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때,

  지금은 아련한 기억이 되어버린 "가요 톱텐"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아이들에게 가끔, 가요 순위 프로그램의 원조였다라는 식으로 이야기 하곤 합니다만, 어쨌건 그 곳에 하얀색 정장을 입고, 하얀색 중절모를 쓰고 나와서 "희야"를 외치던 "부활"의 모습에 완전히 매료되었드랬죠.

 

  그 노래가 너무나 좋아서 가사를 외우고 싶었는데,

  그땐, 음반을 구입할 돈도 없었고,

  내 소유의 라디오도 녹음기도 없었던 때라..

  노래를 외우고 싶어도 어찌할 수가 없었던 안타까움이 떠오르네요.

 

  아..

  어렸을 적,

  음반구입과

  "마이마이"(휴대용 카세트 플레이어의 상표명)

  LP판에 얽힌 이야기를 하자면 또 끝이 없지만,

 

  여튼,

  그렇게 음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그 중에서도 락밴드에 대한 관심이 지대해진 저는 고등학교 때부터 본격적으로 음반을 사서 모으고, 외국 밴드에 대한 지식을 넓혀가기 시작했습니다.

 

  그 때, 접했던 많은 음악들 중 아직까지 남아있는 몇 장 안되는 LP판 중에 하나가 "Eagles"의 앨범입니다.

 

  지금은 찾아보기도 힘들어졌지만,

  당시엔 꼭 번화가가 아니더라도 조그마한 소읍이면 하나 쯤은 꼭 있었던 음반가게,

  먼지가 쌓여가던 진열장들과 수없이 꽂혀있던 테이프들과 LP판들이 기억이 납니다.

 

  아무튼,

  우연히 생긴 돈을 가지고 동네에 있던 음반점에 가서 어렵사리 고르고 골라서 구입한 음반을 소중히 들고 집으로 돌아와 비닐을 벗기고 판의 상태를 확인하고 턴테이블에 올린 다음 가만히 바늘을 올려 놓을 때,

지지직 거리는 소리와 함께 노래의 첫음이 울려 퍼지던 때의 희열은 지금도 그 무엇과 바꿀 수 없을 만큼 소중한 느낌으로 남아 있는데요.

 

  그땐 몰랐지만, 제가 구입했던 "Eagles"의 음반은 정식 발매된 것은 아니고 일명 "빽판"이라고 불리웠던 것으로 히트곡 위주로 모아놓았던 음반이었습니다.

 

  당시엔 당연히 적은 투자를 통해 최대의 효과를 노리고 음반을 구입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한 두 곡밖에 모르는 정식 음반보다는 모음집이 더 좋았던 것이겠죠..

 

  암튼, 그 음반에 들어있던 노래 중,

  가장 유명한 <Hotel California>, 보다도 평소 즐겨듣던 <Sad Cafe> 보다도 이 노래가 더 와 닿았습니다. 가사의 내용은 한참 뒤에서야 찾아보게 되었지만,

  애절한 보이스와 함께, 다분히 보헤미안적인 가사의 내용, 그리고 이루어질 수 없는 희망들이 흙먼지에 날려가듯 흘러가는 노래가 너무 좋아서 여지껏 즐겨듣고 있는 노래입니다.

 

  왠지, 저하고도 잘 어울리는 것 같지 않나요??

 

  그 중에, Live 버전입니다.

  언젠가 한 번쯤은 피아노 반주에 맞추어서 불러보고 싶은 곡이네요.

  오늘은 이 노래를 무한 반복으로 듣고 있습니다.

  비가 온다는 예보였는데, 햇빛이 살짝 비추네요.  : D

 

가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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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lovis 2010/04/12 15:08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희망이 흙먼지에 날라간다는 표현이 참 노래와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Eagles... 저는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동생이 참 좋아하는 밴드입니다.

    음악은 아무래도 LP판으로 듣는게 가장 음악다운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직도 LP판을 파는 가게를 보면 그냥 무조건 들어가서 사게됩니다.. ^^;;


    저는 한노래를 계속해서 듣지를 못하겠습니다.
    아무래도 제 성격과 관련이 있는것 같군요 ;D

    프로필사진 지금봤습니다 ^^
    얼굴이 잘 안보여서 좀 안타깝군요 ㅎㅎㅎ

    • 차이와결여 2010/04/12 17:44  address  modify / delete

      써놓고 보니 그렇네요.. ㅎㅎ

      정말 LP판으로 들을 땐, 뭔가 아련한 추억 같은 맛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프로필 사진은 빨리 교체해야겠어요..
      볼 때마다 제가 깜짝 놀랍니다.
      얼굴 돌리고 바라 볼 것 같아서요...ㅎㅎ

  2. 최성* 2010/04/12 22:08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우리 친오빠도 LP판으로 노래 듣는 걸 참 좋아해서 덕분에 나의 유년시절엔 항상
    노래를 들으면서 지냈던거 같아...

    난 그때 마마스 앤 파파스를 참 좋아했지...
    고등학교땐가 처음으로 내 돈으로 이 테이프를 샀던 기억...
    그중에 제일 좋아했던 California Dreaming...
    그땐 가사가 뭔지도 모르고 그냥 이 곡을 듣고 있으면
    내가 영화속 주인공인 마냥 고개를 까딱까딱하면서 뭘해도 신났던 거 같아...
    크게 들어야 제 맛인 곡이지만 애들이 자니까 볼륨을 줄이고~~

    덕분에 옛날 생각난다...

    맞아!!! 오빠의 블로그에는 왠지 옛생각을 하게되는 마력이 있는 거 같아... ㅎㅎ

    • 차이와결여 2010/04/13 23:16  address  modify / delete

      ㅎㅎㅎ
      언젠가 놀이터에 앉아서 내가 샀던 Helloween의 컨셉트 앨범을 설명해주던 것이 기억나는데?? ㅋㅋ

      '마마스 앤 파파스' 도 좋지요.

      내가 본래 미련이 많은 사람이라 지난 날을 잊지 못해서 그런다오.
      그렇게 느꼈다면 제대로 느낀 것이지!! 감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