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론, 삶이 뿌옇게 안보일 때가 있습니다. Nikon D-50+ Nikkon 50mm ISO auto F 1.8>
개학을 하고, 또 야자를 하고, 반 아이들과 얼굴을 익히고, 새로운 시스템에 적응하려고 애쓰고..
바쁘기만 하던 2009년을 떠나보내고, 새로운 학기 새로운 아이들을 맞아 살아가고 있습니다.
2010년은 시작부터 뭔가 어수선 하더니, 교통사고 두 번에, 새로운 보금자리로 독립에, 새로운 학년에, 새로운 부장에...
여러 가지의 일들이 한꺼번에 밀려오는 것만 같은 바쁜 스타트이네요.
학교 생활은 이제 겨우 일주일이 지났을 뿐인데,
아마도 생활환경이 바뀌어버린 탓인지,
모든 것이 낯설고 또 덧없게만 느껴집니다.
작다고도 크다고도..(아니 혼자 살기엔 확실이 너무 커다란) 할 수 없는 아파트에 덜렁 몸만 들어와서, 뭐하나 제대로 정리해놓지도 못하고, 그냥 학교-집-학교-집을 반복하면서 살아가다보니, 모든 것에 회의가 듭니다.
근데 우스운 것은 이런 것도 살림이라고,
매일 같이 하는 야자를 마치고 돌아오면서 마트에 들러 '양상추', '로메인', '비타민', '파슬리' 등등의 채소들과 드레싱과 우유와 콘프레이크를 사들고 와서
아침에 먹을 거리들을 손질해놓고 설겆이 하고,
가끔은 빨래도 예약 맞춰 돌려놓고 널고 개고,
일주일에 한 번씩은 청소도 해주고
뭐 그러면서 살아간다는 것이 정말 괜찮은 삶인가, 하는 생각도 들고, 별의 별 생각이 다드는 요즘이네요.
2월달은 내내 이사준비 때문에 바빴습니다.
3월달은 내내 상담과 야자로 바쁘겠지요.
이제 대학원도 개강을 하였으니, 주말은 또 그 일로 바쁠 겁니다.
왠지 이제까지는 너무 널널하게 살아왔던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도 들고,
한 편으로는 이렇게 아무 생각없이,
책 한 권 읽을 시간없이 살아도 되는 건지
산다는 것에 대해 잘 아는 누군가에게 묻고 싶어질 지경이에요.
문득,
저 멀리에서 혼자 열심히 생활하고 계시는 '실버제로'님은 뭐라 하실까 궁금하군요..
암튼,
조금은 당황스럽고, 조금은 낯설기도한 2010년이지만, 뭐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안정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내 생활은 이렇게 뜬금없이 부유하고 있는데,
연초부터 일렁이던 마음은 가라앉질 않네요.
나이를 너무 많이 먹은 탓인지,
생각이 많아진 탓인지,
아니면, 이게 바로 그 실패에 대한 두려움인지,
실패를 너무 많이 한 건지..
여튼,
오늘은 힘을 내서 블로그를 합니다.
이래 저래 지치게 하는 일도 많고, 또 도무지 알 수 없는 일들도 많고, 그런 사람들도 많고,
글을 올리면 이런 푸념이나 할 것을 뻔히 알면서도,
왠지 몇자를 적어보고 싶었습니다.
아직은 건재하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었나 봅니다.
차라리 이럴 땐, 어디 훌쩍, 떠나야 하는 게 맞는 건데요..
과연,....
그래도, 한 편으로 위안이 되는 것은..
수많은 사람들과 인연들과 스쳐지나가며, 누군가의 길들이 내길과 겹쳐보여도,
지금은 이대로가 딱 좋다는 것입니다.
지금 이대로만 시간이 흘러갔으면 좋겠네요..
서른 여덟이 되고, 마흔이 되고, 또 마흔 둘이 되고.. ㅋㅋㅋㅋ
만일 영원히 답을 찾을 수 없다면, 답을 찾을 수 있을 때까지요...
다들 안녕하시죠?
그러길 진정으로 바라겠습니다.
뜬금없는 글 읽느라 고생하셨어요.
이상, 새봄맞이 센티멘틀 차이와 결여였습니다.
아~~ 봄!
댓글을 달아 주세요
좋은글이 참 많으신것 같아요
잘 보고 잘 생각하고 돌아갑니다.
찾으시는 답을 얼른 찾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방문을 감사드립니다. 'Clovis'님.
별로 내세울 것도 없는 블로그이고,
넋두리만 두서없이 늘어놓는 글인 걸요 ^^
그래도 즐겁게 머무르시다 가신 것 같아 다행입니다..
종종 들러주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