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뭐... 그다지 하는 일도 없는데,
왜 이 카테고리에는 아무 글도 안 쓰는 거지... 라는 생각을 일주일 넘게 해왔다.
학기 중이라면 바빠서 그런다고 치겠지만, 지금은 방학 중이라 그렇게 바쁜일도 없는데, 그렇다고 모임이 자주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럼, 생각이 없어진건가, 아님 살기가 편해진건가.. 도대체 무엇일까 생각하다가, 생각하기를 관뒀다.
그런데 이 글을 쓰면서 생각해보니, 아마도 컴퓨터 앞에 앉는 시간이 극히 적어졌고, 그나마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은 영화 리뷰와 책 리뷰를 올리는 데에 다 소비하고 말아버리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새해를 맞이하여,
올해는 무슨 계획이라도 세워서 실천해 볼까.. 하는 생각이 없진 않았지만,
커다란 계획을 세우는 해는 언제나 크고 작은 사건사고에 휘말렸으므로,
그냥 그때그때 작은 계획들을 실천하면서 살아가는 현세지향적 인물이 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여서 계획일랑은 집어치웠다.
그래서 아쉬운대로 몇 가지의 근황을 이야기 하자면,
나는 아직도 '보충수업' 중이다.
이놈의 보충수업이 처음엔 20일 밖에 되지않는다고 가볍게 생각하였는데, 역시나 방학에 수업을 한다는 건 그만큼 지겨움이 배가 되는 지라, 20일이 2달 같이 느껴진다. 어쨌든, 다음 주를 마지막으로 보충수업도 끝날테니까 패스.
어제는 수원CGV에 가서 <적벽대전1>과 <적벽대전2>를 릴레이 상영으로 보고 왔다.
작년에 1편이 개봉되었을 때, 극명하게 갈렸던 찬반양론 때문에 주저하다가 지나치고 말았는데, 사실 2편이 있다는 것을 알고선 분명이 이와 같은 릴레이 상영이 열릴 거라 짐작하고 있었던 탓도 있었을 것이다.
암튼,
한 자리에 앉아서 5시간이 다되도록 한 영화를 보았는데(중간에 쉬는 시간 15분), 잼나더라..
국어선생으로서, 아님 남자로서, <삼국지>를 안 읽었다는 것은 어째 좀 흉이 되는 것도 같지만, 어쨌든 나는 아직도 <삼국지>를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다. 그래서, '적벽대전'의 이야기가 사실대로 그려졌는지, 확인할 길이 없으므로 <적벽대전>의 리뷰는 패스.
오늘은, 후배녀석의 '결혼식'에 다녀왔다.
99년도에 첨 만난 녀석이니까... 벌써 햇수로는 10년이네...
그렇게 생각해보면, 사람의 인연이란 건 참 질긴 것이 맞긴 맞다.
어쩌다, 비슷한 시기에 태어나서, 비슷한 전철을 밟아 같은 학교 같은 과에서 몇 년을 같이 생활하고, 아는 얼굴이 된다는 것은 정말 로또 보다도 어렵고, 하늘에서 떨어뜨린 밀알이 땅에 꽂아놓은 바늘에 와서 닿을 확률..(이건, <번지점프를 하다>에서 나온 것이다) 암튼, 그 정도의 확률이 맞는 것 같다.
여튼,
예뻐보이는 녀석, 오랜 기다림으로 좋은 베필을 만났으니 주구장창 행복하길 바란다.
'수단'이 '목적'을 넘어서는 경우가 살면서 종종 있는 것 같다.
대개의 경우 그런 상황은 부정적인 측면이 많기 십상인데,
요즘 내가 겪고 있는 상황은 잘 판단이 서질 않는다.
무슨 이야기냐 하면,
혼자놀기 심심해서 이것저것 취미활동을 만들어 '혼자서도 잘해요' 모드로 살아 온지가 어느덧 9개월,
처음에는 딴 생각을 하지 않기 위해서 끊임없이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공연을 가고.. 그렇게 흔들리는 나를 추스리고자 시작한 취미들인데,
이제는 그것들이 없으면 허전하다.. 무척, 무척 허전하다.
어렸을 적, 신상조사서 취미란에 '독서', '음악감상'이라고 적으면서도 항상 내 취미가 '독서'가 맞는 건가? '음악감상'이 취미라고 할 수 있나? 라는 의문이 들었었다.
