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너무 게으릅니다. 요즘, 전.

애들하고 뭐 '상담'을 하기로 약속도 해놓구선 미안한 마음에 약속에 약속을 더 하고, 또 더 하고 해서 가볍게 시작하려던 상담이 진학상담 정도까지 커져버려가지구는 시작하려니까 엄두가 나질 않는군요. 그래도, 내일부턴 무슨 일이 있어도 시작을 해봐야겠습니다. 곧 또 기말고사철이 다가올테니까요.

주말에, 코엑스까지 날라가서 멋진 영화를 하나 보고 왔는데, 정리가 되지 않습니다. 아. 머리가 좀 나빠서, 정리가 안될 땐, 다시 한 번 봐야하는데, 이 영화가 그 곳밖에 하질 않네요.. 오늘은 야자고, 내일은 보러가자니 '상담'해야하고.. ㅎㅎㅎ 바보 '결이'

요새 잘가는 블로그가 두 군데 있는데요. 많은 것들을 충전하고 배우고 있습니다.
한 곳은 글에 감성의 냄새가 물씬 풍겨나오는 곳,
한 곳은 글에 유식의 냄새가 흠뻑 젖어나오는 곳,
어쩜 그리들 글을 잘쓰시는지, 어쩜 그렇게 감성을 잘 캐치하시는지 놀라울 따름입니다. 제가 쓰는 글 따위는 그저 넋두리일 따름이라는 제 생각을 확고하게 만들어주는 두 블로거들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ㅎㅎ
(어딘지 궁금하시다구요? ㅋㅋㅋ 링크로 걸어 두었답니다. 훗)

한 분의 포스트에서 이런 구절을 읽었어요.

대충의 이야기는
언젠가 자신이 자주가던 블로그에 참으로 맘에 드는 포스트의 한 구절이 '실연당한 후에 먹었던 돈까스'에 대한 글이었다는데, 이 글이 너무나 좋았던 그 분은 그 블로그에 찾아갈 때마다 읽고 또 읽고 했었다네요. 그런데 지금은 그 블로그가 사라져서 읽지 못하고 안타까워했었는데, 우연히 후배에게서 날아온 메일 한 구석에 자신이 언젠가 인용해서 보내주었던 그 포스트의 글이 살아있더라는,

뭐 대충이런 내용인데, 제가 맘에 들어하는 것은 그 다음이에요.

'...언젠가 또 실연을 당하게 된다면, 꼭 혼자서라도 기사식당에 찾아가....'

'언젠가 또 실연을 당하게 된다면'이라고 말하는 그 부분,
그 무덤덤한 울림이 크게 다가오네요.

그러면서 드는 생각은 아마도 저는 아직 '실연'하는 것을 싫어하나부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고보니 저,저, 저, 저번 이후로, 더 이상 나에게 실연의 아픔은 없다고, 사람이 만나다 보면 헤어질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마치 사람이 만나고 헤어지는 것이 당연한 것이고 그게 순리에 맞다는 듯 덤덤한 척 했었군요.
물론 '실연'하는 것을 좋아할 사람은 없지만, 그게 또 싫어할 것도 없는 것이, 내가 상대를 진정 사랑했었다면, 그러다가 상대의 마음이 변심했거나, 내 마음이 달라져서 실연하는 것이라면 분명 누군가에게 잘못이 있는 것이고, 그 잘못을 반성하면 되는 거지 무턱대고 싫어한다고 해결될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또한 그렇게 싫어한다는 것은 전자이든, 후자이든 자기 자신에게 공정하지 못한 감정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상대가 변심했다고 해서 내 사랑이 갑자기 안 사랑으로 바뀌는 것도 아닐뿐더러, 내가 변심했다면 그건 두려워하거나 싫다는 감정이 생길 것이 아니라 미안하거나 죄송한 마음이 생겨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어리석게도 아무런 이유없이 실연을 두려워하는 어리석은 제 모습을 그렇게 만나버리고 말았습니다.. 아하... 그래서, 나는 지금도 망설이고 있는 것이 군요? 아님 안하려는 척 합리화 하거나?? ㅎㅎ

뭐, 저 부분을 읽는 순간 스치듯 지나간 깨달음이라서 잘 정리가 되지는 않지만,
(사실 정리하려고 이러고 글을 쓴답니다... 저는...ㅎㅎ)

그렇군요.
저는 왜, '다시 누군갈 만나게 되면'만 생각하고,
'다시 실연하게 된다면'을 이야기하거나 생각하지 않았을까요... 물론, 헤어짐의 이유를 모르니까 그럴 수도 있겠지만, 똑같은 실수를 하지 않으려면 헤어짐에 대한 생각이 먼저여야 하는게 아닐까요? 아직도 한 쪽 면만을 바라보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반성이 들었습니다. 후후후. 그래도 씁쓸하지 않은 반성이라 기분은 괜찮네요.
아.. 뭔가 또 어렴풋하게 잡히는 느낌이 듭니다..

이게 오늘 생각한, '실연'에 대해 조금 더 용감해지는 생각이었습니다. 후후후

삶은 깨달아가는 과정인거죠 ^^
하나 또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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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카르페 디엠 2008/11/25 11:18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하나 또 배우셨으면, 슬슬 행동으로 옮겨보세요~
    저는 첫 연애가 바로 결혼으로 골인한 케이스라..(사실은 실연이라 하기는 좀 그렇고..짝사랑이란걸 해본 적은 있지만요^^)
    여러번의 연애와 실연을 못해본 것이 아쉬울 때도 있는걸요?
    왜 그렇게 다들 무서워하는지요..만남과 헤어짐을요..그것 또한 젊은날의 특권인데..하고싶어도 못하는 사람도 있는데 ㅋㅋ
    실연 후 먹는 돈까스는 텁텁했을지언정, 시간이 지날수록 그 돈까스의 단맛이 내내 입 안을 맴돌 거 같아요
    다음엔 두려워하지 마시고 어느 작가말대로 '한번도 상처 받지 않은' 사람처럼..아시죠?

    • 차이와결여 2008/11/25 13:05  address  modify / delete

      ㅎㅎ
      행동으로 옮기기엔, 아직 깨달음이 부족한거 아닐까요...ㅋㅋ
      와~~
      전 그 흔하디 흔한 소망, 첫사랑과 결혼하고 싶었습니다만, 잘 안되었고, 그 다음부터는 항상 첫사랑이라고 여기면서 해봤지만 잘 안되었는 걸요. ^^

      물론, 내가 잘못해서 그런 거지만요, 그래서 내린 결론은 3~4번 정도의 연애경험 후 결혼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이미 불가능한 설정이 되어버렸지만요 ㅎㅎㅎ

      젊은 날의 특권을 너무 많이 누린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사실,
      매번 너무나 많은 사랑을 받았었으니까요. 그만큼 좋았으니까. 그에 따른 댓가를 치루는 것이 아닌가..하는..

      여튼,
      언젠가는 또 올테니까, 그 때를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는 수밖에요 ^^

  2. 비밀방문자 2008/12/02 10:52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 차이와결여 2008/12/02 14:49  address  modify / delete

      아~~ 오른쪽 메뉴에 LINK에 있는 블로그 두 곳이에요~~

      인용한 블로그는 "잊지 않으려고 쓰는 이야기.."

      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