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달력에 보면, '농업인의 날'이라고 되어있지만,
아이들에게는 '빼빼로 데이'라는 의미가 있는
11월 11일.

공교롭게도,
내일이 우리학교 개교기념일인 관계로,
아이들이건 선생님들이건 학교에 나오지 않는다.
물론, 선생님들은 오후에 '수능감독 예비모임'을 가겠지만,
암튼, 수능 전에 고3 아이들을 볼 수 있는 마지막 날,

올 고3 들은 나에게 각별할 수밖에 없는 것이,
재 작년 첫 담임을 할 때, 만났던 녀석들이 바로 고3이고,
작년에 그토록 나를 행복하게 해주었던 녀석들이 바로 고3이다.

그래서 몇 일 전부터 무엇을 해주어야 하나,
기도야 당연한 거고,
좋은 덕담이야 당연한거고,
이 녀석들이 긴장하지 않고 잘 할 수 있도록 좋은 이야기와함께 무언가 정성을 담아
기도에 효험을 더하고 싶어,
2박3일 고민한 끝에,
던킨 '롱 먼치킨'을 구입하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생각해놓고 보니,
지금 우리 악동 10반 녀석들이 또 서운해 할 듯하여,
어제 야자를 마친 늦은 시간에 마트에 들러 '오리지날 빼빼로'와 '아몬드 빼빼로'를 또 잔뜩 구매하였고,
내가 담임을 한 적은 없지만, 서스름없이 지내던 몇 몇 녀석들에게 줄 '페레로 로쉐'까지 사고 나니,

교사가 무슨 땅파서 하는 직업도 아닌데, 이럴 필요가 있나 싶은 생각까지 들었다..ㅋㅋㅋ

하지만,
분명히 녀석들 때문에 길게는 3년 간, 짧게는 1년 간
주고 얻은 것이 너무나 많아서,
미천한 능력으로나마 무언가 도움이 되고싶었던 마음이 컸던 것이다.

아.. 내 새끼들.. 정말 수능 대박났으면 좋겠다..

앞으로 갈길이 멀고도 멀지만,
시작은 평범하게, 남들과 똑같은 과정으로 한발 한발 디디고 나갈 수 있도록
별로 들을만한 강의는 없더라도,
한 번 가서 놀만한 
딱 놀기 좋은 '대학'이라는 문턱에
덜컥덜컥 합격하기를.. ^^

그래서,
취업 걱정 같은 거 하지말고,
사랑의 아픔같은 거 걱정말고,
맘 것 즐기고 한 가지에 미쳐볼 수 있었으면..
그러기 위해서..

다들 좋은 소식으로 다시 찾아와 주기를,
언어영역 만점을 기록하기를,

기도하고 기도하고 또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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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실버제로 2008/11/11 20:24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수능치기전에 많은 초콜렛을 받은 기억이 나네요;;
    엿도 받고.
    고1,2때 담임선생님께서 따로 찹쌀떡도 받고 ㅋ

    그러고보니 참 많이 받고 살았던거 같아요.


    멋진선생님 덕분에 애들이 기운 많이 낼겁니다!^^

    • 차이와결여 2008/11/12 00:03  address  modify / delete

      ^^

      저는 너무 오래되어서 수능 때 기억은 안나네요. 그때 뭘 받긴 받았었던 것 같은데,
      누구한테 받았었는지 도통 기억이 없습니다.

      대신, 오늘 같은 날은 저도 쫌 받습니다.
      어거지로 옆구리 찔러서라도 받죠ㅎㅎ

      그런데, 과연.. 얼마나 이렇게 받을 수 있을지가 참, 의문이에요..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