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독서
  가을이기도 하고, 신변정리도 다 되어서 이제는 책에 좀 집중해볼까 마음을 먹고 있습니다.
  몇 달 간 읽은 책이라고는 '프로이트'와 문학에 관계된 책 몇 권, '벤야민'과 문예 이론에 관계된 몇 권, 그리고 소설 이론서 여러 권, 김애란의 소설집 두 권, 그리고 책상 위에 한 가득 올려져있던 논문들이 전부였으니까요.
  가끔, 알라딘에 들어가서 신간을 검색하고 읽고 싶은 책들을 보관함에 담아두거나 삭제하면서 논문만 끝나면 모두다 읽어버릴테다 맘을 먹곤했지요. ^^

  그러면서도 서점에 갈 때면, 한 두 권씩 사서 차곡차곡 모아둔 책들이 산더미 입니다. ㅎㅎ
  저라는 남자, 스트레스를 지름질로 풀어버리는 좀 위험한 남자이기도 하거든요..
  그나마 자제한 것이 산더미...
  너무 많아서, 어느 정도 읽고 감상을 정리하지 않는다면 더이상 책 구입은 안하리라 생각했었는데, 그래도 고생한 저에게 상이라도 주어야겠다는 생각에 몇 권을 구입하였습니다.

  ㄱ. 2011 한겨레 인터뷰 특강 "청춘", <내가 걸은 만큼만 내 인생이다>
  제가 다시 독서와 배움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계기가 되어 준 책이 바로 한겨레 인터뷰 특강 시리즈입니다.
  그 전까지 연애하느라 취직하느라 혹은, 돈 좀 벌게 되었다고 어설프게 '돈지랄'하고 다니면서 까마득히 잊고 지냈던 여러 가지의 생각들과 마음들이 한꺼번에 광명을 찾게 되었죠.
  이 책으로 말씀드리자면 아무래도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하는 내용이다 보니, 내용에 깊이만을 추구할 순 없고, 그때 그때의 현안에 따른 명사들의 조언을 듣는 것으로 의미가 있는 책입니다.
  허나 제겐 해 마다 이 책을 구입하면서 흐트러졌던 마음을 다잡아보기도 하고, 스스로의 모습을 반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고마운 책이어서 매번 구입합니다.

  ㄴ. 마루야마 겐지, <달에 울다>
  이 책에 대해서는 자세한 건 모릅니다. 그런데, 몇몇 명사들이 필독서로 추천한 책이고, 아.. 무엇보다도 현재 촉망받는 평론가인 '신형철'이 추천한 책이어서 보관함에 담아 두었었나 봅니다.
  솔직히, 일본 작가들의 소설에서는 많은 감명을 받지 못해서 기대가 적은데요..(하루키는 예외)
   반값 할인으로 5000원도 안되는 적은 돈으로 구입하였으니, 예상외로 재밌다면 의외의 소득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해봅니다..

  ㄷ. 알랭 드 보통, <무신론자를 위한 종교>
  참 다양한 시각으로 일상의 철학을 풀어내는 '드 보통'의 새로운 책입니다. 이번엔 종교를 통해서 어떤 철학을 이야기 해줄지 기대가 됩니다.
  그러고보니, 아직 <행복을 위한 건축>을 다 읽지도 못했군요.. 중간에 멈췄던 것 같은데... 그것부터 읽고 시작을 해야겠습니다.

  ㄹ. 사라 밴 브라스낙, <혼자 사는 즐거움>
  음.. 이 책에 대해서도 그닥 아는 것은 없고, 이런 스타일의 책을 그리 즐겨읽는 편도 아니긴 하지만, 아무래도 혼자 살라고 홍보하기 위해서 쓰여진 책은 아닌 것같고, 독립된 개체로서 살아가는 삶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골라 봤습니다. 뭐 결국은 누구와 함께 살더라도 어느 면에서는 혼자 살기도 해야하니까.. 혼자 잘 살 수 있는 사람이 누군가와도 잘 살 수 있을 거라는 저의 개똥철학을 확인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구요. ^^

  요즘 저는 이런 책들을 읽어 보고 싶어합니다. 히히.
  그리고 지금은 딴지일보 '김어준'총수가 쓴 <닥치고 정치>를 너무나 재밌게 읽고 있구요..



