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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스튜어트> 앞 표지



* '스테판 츠바이크'의 메리스튜어트
* 스테판 츠바이크, 안인희 역, 이마고
* 위드블로그 서평 캠페인 참여 도서


  '스테판 츠바이크'<메리 스튜어트> 입니다.
  얼마 전에 '츠바이크'<연민>을 아주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에, 역시 큰 기대를 가지고 읽게 되었던 소설입니다.
  '츠바이크'는 <광기와 우연의 역사>와 같은 역사적 인물에 대한 전기소설로 유명한 작가입니다. 이 작품 역시 가장 강력한 왕권국가를 건설했던 잉글랜드의 '엘리자베스1세'와는 정적으로 같은 시기에 스코틀랜드의 여왕이었던 '메리 스튜어트'의 일생을 따라 많은 사료들을 인용하며 인물의 굴곡진 삶을 자세히 그려내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처음 포스팅을 할 때엔, '메리 스튜어트'와 '피의 메리'로 알려져 있는 잉글랜드의 첫 여왕이 같은 인물인 줄 알았습니다.허나, 제가 잘못 알았던 것이더군요. 자세한 사항은 밑 댓글을 참조해주세요.)

  당시 16세기의 유럽의 상황은 왕정국가들의 혼란스러운 상황이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익히 알고 있듯 영국도 '스코틀랜드''잉글랜드'로 나뉘어져 있던 상황이었고, '잉글랜드'는 그 유명한 '엘리자베스 1세'가 다스리고 있었지요.
  '엘리자베스''메리 스튜어트'는 먼 자매간이었습니다.
  그러나 일찌기부터 강력한 왕권을 바탕으로 나라를 다스려왔던 '엘리자베스'와는 달리 '메리 스튜어트'는 많은 귀족들의 시달림 속에서 힘겨운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채 6세가 되기 전부터 프랑스의 '프랑수와 2세의 왕비'가 되어서 세상의 영화를 모두 누리게 되었으나, 병약한 왕의 이른 죽음으로 말미암에 왕비로서의 권한을 잃게 되고 쫓기듯 '스코틀랜드'로 돌아오게 되는 '메리'는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선 피의 음모도 서슴치 않는 많은 귀족들 틈에서 왕권을 지키랴, 카톨릭을 보호하랴 정신이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자신의 보호를 위해서 정략적으로 결혼하게 된, 영국 귀족 출신의 '단리'와의 결혼이 참으로 많은 변화를 가져오게 됩니다.
  그 당시의 왕족들의 결혼이야 '사랑' 보다는 국가적 이익을 위한 일이라는 측면이 더욱 강했기 때문에, '단리'와의 결혼도 '엘리자베스' 여왕의 끊임없는 계락에 가장 어긋나는 방법으로 선택되어진 결과였습니다.
  왜냐하면, 위에도 언급했듯 두 사람은 자매지간 이었기 때문에, 만일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왕권을 수호할 수 없게 된다면 당연히 남은 한 사람이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모두를 차지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리 하여, 둘 사이에는 결코 넘지 못할 선이 그어지게 된 것이었습니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끊임없이 '메리'에게 왕위 계승권을 포기할 것을 요구하고, '메리'는 반대로 자신의 왕위 계승권을 인정하라고 요구하는 상황이었던 것이지요.
  이미 한 번, '메리'가 프랑스의 왕비가 되고나서 자신의 왕권에 대한 심각한 위험을 경험했던 '엘리자베스'는 '메리'를 경계하고 또 경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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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세 쯤의 아름다운 메리 스튜어트


  그러나, '메리'는 너무나도 솔직한 여성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엘리자베스'의 뜻에 반하고자 결심했던 결혼이었지만, 사랑하지도 않는 사람 '단리'와의 결혼은 차라리 죽음보다 못했습니다.
  그래서 궁중 악사 였던 '리치오'와 깊은 관계를 갖게 되었지만, 귀족들과 '단리'의 계획에 의해 '리치오'는 무참히 살해되고, 분노에 가득찬 '메리'는 자신의 충직한 신하였던 '보스웰'을 앞세워 귀족들을 무릎꿇게 만듭니다. 하지만, 그녀는 조심성이 없었지요. 너무나 쉽게 자신을 드러내보였던 탓으로 아마도 '보스웰'에게 틈을 보였던 것 같습니다.

  평소 자신이 취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든지 취할 수 있었던 '보스웰'은 '메리'마저도 자신의 손아귀에 넣고 말았습니다. '메리'는 자신을 압도하는 남성적 매력에 '보스웰'을 사랑하게 되어버리고 말지요. 그야말로 사랑의 꼭두각시가 되어서 말입니다. 그 때부터 '메리'의 삶은 조금씩 어둠의 구렁텅이로 빠져들게 됩니다.
  강력한 왕권을 얻고 싶었던 '보스웰'은 '단리'를 제거하고 '메리'와 결혼을 하기를 원합니다. 그러나 '보스웰' 역시 '메리'를 사랑해서는 아니었지요. 오로지 '왕권'을 위해서 였습니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 사랑의 저울대를 한 쪽으로 기울일 수있는 사람은 사랑에 빠진 사람보다는 사랑하지 않는 사람의 힘이 큽니다.
  '메리'는 주변의 커다란 반대에도 불구하고 그와 결혼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스코틀랜드의 귀족들이 그런 상황을 지켜보고 있지만은 않았습니다. 자신들의 자유를 위해서는 언제든지 뭉칠 수 있는 귀족들이었으니까요.
  그들에게는 차라리 여성인 '메리'를 왕위에 올려 놓고, 이 틈을 타서 자신들의 뜻에 맞는 '섭정:왕의 권리를 대신하여 나라를 다스리는 자'을 올리기를 원했던 것이지요.
  결국, 왕궁에서 쫓겨나게된 '보스웰'은 국외로 도망가게 되고, '메리' 마저 '잉글랜드'로 넘어오게 됩니다.
이런 좋은 기회를 '엘리자베스'가 가만히 두고 보지는 않았을 겁니다.
  그녀는 구실을 만들어 그녀를 잉글랜드에 머물도록 붙잡아 두는 데 성공합니다. 그리고는 아시는 바대로 20년이 지난 뒤에 단두대로 보내게 되지요...


