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성 (출처 위키디피아)
  관성(慣性)은 물체에 작용하는 힘의 총합이 0일 때, 운동의 상태를 유지하려는 경향을 말하며, 운동의 상태가 변할 때 물체의 저항력이다. 주로 버스 등이 출발할 때 정지해 있으려는 승객들이 뒤로 쏠리는 현상, 그리고 급정거할 때 계속 운동하려는 승객들이 앞으로 쏠리는 현상으로 설명된다.

  어렸을 때, 배웠던 몇 가지 과학적 원리 혹은 공식들은 나이를 먹은 뒤에도 사라지지 않고 남는다.
  예를 들면,
  1. 소리가 1초 동안 가는 거리 = 340미터 340m/s.
  2. 더운 공기는 위로 올라가고 차가워진 공기는 아래로 내려와서 대류현상이 일어난다는 원리.
  3. 내용도 알지 못하고 외웠던 e=mc2.
  4. 물이 끓는 온도는 1기압 하에서 100도.
  5. 기타 등등.

  이 중, 3번 같은 경우에는 실생활에서 '그게 그런갑다'하고 느끼는 경우가 없으므로 말 그대로 죽은 지식일 뿐이고,
  1번과 같은 경우에는 가끔 번개가 치고 몇 초 후에 천둥소리가 들릴 때, '아하, 번개가 친 곳이 대략 여기에서 몇 킬로미터쯤 떨어진 곳이겠구나...' 하고 짐작하고 아는 척 할 때 확인할 수 있다.
  2번의 대류 현상을 잘 확인 할 수 있는 것은 예전에 자취했을 시절에 추운 겨울에 밖에 나가지 못하고 방 안에서 담배를 피워야만 했을 때마다 창 가에 붙어 서서 최대한 까치 발을 하고 창문 위쪽으로 연기를 내뿜으며 나의 짧기만한 지식이 실생활에 도움이 될 수도 있음을 자랑스러워하며 확인 했었고,
  4번의 물이 끓는 온도야 일 주일에도 몇 번씩 라면을 끓이며 이제 100도가 가까워졌음을 느끼며,
  혹은 참다 못해 스프를 먼저 넣어서 비등점을 낮추면서 시시때때로 확인하곤 했었다...

  여튼,
  오래간만에 포스트를 남기려니 무언가 그럴싸한 말을 해야만 할 것 같고,
  또 한편으로는 그간 하나 둘 나의 무관심에 상처받고 떠나가실 분들은 다 떠나간 블로그에 누가 와서 읽어 줄까 싶기도 하고,
  이래저래 정리되지 않은 생각들만 나비처럼 머릿속에 날고 있어서 횡설수설 했지만,
  요는, '관성'이라는 법칙의 놀라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다.

  지난 3년 간 여러 가지의 일들이 있었지만, 이미 몇 편 쓰지 않았던 앞 포스트 들에서 구차하고 비굴하게 변명하였으므로 각설하고, 어떻든지 간에 블로그를 방치하다시피 겨우 명맥만 이어오고 있다보니,
  이제는 '속삭속삭'에 들어오는 일이 마치 타인의 블로그를 방문하듯, 마치 혼잣말 하듯.

  '역시 아무런 댓글도, 아무런 글들도 남아 있지 않군... 참.. 보잘 것 없는 블로그일세...'

  라고 한탄하면서 '관성'적으로 다녀갔었드랬다...
  그러다보니, 처음에는 어색하게만 느껴지던 그 방문이 차츰 당연한 것으로, 그러다가 원래 그랬던 것으로 그리고 지금은 그냥 그런 것으로, 마치 나에게 블로그를 쓰게하는 어떠한 힘이 '0'인 상태가 되어서 나는 그만 이 상태를 유지하려고만 하는 성질을 가진 물체가 된 것처럼 변해 버렸다.

  그러면서도 이곳을 통해서 잠시나마 소식을 주고 받았던, '카르페디엠'님이나, 'clovis'님이나, '실버제로'님이나, '우연'님, 'herenow'님.. 등등등..의 소식이 잠시 잠시 궁금하기도 했었다..('이 자식 장가가더니 완전히 잊어버렸구만? 다 그렇지 뭐...'라고 욕하셨을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회자정리 거자필반'이라 했으니,
  모두들 어딘가에서 내가 살고 있는 것보다 더 멋있게, 더 당당하게, 더 치열하게 살고 계실 것으로 믿는다...

  여튼,
  이제 슬슬 생활도 안정기로 넘어오고 있고(시국은 매우 엄중하지만), 학교에서의 업무도 3년 내리 똑같은 일들을 하면서 요령이 생기고 있고,
  다시금 보고, 읽고, 느끼고, 사색하는 한량의 시절로 돌아가야만 할 것 같은데,
  이 시점에서 '속삭속삭'의 성격을 재정립 하는 방향으로 나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지난 시기까지의 '속삭속삭'이 다분히 사적인 넋두리의 토로 였다면,
  이제는 내 주위의 사람들이나, 내 주변의 일들에 대해 조금이라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했으면 싶은데,
  개인적인 역량이 매우 딸리므로 생각만큼 해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긴 하다..

  그것이 '현장에서의 교육'이 되든, '결혼생활의 소소한 즐거움'이 되든, 아니면 예전처럼 그냥 넋두리로 머물게 되든지 간에 여튼 조만간 정리를 해서 다시금 활발한 블로거로 돌아오고자 스킨도 바꾸고, 이렇게 주저리주저리 글도 남기면서 의지를 다져가고 있는 요즘이다.

  어쨌든, 작은 이 공간은 두고두고 나를 돌아볼 수 있는 회고의 장이 될 것이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