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 Nikon D-50 + Nikon 18-55mm, F 3.5, ISO auto
오늘은 8시 40분에 일어났어요.
그나마도 부장선생님이 전화를 해주시지 않으셨다면, 앞자리에 아껴주시는 샘이 '어디얌' 이라고 문자를 보내주시지 않으셨다면 못 일어났을 겁니다.
지난 주말,
토요일은 친구 생일이라 안산까지 가서 밤늦게까지 술을 마시고 놀았구요. 그리고 그집에서 잤습니다.
결혼도 한 친구이긴 한데, 민폐인 걸 알면서도 일년에 한번 있는 일이라 그냥 철판을 깔았죠.
다행히, 와이프도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인지라 그런 저희를 이해해주는 것 같았습니다.(제 생각에는 요..)
여튼,
그렇게 잠을 자고 또 새벽같이 일어나서 집으로 왔어요.
해야할 업무가 남아 있었거든요. 일요일이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이라 서둘러야 했습니다.
집으로 와서 잠시 누워 있다가 점심 나절부터 시작했는데, 저녁 먹으러 자리에 일어서지도 못하고 계속 한 끝에 8시 무렵에서야 대충 정리가 되었답니다.
하루 종일 일을 해서 인지, 휴일 같지 않았나봐요.
아님, 더 쉬고 싶었던 마음이 강했던지요..
아침에 알람을 끈 기억도 있고, 잠시 누워있겠다고 생각했던 것도 같은데, 그것 말고도 '오늘은 일요일이야.' 라고 생각도 했었던 것 같습니다..
올해 벌써 4번째 벌어진 지각이네요..
뭐 다 이유가 있기는 하지만, 어차피 이유와 변명을 구분할 수는 없는 거니까요...
제가 좀 많이 게을러졌나 봅니다...
다행히 오늘 1교시는 담임시간이었어요. 제 대신 부장님이 들어가셨더랬죠..
우스겟소리로 아이들한테 그러셨답니다.
"결혼을 못해서, 깨워주는 사람이 없어서 지각하는 거야~"
사실 맞는 이야기지요.
저도 오늘 차를 몰고 오면서, 자책을 하면서,
'누구랑 같이 살았으면 아무리 피곤해도 지각은 하지 않을텐데..ㅠㅠ' 라고 생각을 했었으니까요...그러면서 조금 우울해졌습니다..
전에 그런 일이 있었어요.
같은 직장에서 만나던 사람이 있었는데, 처음 시작부터 제가 사귀자고 거의 매달리다시피 해서 시작했던 것이었거든요.
결국 나중에 헤어지고 나서 들어봤더니 그 사람에게 저는 가족과 같은 사람이라는 느낌이었었고, 따라서 결과는 좋지 못했는데, 사귀는 중간에 몇 번 헤어졌다가 다시 만났다가 그랬었습니다.
첫 번째 헤어졌던 땐가.. 헤어지기로 하고 하룬가 이틀이 지나서 마침 제가 예비군 훈련에 나가게 되었거든요.
하루 짜리 훈련이라 학교에 안나갔죠.
열심히 훈련을 받고 땀내나는 몸으로 차를 몰고 집으로 가고 있는데 문자가 왔습니다...
"어디에요. 왜 안와요. 오늘 못본 것 같애..."
기분이 묘하더군요.
사실 별 것 아닌 일이죠.
사람이 안보이는데 궁금한 것, 그것도 한 때 만나던 사람인데 문자 한통 보내는 것이 뭐가 어렵겠어요.
근데, 그 땐 그 문자가 주는 느낌이 참으로 묘했어요.
나는 그냥 아무 사심없이 할 일을 한 것 뿐인데, 큰 도움이 되었다며 주위 사람들이 고마워하는 경우가 있잖아요.
좋은 뜻인 줄은 알겠는데 받으면 안될 것 같은.. 그렇다고 안 받을 수도 없는...
그런 느낌이었어요.
호의와 걱정이 담긴 말이지만 왠지 그렇게 생각하면 안될 것 같은...
아마 그렇게 생각했던 이유는 제가 아직 그사람을 맘 속에 두고 있었기 때문이었겠지만 참으로 곤혹스럽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이제는 모두 지나가버린 일들이 되어버리고 말았고, 그 사람과의 일들도 가슴 한 켠에 흔적으로만 남아 있을 뿐이지만요...
그때는 그렇게 순간순간이 힘든 일들의 연속이었어요.
그것이 안좋은 결말이었던지, 행복했던 결말이었던지 간에 모든 만남은 가슴엔 흔적으로, 머리 속엔 기억으로 남게되기 마련인데요. 머리 속에 남는 기억은 결국은 좋은 것들만 기억이 되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나쁜 것은 빨리 잊어버리려는 탓이겠지요. 그런데 가슴에 남는 것은 분명히 다른 것 같아요.
