 받아들여지기 보다는 허구적으로 느껴지기도 했는데, 그건 읽는 사람의 입장에 따라 조금씩 다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의 장점이라고 한다면,
앉은 자리에서 그것도 어렵지 않은 설명들을 통해서, 한 인물의 개략적인 정보들을 접할 수 있다는 것일 겁니다.
그리고 혹여나 편견에 의해 왜곡되어있던 한 인물에 대한 배경지식을 반성해볼 수 있다는 점도 꼽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책의 단점이라고 한다면,
비록 한 권의 책으로 묶여 있기는 해도, 각 인터뷰마다 조금씩 설정은 달라서
어떤 인터뷰에서는 역사적 인물의 전반적인 업적과 현재 그의 업적이 가지는 의미를 그 인물의 입을 통해 듣는 식으로 설정된 것도 있고,
또 다른 인터뷰에서는 '인터뷰어'의 개인적인 애정으로 말미암아 그의 사적을 찬양하는 식으로 쓰여져있기도 합니다.
또한,
인터뷰어들이 그간 연구한 결과를 바탕으로 일반사람들에게 좀더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주고 싶은 의욕은 이해하겠지만,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은 정보들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나열하여 또다른 왜곡을 만들어내기도 하는 것 같고, 때로는 이제까지 잘못 알려진 왜곡에 대해 해명을 하는 식으로 끝나버리는 경우도 있어서 어처구니 없는 편들도 있었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사드' 편과, '카사노바' 편은 개략적인 인물 소개에 그쳐버려서 하나마나 한 인터뷰가 되지 않았나 싶고,
'이승만'편의 내용은 일반인들이 알고 있는 기본적인 정보와도 전혀 다르게 한 인물을 찬양하려는 의도로 쓰여져 있어 객관성이 결여된 글쓴이의 태도에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황진이'나 '연산군' 편은 인물에 소설적인 인물성격을 너무 많이 부여하다보니, 말과 성격이 맞지 않아 실소를 자아냈습니다.
하지만,
'체 게바라', '히치콕' 편은 그래도 '인터뷰어'가 애정을 가지고 객관적인 정보를 제시하고자 노력하였고, 인물의 성격과 그의 인생관을 제대로 구현하고자 노력한 흔적이 엿보이는 글이었습니다.
나름대로 이러한 결과가 만들어지게 된 이유를 생각해보았는데요,
의사선생님들을 대상으로 한 잡지이기도 하고,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약간은 전문적인 시각과, 급진적이지 않은 평범한 시각을 가진 '인터뷰어'들을 선정하려다보니, 보수적인 부분이 도드라져 보이게 된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인터뷰'라는 것이, '인터뷰이'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최대한으로 글로 써내기 위해서 많은 준비와 많은 애정이 필요한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그 많은 준비를 아껴둔 채, 최대한 객관적인 입장에서 '인터뷰이'의 말들을 보조하고, 이야기를 이끌어내는 것이 '인터뷰어'의 역할이라는 것도, 그게 굉장히 어려운 것이라는 것도 깨달을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추천해 준 J양에게는 너무나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이 이 책은 비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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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애들도 수행평가과제를 하지 않아도 되는건가요?ㅋ
ㅋㅋㅋ
그럴리가요....
당연히 애들은 다른 책으로 수행평가를 하게 되겠죠..ㅎㅎㅎ
매년, 인터뷰 특강 '21세기에는...' 시리즈를 던져줬었는데, 올해도 그러지 않을까.. 예상중이에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