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었다.
전교조, 교사, 7명, 해임, 파면 이라는 글자들이 눈으로 박혀들어 왔다.
서울시 교육청이 밝힌 이유는
공무원이 지켜야 할 '성실의 의무', '복종의 의무', '품위 유지의 의무'를 어긴 것이라고 한다.
기사를 좀더 자세히 읽어본다.
'설은주' 선생님은 지난 10월 23일 치뤄졌던 '일제고사' 때, 학생과 학부모들이 '일제고사'를 보지 않을 선택권을 주었다는 이유로 해임되었다.
'설은주' 선생님은 이렇게 말한다.
"성적 때문에 주눅이 든 아이들 때문에 가슴이 아팠다."
그래서 전날 그런 마음을 담은 편지를 써서 29명 아이의 부모에게 보냈다. 그 중 11명이 일제고사가 치러지는 날 야외 체험학습을 나가기로 '선택'했다.
설씨는 그날 시험을 치는 학생들에게 "열심히 잘 쳐라"라고, 체험학습을 가는 학생들에게는 "잘 다녀오라"고 쓴 쪽지를 사탕과 함께 건냈단다. 시험날에는 시험 감독도 들어가고, 시험지 채점도 했단다.
그런데 해임 되었단다.
나는 전교조 교사는 아니어서 자세한 것은 모른다.
'설은주' 선생님이 상부로부터의 지시를 받고 한 것인지, 개인적인 판단인지 그런건 자세히 알지 못한다.
하지만, 교사의 마음은 안다.
나도 아이들을 가르치고는 있지만, 절대 어디가서 가르친다고 이야기 하지 않는다. 내가 가르치는게 무어냐.
언어영역 100점 맞는 법? 그런거 절대 못가르쳐준다.
문학 작품을 읽고 감상하는 법? 난 그런거 가르쳐준 적 없다.
그럼 올바른 10대로 커나가는 법? 가뭄에 콩나듯 한다.
다만, 나는 체제에 잘 길들여지는 법, 남 밟고 일어서는 법, 자신보다 힘센사람 눈치보는 법, 이런거 가르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어디가서 가르친다고 이야기 할 수 없다.
고등학교라 어쩔 수 없는 거 아니냐고?
고등학교라 어쩔 수 없는 거면, 중학교도 어쩔 수 없는 거고, 초등학교도 마찬가진 거다.
근데, 그거 좀 막아보겠다고, 어쩔 수 없이 중학교 가고 고등학교 가면 줄세워지고, 순위 매겨질 거
초등학생은 좀 안해도 되는 거 아니냐고 편지 한 통 돌렸는데,
나가란다.
교사 자질 없는 거란다.
줄세우기인 줄 알면서도 애들한테 "잘 봐라" 얘기해 줄 수밖에 없었고, 시험 감독 할 수밖에 없었고, 채점까지 다 해줬는데, 이제 그만 안녕이라는
이게 지금 미친 것 아니냐.
해임 되던 날 반 아이가
"제가 체험학습가서, 제가 이 반이 돼서 선생님이 잘리는 거예요?" 하고 물었단다.
아마 모르긴 몰라도,
잘렸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보다,
저 말 한마디에 더 가슴아팠을 거다.
기사를 읽는 동안 눈물이 핑 돌았다.
차라리 말 안들어서 짤랐다고 하시라.
그냥, 시범 케이스라고 하시라.
어려운 한자어로 쓴다고 더러운 게 가려지나?
제발 부탁이니까.
그 짱구같은 머리 잘 좀 굴려서
자꾸 그르치라고만 하지말고,
가르치라고 하면 안되는 건가?
댓글을 달아 주세요
저것들 하는 짓 보면 뒷목 뻣뻣해지고 혈압이 올라서..흡
그런데 말이죠..저것들의 뻔뻔한 행동이 지금 살고있는 우리 세대의 가치관이자 지향점이란 것이 더 슬픕니다
돈, 성공, 경쟁..
4년후엔 사람들의 가치관이 바뀔까요?
그런 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저로써는 어떤 자세를 취하고 살아야 하는 건지 너무 혼란스럽습니다.
아이들에게 '돈','성공','경쟁' 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이야기 해도 쉽게 설득되지 않거든요...
과연 4년 후에 가치관이 바뀔까요..
의심스럽습니다.
그래도 각자 노력하면서 희망을 버리진 말아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