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가 아내에게> 메인 포스터
* 2010년 10월 23일 토요일 17시 40분
* 영화공간 주안(인천)
* (★★☆)
제가 본래 일본 영화를 좋아하는 편입니다.
애니메이션은 말할 것도 없고, 고전에 속하는 '구로사와 아키라', '이마무라 쇼헤이', '오즈 야스지로'와 같은 오래된 감독들의 영화에서부터 요즘에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이와이 순지', '이누도 잇신', '기타노 다케시'와 같은 감독들의 영화도 모두 좋아하지요.
장르도 엉뚱방뚱한 코믹물에서부터, 눈물 쏙 빼는 멜로, 진지한 작가주의 영화... 그리고.. 애로물...까지...
여튼,
일본영화 특유의 섬세함과 따스함이 좋아서 매우 즐겨보는 편이긴 한데, 그래도 실망하는 영화들도 있게 마련입니다.
일본영화를 고를 땐, 감독과 거기에 참여한 배우들을 함께 보고 선택하는 편인데, <그 남자가 아내에게>는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의 감독 '유키사다 이사오'라고 해서 사실 조금 걱정을 했었습니다. 사실 저는 그 영화를 재미있게 보지 못했거든요. 약간의 비약도 있고, 납득되지 않는 부분들도 있고 해서요.
그런데, 배우를 보고는 좀 안심을 했었습니다. 남자 주인공으로 <러브레터>에서 좋은 연기를 펼쳤던 배우 '토요카와 에츠시'였거든요. 강인하지만 섬세하게 여자의 마음을 감쌀 줄 알았던 그의 연기는 정말 최고였죠. 그래서 혹시 아내에게 못다했던 사랑을 깨달아가면서 헌신을 다하는 남자의 모습을 애절하게 그리지 않을까.. 하고 기대를 했던 거죠. 영화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아.. 잘생긴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개성있게 생긴 배우가 다정다감한 멜로를 한다면 얼마나 멋지겠어요! 실제 연기 잘하죠..
결혼한지 10년이 된 '슌스케(토요카와 에츠시)'와 '사쿠라(야쿠시마루 히로코)'는 티격태격하면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자유분방한 성격의 사진작가인 '슌스케'는 아내를 사랑하지만 한 편으론 결혼생활이 무료하기만 합니다. 반면 '사쿠라'는 처음부터 초지일관 지고지순한 순애보적인 사랑의 모습을 보여주는 사람이죠. 그럭저럭 이어오던 결혼 생활 10년 만에 성의 없는 '슌스케'의 태도를 더이상 참을 수 없었던 '사쿠라'는 훌쩍 온천 여행을 떠나서는 돌아오지 않고, '슌스케'는 서서히 아내의 빈자리를 느끼게됩니다. 그러나 막상 아내가 나타나자 혼자서도 편하게 잘 지냈던 것처럼 태연한척을 하고, '사쿠라'는 드디어 헤어지자는 말을 하게되는데....
뻔한 스토리이죠? 또한 아내의 사랑을 깨닫지 못하고, 방탕하게 살던 한 남자가 서서히 아내의 사랑을 깨달아가고 자신을 반성하게 된다는 정도의 스토리의 결론이 예상되기도 하실 겁니다.
저 또한 그렇게 생각했죠.
하지만, 영화의 후반부에는 '식스센스'정도는 아니더라도 깜짝 반전이 있습니다. ^^
그래서 남자의 모든 행동이 어느 정도는 이해가 되는 거죠.. 하지만 그 반전은 말해드릴 수가 없네요..
저는 처음 본 배우입니다. 아무리 봐도 동안이라고 밖에 할 수 없는 얼굴.. 굉장히 귀엽게 연기 합니다.
영화에는 '슌스케'와 '사쿠라' 말고도 꽤 많은 비중을 차지하면서 등장하는 세 명의 배우가 더 있습니다.
'슌스케'의 도움으로 프로필 사진을 잘 찍어서 영화에 데뷔하고픈 배우지망생 '란코'.
또 '슌스케'의 사진에 감명을 받아서 그의 수제자가 되고 싶어 찾아왔지만, 더이상 사진을 찍지 않는 '슌스케'를 대신해 허드렛일을 하고 있는 '마코도'.
그리고 정체를 알 수 없는(금방 밝혀지긴 하지만) 늙은 게이 '렌지'아저씨.
처음엔 '슌스케'를 유혹하러 찾아왔었지만, 실패하고 '마코도'와 사귀게 되어버리는 '란코' 둘의 이야기는 영화에 나오는 또다른 중요한 '사랑'이야기 입니다. 아마도 두 주인공의 사랑이야기만으로는 심심해버릴 인물 구도에 감초와 같은 이야기를 곁들여서 내용을 다채롭게 하고 싶었던 같기도 하고, 거기에 '렌지'아저씨까지 끼워넣어 어떤 세대 간의 갈등 같은 양념도 덧뿌리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만, 이들의 이야기의 비중이 좀 애매합니다.
영화의 주된 스토리라인과는 분명 다른 별개의 이야기이긴 한데, 그냥 곁 다리 이야기로 치부해버리기엔 상황과 분량이 너무 큰 거죠. 마치 작은 영화 두 편을 결합시켜놓은 것 처럼 두 개의 이야기는 함께 등장하면서도 어울리지 못하고 겉돌고 있었습니다.
더군다나, '란코'와 '렌지'의 티격태격은 영화의 중요한 코믹코드를 구성하는데, 그닥 재미있지도 않으면서 아웅다웅 하는 모습이 살짝 지루하기도 했습니다.(어쩌면 번역의 잘못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영화의 코믹요소를 담당하고 있는 '란코'와 '렌지' 아저씨.. 아저씨 연기는 굿!
영화 포스터를 본다면 한 편의 최루성 영화인 듯 싶지만, 그렇지도 않고, 화면이 그닥 아름답지도 않고 일본 영화 특유의 아기자기 함이라던가 집요함이 보이지도 않고....그래서 그냥저냥한 영화에 그치고 말았다는 생각입니다.
차라리 슬플려면 끝까지 슬프던가요..
아.. 가끔은 일본 영화를 보고 실망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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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일본애니메이션을 좋아합니다. 근데 영화관가서 보시엔 뭐가 팔리는지라 DVD가 나올때까지 기다리고는 하지요...
근데 일본 영화는 정이 안가더라구요.. 태양의노래 라는 영화말고는 기억나는 것 도 없구요..
저도 애니메이션 좋아하는데.. 헤헤...
일본 애니메이션 같은 경우엔, 아이들이 없고 거의 다 마니아 계층의 성인 들이어서요 뭐 팔릴일이 없는데 헤헤.. 담엔 그냥 한 번 가서 보심이... ^^
일본 영화는 약간 엉뚱한 구석이 있어서 좋은 건 정말 좋은데 이상한 건 정말 이상한 것 같아요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