  간략한 줄거리입니다.
  처음 책을 받아보고서는 500페이지가 넘는 이 묵직한 무게의 책을 과연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먼저 들었습니다만, 보시는 바와 같이 일생동안 단 한시도 평화로운 삶을 살아갈 수 없었던 '메리 스튜어트'의 삶인지라 끊임없는 중상모략과 음모, 술책들 속에서 굉장한 긴장감을 가지고 어렵지 않게 책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맨 앞 몇 페이지에 걸쳐서 '메리스튜어트'와 관련된 초상화와 '엘리자베스', '단리' '보스웰'등의 그림들이 실려 있었던 덕분에 16세기를 그린 영화를 보듯, 장면들을 상상하면서 읽을 수 있어 더욱 좋았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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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여덟 살의 메리 스튜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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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왕권의 군주 엘리자베스



  '츠바이크'는 역시나 한 인물의 생애를 다각도로 조명하는데 뛰어난 작가였던 것 같습니다. 이야기에 인용되는 당시의 정황을 알게해주는 많은 자료들과, '셰익스피어'의 이야기들 그리고, 당시 재판의 자료로 쓰였던 '메리 스튜어트'의 많은 '소네트'들을 직접 인용하면서 '메리'의 당시의 심리와 상황에 비추어 잘 알려져있지 않은, 혹은 왜곡되거나 잘못 추측되고 있는 부분들을 수정하면서 이야기를 해주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단순히 주인공이라는 이유만으로 '메리 스튜어트'가 동정의 대상, 또는 연민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애쓰도 있는 모습은 서술자에 대한 신뢰를 넘어서 책 자체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해주는 좋은 글쓰기의 사례가 되지 않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는 동안 끊임없이 비교되는 역사에 기록되어진 '엘리자베스' 여왕보다 '메리'에게 더 빠져들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녀의 무모할 정도의 '용기''정직'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때로는 안타까울 정도로 군주로서의 모든 것까지 포기하는 그녀의 모습에 단순하고 무모해보기이도 하지만, 결국 나중에 그녀의 아들인 '제임스1세'가 영국과 스코틀랜드를 대표하는 왕에 오르는 것으로만 보아도 최후의 승자는 '메리 스튜어트'가 아닌가 싶기도 하고, 결국 역사는 승자의 기록만을 남기기 때문에, '엘리자베스'는 영국을 강대국으로 만든 철의 여인으로, '메리'는 피를 부르고 다녔던 '피의 메리'로 꾸며놓았지만, '엘리자베스'여왕도 결코 자신이 이겼다고 보지는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한 사람의 생애를 따라가 보는 것은 참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물론, 전기 소설이니까 각색된 부분도 있고, 실제와 다를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500페이지의 책장을 넘기면서, 때로는 정치가들의 술수에 분노하고, 때로는 헌신적이다 못해 바보 같은 '메리'의 사랑에 가슴아파하면서 참으로 재밌게 읽은 책입니다. 혹시라도 읽고 싶은데, 역사적 지식이 별로 없어서 주저하신 분들은 걱정하지 마세요. '츠바이크'가 자세하게 설명해주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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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잘 알려져있는 초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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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2/05 06:15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저도 최근 이 책을 읽었답니다^^ 영국역사에 대해서 관심이 많아서 영화나 책을 좋아하거든요. 위에서 4번째 줄에보면 ''피의메리''라고 알려져 있는여자가 스코틀랜드의 여왕인 메리스튜어트 라고 하셨는데요, 그녀는 피의 매리가 아닙니다. 흔히 피의메리라고 알려져 있는 여인은 잉글랜드의 여왕이었던 메리이지요. 그녀는 엘리자베스여왕의 아버지인 헨리튜더와 그의 첫번째 아내이자 형수인 캐서린 사이에서 태어난 딸 입니다. 피의 메리인 메리가 왕위에 오르자 자신의 어머니를 죽게 만들었던 신교도를 향해 복수의 칼날을 들이대게 되고 이 과정에서 엄청난 사람을 죽였다고해서 피의 메리 라고 불리우게 되죠. 그녀는 후에 정신착란까지 일으켰다고 하죠..그 이후에 엘리자베스가 즉위하게 된 것이고, 메리스튜어트는 다른 메리입니다.

    • 차이와결여 2009/02/05 09:31  address  modify / delete

      앗, 그렇군요..

      제가 완전히 잘못알고 있었던 것이군요..
      감사합니다. '라'님.. 얼른 수정해야겠어요..^^

      정확하고 자세한 설명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