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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직아워> 메인 포스터



*2008년 11월 30일 14시 00분
* 씨너스 (단성사)
(★★★★☆)

  '미타니 코키'감독의 신작 <매직아워>입니다.
  얼마 전에 그의 희곡 작품 <웃음의 대학>을 보았었기 때문에 많은 기대감을 가지고 영화를 보게 되었습니다.
  이미 <웰컴 미스터 맥도날드>를 통해 우리나라에도 많이 알려져있고, 그의 코메디는 삶의 페이소스가 묻어나는 깊이있는 것임이 검증된 상황이기에 의심할 여지가 없었지만, 이 영화 <매직아워>도 그런 기대에 조금도 어긋나지 않는 좋은 영화 였습니다.

  이야기는
  1920년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 속에나 나옴직한 무대의 한 마을의 보스의 정부와 사랑을 하게 된 '빙고(츠마부키 사토시)'가 그 사실을 발각당하고 위기를 모면하고자 보스가 그토록 만나고 싶어하던 전설의 킬러 '데라 토카시'와 친분이 있는 것 처럼 속이고, 그를 대신하기 위해 무명배우를 섭외하면서 영화를 촬영하는 것처럼 속여서 벌어지는 일련의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는 영화입니다.

  설정 자체에서부터 웃음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영화를 실제 상황으로 받아들이는 보스를 비롯한 일련의 사람들과, 실제를 영화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무명배우 '무라타(사토 고이치)'의 엉뚱함이 계속 겹쳐지면서 '저러다가 혹시 발각되는 거 아닌가'하는 조마조마함을 느끼게 하는 통에 영화는 시종일관 긴장과 웃음 속에 진행됩니다.

  <웰컴 미스터 맥도날드>가 그렇고, <웃음의 대학>이 그렇듯 이 영화에서도 '미타니 코키'는 우리가 쉽게 간과하기 쉬운 삶의 깨달음을 그 웃음 속에 묻어서 전달하고 있는데요.
  영화의 초반부 무명배우인 '무라타'가 영화인들이 말하는 '매직아워'에 대한 이야기를 전달하는 장면이 이 영화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의 전부라고 봐도 무방할 듯 합니다.
  '일몰이 시작되고 해가 막 자취를 감추고 완전한 어둠이 내릴 때까지의 짧지만 아름다운 순간'을 가리키는 용어 '매직아워'는 언젠가 찾아올 인생의 '매직아워'를 위해서 끊임없이 포기하지 않고 희망을 가지고 살아 갈 것을 영화는 온몸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감정을 많이 이입한 탓인지,
  '무라타'가 그때까지 찍었던 모든 장면들이 단순히 설정이었을 뿐이었고, 자신을 찍은 필름들이 하나도 남아 있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실망하여 모든 일을 포기하고 배우로서의 직업도 포기하려고 하다가 우연히 촬영되어 있던 필름을 보게 되는 장면에서는 감정이 뿌듯하여지며 '그래 끝까지 포기 하면 지는 거지.'라는 막연하고도 되도 않는 감명을 받기도 했습니다. 물론, '무라타'는 그 촬영분을 보고선 자신이 주인공이었던 이 영화의 마지막을 장식하기 위해서 프로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고 그런 부분이 아주 좋았습니다.

  연극 <웃음의 대학>이 연극에 대한 연극이었다면, 이 영화 <매직아워>는 영화에 대한 영화라고 할 만큼, 우리의 삶이 얼마나 영화적인지, 또 영화가 한 사람의 인생에 얼마나 많은 의미를 가지는지,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노력을 하는지를 보여주고 있는데요. 영화가 모두 끝나고 크래딧이 올라갈 때에는 영화의 주무대인 마을의 세트가 어떻게 만들어지는 지에 대한 자료화면을 동시에 보여주어서, 또 다른 느낌을 가지게 해주었습니다.

  사정상 영화를 본지 한참이나 되어서 리뷰를 적는 탓에 세세한 부분들이 기억나지 않는 것이 안타깝지만, 보셔도 절대 후회하지 않을 정도로 재미있는 영화입니다.

  마치 주연처럼 나온 '츠바부키 사토시'는 영화를 이끌어가는 부분적 축에 속할 뿐이고, '무라타'역의 '사토 고이치'라는 배우가 너무 멋있었습니다. 그 밖에도 많은 조연들이 등장하는데, 그들이 보여주는 선을 넘지 않는 탄탄한 연기력도 영화를 짜임새있게 만드는데 큰 몫을 한 좋은 영화였습니다.

  아직 안보셨다면 서두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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