 
2. 선거
  바야흐로 선거의 계절입니다.
  어쩌면 기다리기도 했던 선거의 계절이구요.
  저는 한 번도 선거에 빠져본 적은 없지만, 지난 대통령 선거를 통해서 선거, 혹은 투표의 권리를 제대로 행사하지 않으면  어떤 결과가 우리에게 주어지는지 뼈져리게 깨닫게 되었습니다.
  비록, 어제 보궐선거에는 제가 행사할 수 있는 선거권이 없었지만,
  내년 4월의 국회의원 선거, 그리고 12월에 있을 대통령선거가 매우매우 기다려집니다.
  솔직히 선거와 투표가 이렇게 기다려진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어제도, 제가 바라는 '박원순' 후보가 당선되길 바라면서 얼마나 많이 마음을 졸였는지요....
   8시가 되어서 선거가 마무리되고, 개표방송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발표하는데, 9% 차이로 '박원순'후보가 이기는 걸로 나오자 얼마나 기쁘던지, 밥 먹다 말고 방방 뛰었습니다. ㅠㅠ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많은 사람들이 어제처럼 개표방송이 재밌었던 적은 처음이라고들...하더군요..

   여러 면에서 이 전과는 많은 차이점을 보여주었던 이번 선거의 분위기가 그대로 이어져서,
   내년에도 다양한 계층,  많은 사람들의 관심 속에 선거가 국민 축제의 장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정치가 정말 국민들의 생활에 관심을 갖는, 국민들의 생활과 무관하지 않는 정치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3. 쌍용차
  어제 '작문' 수업시간에 '감상문'을 가르치면서,
  예문으로 나온 '전태일평전'감상문을 수업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본 적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아무도 대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질문을 바꿔서 '전태일'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있느냐 물었더니,
  한 명 정도가 대답을 하더군요.
  그래서 어떻게 들었느냐고 물었더니,

  '분신 자살을 한 사람'

  정도로만 알고 있다고 이야기 하였습니다. 

  이런 일이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고, 또 수학책, 영어책만 바라보고 사는 것이 우리 아이들의 모습이기에
  선생님은 대학교 때, 이 책을 읽었는데, 그때는 금서(禁書)라는 것이 있어서 이 책을 가지고 있거나 읽기만 해도 잡혀가던 때였다고 말했더니 아이들은 어디 먼 나라 이야기 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여튼, '전태일'의 희생이 왜 고귀한 것이며, 그것이 지금의 우리의 삶과 어떻게 관련이 있는 건지, 왜 결코 지금의 우리의 삶과 무관한 것이 아닌지를 쭉 설명하면서...
  현재에도 이런 일들은 일어나고 있다고,

  멀리 부산에서는 한 노동자가 동료들의 복직을 위해 타워크레인 위에서 300일이 다 되어가도록 농성 중이며,
  가까이 평택에서는 '쌍용차'의 정리해고로 인하여 고통을 받는 노동자들과 그들의 자식들이 있다는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한 노동자의 아이는 30분마다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서 '경찰 조심해'라고 이야기를 하고, 또 어느 아이는 아버지를 괴롭히는 놈들을 잡겠다며 허리에 장난감 총을 가지고 다닌다. 그간 쌍용차에서 해고된 노동자 중 17명이 자살을 했고, 대부분의 노동자들은 정신적인 고통으로 취직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이 이야기는 제가 따로 공부한 것이 아니라 한 인터넷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기자가 했던 이야기를 옮긴 것 뿐이었습니다.
  한참 이야기를 하는데, 가슴이 울컥하더군요.