어떤 만남은 가슴에 상처를 남기고, 어떤 만남은 따스함으로 남아 있죠.
극복하고 못하고의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상처가 아물더라도 분명히 상처가 났던 그 자리는 어디인지 알 수 있는 것처럼 말이죠.
어쩌면 제가 아직 서툴어서 그런 것인지도 모릅니다.
굳이 상처가 될 일도 아닌 것을 자꾸만 긁어서 부스럼을 만들고 상처를 덧나게 해서 깊은 자국을 만드는 건지도 몰라요.
그런 것이 저일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역시, 아직까지도 저에게 관계라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입니다.
여튼, 기억은 기억이고, 생활은 생활이니까요.
내일부터는 다시 정신차려서 지각을 안하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아... 그런데 시간은 벌써 자정을 넘어서 1시를 향해 달려가네요.
저의 이 야행성은 언제쯤 사라질까요. 이것도 결혼이 답인 걸까요?
어찌 요샌 모든 결론이 '결혼'으로 귀속되는 것 같은 슬픈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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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구야... 많이 피곤하신가봅니다.. 좀 쉬시는게 어떨지요...
음..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인연'이란건 자책한다고 해서 생기는건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지금 당장은 힘내시란 말밖에는 할 수가 없군요... 죄송합니다...ㅜㅜ
힘 내세요....!!
쉬고 싶지만, 쉴 수가 없는 것이 정확한 답이겠죠? ㅠㅠ
하나를 마무리 하면, 또다시 하나의 일들이 밀려오는 것이라고나 할까요?
ㅎㅎㅎ
정말 일 때문에 '토'나올 지경이에요..
정작 해야할 담임업무는 하나도 못하고 있으니 원..
그것도 부담으로 다가오는 거죠.. ^^;;
'인연'이.. 뭐.. 네.. 힘내겠습니다. (__);;; ㅠㅠ
상처들이 모이면 예쁜 홈이 되잖아요. 아무것도 없이 밍숭맹숭한 것보다는 예쁜 홈들이 무늬(?)가 되는 것이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아 웃으면 안되는데 말이쥬..쯔ㅠ_ㅠ
으헝. 오빠 힘내요! 결혼은 제가 먼저 합니다. 말리지 마세유. 거나한 선물 준비요망. 글구 학교는 너무 착실히 나가면 깐보여요 =^^=
아.. 지금 그걸 위로한다고 해주는 거임??
예쁜 홈들이 너무 자연스러워서 주름살같아 보인다구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과연, 누가 먼저 결혼하게 될른지 기다려보자구요..
거듭 말하지만 막판 뒤집기..ㅋㅋㅋ
그 때 가서 울고 불고 해봤자 소용없다~~ ㅎㅎ
벌써 깐보였나봐.. 자꾸 일만 시켜..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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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나 대신 해주면서 그런 말씀을 하시죠???
가고 싶은 여행도 못가고, 보고 싶은 영화도 못보고,
김제동 토크 콘서트도 포기했는데...
읽고 싶은 책도 못 읽고 있는데,
당신이 게맛을 알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선생님도 지각하는군요 ㅋ
너무 스트레스 받지마세요~~
글쎄 연말이 되면 다들 약간씩은 풀리지 않나요?
그래서 그런걸꺼에요...
요즘은 결혼소식 만큼이나 이혼소식도 많이 들려서 결혼을 넘 서두르는것도 아니구나 라는 생각이 많이 드네요...
아 내님은 어디에 있나 ㅠㅠ
ㅋㅋ
이제 스트레스 받을 짬밥은 지나서..ㅎㅎ
이게, 연말이면 누구나 풀어지는 것은 당연하잖아요.
그런데, 아이들한테는 풀어지면 안된다, 정신차리자.. 라고 말하는 사람이 풀어져버리면.. 그 무슨...
그런 직업적 중압감이 있는 것이 또 이 직업이랍니다..
아무래도 저는 교사로서는 부적합일 듯..ㅋㅋㅋ
언제나 내리는 결론이지만,
결코 '결혼'이 목적이어서는 안된다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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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요. 일이 많은 것도 많은 거지만,
연말이 되니 맘이 싱숭생숭한가봐요...
나이가 들면 들수록 나이 먹는 것이 태연하게 받아들여지지 않고, 어렵게 생각되는 것 같아요. ^^
'모든 것은 다 지나간다', 'Let it be', '내비도'.. ㅋㅋ
감사해요. 그런 말씀들이 참 위안이 됩니다. ^^
우리 모두 즐거운 연말연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