하지만 지금은
누가 물어보더라도 '저는 책읽는 것이 좋아요', '심심할 땐 주로 책을 읽으면서 보내죠.', '영화광입니다.' 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니 정확히 말해도 될 것 같다.
그래서, 요새는 '독서'와 '영화감상'이 본래 나의 취미였던 것인지, 아니면 애써 취미인 척 살아가고 있는 건지, 아리송하다. 이제는 '목적'이었던 '혼자서도 잘해요' 모드를 넘어서서 뭐든 '혼자서도 잘하는데' 안하면 심심해서 안할 수가 없게 되버렸다.
요새 읽고 있는 책은, '신영복' 의 <강의>, '슈테판 츠바이크'의 <메리 스튜어트>, '살와라 바크르'의 <황금마차는 하늘로 오르지 않는다> 이고, 앞으로 빨리 읽어야 할 책은 '신형철'의 <몰락의 에티카>, '진중권'의 <이매진>, '알랭 드 보통'의 <젊은 베르테르의 기쁨> 이다.
앞으로 꼭 봐야할 영화들은 1/15<티스:Teeth>, 1/19 <타인의 취향>, 1/20 <도쿄마블초콜릿>, 1/22<체인질링>, 2/9<낮술>, 2/19 <사랑 후에 남겨진 것들>, 2/26 <프로스트 vs 닉슨> 등이 있다..
추가적으로
나는 다음 주 금요일에는 학교에서 늦게까지 근무를 해야 하고, 24일 토요일에는 초등학교 동창생들과의 모임이 예정되어 있다.
그리고 요새 나는, <브로콜리 너마저>의 노래들에 빠져서 살고 있다.
이렇게 나는 너무나 잘 지내고 있다. 너무 잘지내고 있어서 불안할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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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충수업 너무 먼나라 이야기군요.ㅋ
고등학교때 추위를 뚫고 학교를 가던 기억이 나네요.
부산은 별로 춥지가 않아서 학교에 히터가 없었는데, 추위에 떨면서 보충수업 자율학습하던 기억이 새록새록.
잘지낸다고 그러시는데 괜시리 슬퍼보이시네요.
제가 잘못본건가요?
좋은분들 많이 만나시갈 바라고, 올해는 좋은 인연 만나시길 바랄께요.
오... 부산에는 히터가 없었군요..
역시 따뜻한 남쪽나라라 달라..ㅋㅋ
아녜요. 정말 잘지내요 ^^
왜 슬퍼보였을까나... ㅋㅋㅋ
'실버제로'님도 학기 마무리 잘하세요~~~
우왕..실버제로님 저도 부산에서 태어나 주욱
학교 다녔는데^^
새삼 반갑네요
요즘은 정신이 하나도 없어요
한마디로 잘 못지낸다는 뜻이죠
괜히 잘지낸다는 결이님이 샘 나는군요?ㅋ
우왕... '카르페 디엠' 님도 부산이세요??
어째, 인터넷 상에서 알게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부산지역인 것 같습니다.. 오래 전부터요 ^^
연초라 바쁘신가요?? 다음 주엔 또 큰 명절이 기다리고 있으니 할 일도 많으시겠어요...
기운내시구요~~ 저는 이제 진정한 방학을 맞이한다는 기쁨에 서서히 들떠가고 있음다..ㅎㅎ
이야 반가움 ㅋ
부산분들이 많으시긴 하더라고요.
저는 광안리 쪽 살았었는데 어디사셨어요? 혹은 어디사세요??
뭐 태어난건 서울이었지만 부산에서 청소년시기와 대학교시기를 지내고 보니 고향은 부산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다들 정신없으시더라도 즐거운 명절되세요!
명절이 그리워지는 이들도 있답니다!^^
ㅎㅎㅎ 이거 '부산' 향우회 분위긴데요?? ㅋㅋ
이런 분위기 좋습니다..^^
저도 대학교를 '공주'에 있는 사범대학교를 다녔더니 '공주'가 제2의 고향 같긴 합니다..ㅎㅎ
광안리는 제가 태어난 동네예요!
지금 부산엔 부모님하고 남동생만 살고있고요
원래 설은 부산집에서 지내는데 이번 설은 저도 실버제로님처럼 타국에서
눈물의 떡국을 먹어야할 듯^^
오늘 출국합니다
다음 댓글은 따뜻한 남쪽나라에서 올리도록 하죠
와.... 다들 해외파시네요...
좋은 일로 가시는 것이길 바랄게요..
후...조심히 다녀오세요. 어쨌든 부럽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