  가끔은 이런 제 모습을 대할 때면 당혹스럽기 그지 없습니다.
  평상시엔 그저 관심을 갖는 정도로 생활하고, 그분들을 위해 아무 것도 하지도 않으면서, 혼자 오버하는 것 같은.. 얼마 쯤은 위선인 것 같은 제 모습을 볼 때마다요..

  제가 또 볼때 마다 울컥하는 동영상이 하나 있는데,
  무상급식에 대한 EBS "지식채널e" 동영상입니다.
  이 동영상은 볼 때마다 눈물이 나는데, 그건 제가 어느 정도는 그 상황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짐작하고 받아들일 수 있었지만, 어제의 울컥은 정말 뜬금없었습니다..

  '울컥' 한다고 뭐가 잘 전달되는 것도 아닌데 말이죠...



   
   자꾸 나이를 먹어갈 수록 '울컥'하는 일이 많은 것 같은데, 이게 사람이 약해지는 건지, 감성이 풍부해지는 건지, 아니면 지금 계절이 가을이라서 그런건지 의문입니다...

  여튼,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는, 울컥 했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아이들이 신뢰할 수 있도록,
  또 아이들에게 그런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도록,
  좋은 교사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는 것입니다..

  제가 본래, 공부를 하던가, 아니면 좋은 선생님이 되던가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하겠다고 말했었는데,
  2년 간의 공부를 통해서, 좋은 선생님이 되겠다는 쪽으로 마음이 좀 기울어진 것 같으니,
  앞으로는 그걸 위해서 열심히 살아야겠습니다..



  아.. 블로그를 한참 쉬었더니 아직 감각을 못찾고 있습니다.. 글이 너무 재미가 없네요.. 이해해 주세요...ㅠㅠ

Trackback Address >> http://cha2.co.kr/trackback/398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실버제로 2011/10/30 22:11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외국에서도 선거를 열심히 지켜봤습니다.^^ 이제까지와의 한국과는 달라지는 시작점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당연히 쉽진 않으리라 생각하지만요...^^;;

  2. 카르페디엠 2011/11/02 16:41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그간 블로그 글이 원래 재미는 없었던지라...^^
    '재미'가 있는 글이라기보단 '읽는 즐거움'이 있는 글이었더랬죠.
    그나저나 간만에 글쓰기를 재개하셔서 손님이 다 떨어져나갔을까 걱정이네요.
    뭐, 가는 사람 안 붙잡고 오는 사람도 안 막는 스타일이시니..ㅋ
    재미있는 글 읽으러 여기 들어오는 사람 없을거예요, 늘 그랬듯 쉽고 담백한
    글 올려주시면 저희야 감사하게 읽겠나이다.
    청계천 평화시장 근처에 전태일 흉상이 있어요. 지나가며 아이에게 설명해주었지만
    기억도 못할걸요? 다음에 또 얘기해줘야죠, 잊어버리지 않도록.
    가을도 끝자락인 듯 싶어요, 좋은 계절에 어울리는 좋은 선생님이어서 고맙습니다.

    • 차이와결여 2011/11/24 21:12  address  modify / delete

      그..그렇지요...
      제 글이 그닥 재미있는 글은 아니지요.. ㅎㅎㅎ

      손님들은 거의 다 떨어져 나가셨고,
      간혹 올리는 글이라고는 도대체 대중적인 취향이라고만은 볼 수 없는 글이니까 그도 그렇겠고요...
      그런건 전혀 상관 없는데,

      그런데, '카르페 디엠'님이나. '실버제로'님 마저 안찾아주신다면, 무지 허전할 듯 싶긴 합니다..

      조만간에 중대 발표도 해야하는데요.. 공허한 메아리가 되기는 싫거든요.. (네.. 저 지금 매달리고 있는거에요!!)

      여튼,
      세상이 너무 아픕니다..
      그래서 글이 나오지 않는 것 같아요.. ㅠㅠ

  3. clovis 2012/01/17 19:30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오랫만입니다. '차이와결여'님!아주많이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