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네 집> 표지



* 윤미네 집
* 전몽각, 포토넷


  작년에 우연히 자주 찾아 가는 분의 블로그를 뒤적이다가 알게 되었던 故 전몽각 교수님의 사진집입니다.
  이 사진집은 알만한 분들은 모두 알고 있는,

  나름의 베스트셀러인지라,

  사진의 "ㅅ"도 채 알지 못하는 제가 평가를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겠습니다.

  사진을 찍으신 전몽각 교수님은 본래 "경부고속도로" 건설에도 참여하셨던, 건축학자이십니다. 그리고, 또 평생을 대학 강단에서 보내셨던 학자이시기도 하지요.

  그런 교수님께서 젊었을 때부터 취미삼아 사진을 찍고, 동호회 활동을 하시고 하던 중에, 자신의 가족에 대한 하나의 작은 기록으로써 남기신 사진들 중,

  첫째 '윤미'가 시집을 가게 되었을 때, 그 허전함을 달래고자 정리하여 펴낸 사진집이 1990년에 발간된 <윤미네 집>이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선생님의 첫번째 사진집이기도 했지요.
  위에서 '취미삼아'라고 표현하기는 했지만, 당시 교수님께서 몸담고 계시던 사진동호회의 구성원은 지금은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한국 사진계의 거목들이 활동했던 곳이었고, 그 곳에서 활동했던 교수님의 사진 실력 또한 단순한 '취미'의 수준이 아님을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여튼,
  그렇게 1,000부만 제작되었던 사진집 <윤미네 집>은 일본의 유명한 사진 잡지에도 실려 소개 되고, 사진에 관심을 가진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면서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헌책방을 전전하게 만든 사진집이었습니다.

  저 또한, 작년에 이책을 사려고 여기 저기를 돌아보았고, 접해보기라도 할 수 있을까 헤매고 다녔지만, 실패하였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우연히 서점에 갈일이 있어서 검색을 해보니 이미 올해 초에 복간되었다는 깜짝 놀랄 소식을 알게 되었고, 부랴부랴 서점으로 뛰어가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사자마자 근처의 커피숍에 들어가 한번 보고,

  집에 돌아와서 다시 한번 보고,

  뒷 부분에 실려 있는 교수님께서 직접쓰신 사진에 얽힌 이야기를 보면서 다시 한번 읽고 나서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사진집의 특성상, 말로 표현 할 수 없는 많은 부분들이 있고, 직접보고 느껴야 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뭔가를 적는 다는 것은 불필요한 사족임을 잘 알지만,
  사진집을 보면서 제가 느꼈던 생각들 중, 한 가지만 언급하자면,

  교수님의 사진들에서는 사진에 담겨지는 피사체 이외에, 사진을 찍고 있는 사람까지 보인다는 점입니다.
  물론,

  이 이야기는 제가 생각해낸 것은 아니고 사진집 안에 있는 글에 나와 있습니다만, 솔직히 말하건데, 그 글을 보기 전부터 대상을 바라보는 작가의 빈틈없고 따스한 시선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한 사람의 작가로서의 시선일 수도 있고,

  한 사람의 남편 혹은 아버지로서의 시선일 수도 있겠지만,

  아마도 그 모두가 합쳐진 것에 '사랑' 혹은 '가족애'라는 것이 덧붙어야 만들어질 수 있는 그런 시선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그렇게함으로써 사진의 주인공인 아내, 윤미, 윤호, 윤석과 더불어 '아빠'의 모습까지 함께 사진 안에 담기게되어 비로소 진정한 <윤미네 집>이 된 것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언뜻 보기에는 '윤미'가 주인공인 것처럼 느껴지지만 결코 그렇지만은 않은,
  그야말로 평범하고 일상적인 생활의 포착을 통해서 딸아이에 대한 사랑과 가족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신 교수님의 따스한 마음과 함께
  때로는 그들의 장면 속에 들어가 함께하고 싶고,
  때로는 작가의 시선으로 그 대상을 사랑하게도 만드는
  작가로서의 교수님의 진실한 힘이 <윤미네 집>에는 담겨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복간본에는 교수님에 췌장암으로 돌아가시기 전까지 아내를 위하여 준비하셨던, <My Wife>가 함께 실려 있고, 사진집의 주인공인 '윤미'와 교수님의 아내 '이문강'여사님의 글까지 소중하게 담겨있어서 사진의 뒷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재미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사진집을 쭉 읽고 나니,

  저 또한 이처럼 아름다운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처럼 어여쁜 아이들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뒷 마당이 넢은 집에 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그만큼 진실한 힘이 있는 좋은 책입니다.

  몇 몇의 사진들은 고 전몽각 교수님의 사진이야기 (http://www.jmong.net)에서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 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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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nne 2010/02/17 13:16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안녕하세요. 차이와 결여님
    블로그에 들어왔는데 아직도 블로그의 글씨가 작게 보여
    쓰신 글 내용을 읽을 수가 없습니다.
    복원을 좀 시켜주세요.
    부탁해요~~~

  2. 실버제로 2010/02/18 22:06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저는 잘 보이는데요^^;
    사진도 글도 그사람을 드러내는 수단중 하나겠죠?
    글을 통해서 사람들을 만나는 요즘 참 즐겁군요.^^

  3. anne 2010/02/19 15:14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안녕하세요.
    차이와 결여님
    쓰신 답글이 너무 작아 보이지 않네요.
    제 메일로 어떻게 하면 화면을 크게 볼수 있는지 답글 좀 보내주세요.

    bumbuya1@hanmail.net

  4. anne 2010/02/22 12:02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차이와 결여님~
    보내신 메일은 잘 받았습니다.
    덕분에 블로그의 글 잘 읽고 있습니다.
    한페이지 읽었고,
    찬찬히 계속 읽어 볼게요.
    차이와 결여님, 건강하시구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