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또 여름방학이 되었습니다.
  올해는 왜인지 학교생활에 있어서 만큼은 뭔가 만족스럽지 못합니다.
  이유를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깊이 들여다보면 볼 수록 나 스스로가 치열하게 살지 못하고 있음이 들어날 것임을 알기 때문에 생각하기를 외면하고 있음죠.
  하지만 후회는 후회로만 그치고 새롭게 2학기를 살아가야 하는 것이니, 방학을 기회로 삼아서 새로운 힘을 충전해야 겠습니다.
  올해는 방학맞이 교직원 연수를 '강촌'으로 왔습니다.
  지금은 전과는 너무 달라진 곳이긴 하지만 그래도 '강촌'하면 대학교 MT가 생각 날 수밖에 없는 것이고 조금은 센치한 기분이 되고 말았습니다.
  사실 저는 대학교 MT를 1학년 때 한번 밖에 못가봤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2학년 때에는 과대표로 야심차게 추진을 했었지만 좌절되었고, 군대에 다녀온 뒤에는 IMF로 인하여 어려워지고 말았더랬죠. 그러다보니 혼자 돌아다닌 기억이 더 많습니다.
  제가 다녔던 대학교 주변에는 '동학사', '마곡사', '갑사', '수덕사' 등의 작지만 아기자기한 사찰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기분이 내킨다싶으면 시내버스를 타고 훌쩍 다녀오기도 했었고, 옛 백제의 수도 였던 공주, 또 근처에는 부여도 있었기에 그런 고풍스런 유적지를 걸어도 좋았던 곳 같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것도 행운이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한번은 기차여행이 하고 싶어서 무작정 기파에 올라 부산까지 더녀왔던 기억도 있습니다. 딱히 뭘 하지도 않았는데 그렇게 할 일없이, 어쩜 무모하게 보냈던 시간이 지금의 저의 약간은 자유로운 사고의 정체성을 형성한 것이겠지요.
  오늘도 그랬지만 가끔은 그런 마음으로 되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하지만 그때의 그마음은 이미 지나쳐간 기차처럼 다시 되돌아 올 수 없는 것이고, 뒤늦게 뒤에 오는 차에 오른대도 전의 그처와는 다른 것이겠지요.
  지금은 새로운 기차를 기다려야 하는 시간인 것입니다.
  자꾸만 기차가 지나는 소리가 들리니 영화 '박하사탕'의 한 장면이 떠오릅니다.
  '김영호'가 울부짖던 그 장면. 순수했던 시간으로 돌아가고 픈 절규. 물론 제가 지금 그렇단 것은 아니고요.
  저라는 사람은 아름답게만 남겨진 과거를 끊임없이 되씹으며 살아가는 존재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의 이 시간도 언젠가는 곱씹어질 날이 오겠지요.


  오늘은 저의 생일이고, 저는 요새 술과 고기를 잘 먹지않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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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실버제로 2013/07/31 00:33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부산에서 학교를 나온 저로서는 ㅋ
    저는 강촌 엠티는 한번도 해본적이 없어요.
    부산에선 송정이나 근교 바닷가로 엠티를 가는데
    해운대나 광안리로는 안가고요.

    저도 말도안되는 군산여행 바닷가에 살면서 포항을 바다보겠다고 세번가고...ㅋ
    여튼 희안한일들을 많이 했던 것 같네요.

    • 차이와결여 2013/08/20 22:24  address  modify / delete

      오래간만이에요. 실버제로님...
      아.. 실은 제가 오래간만에 온 것이군요.. ㅎㅎ

      송정은... 많이 들어본 바닷가이긴 한데, 부산에서 꽤 거리가 있는 곳인지요.. ^^

      저도 서울에서 대학을 나온 것은 아니니까..
      아마 예전에는 서울에서도 우이동 계곡.. 이런 가까운 곳으로도 많이 갔었다고 하더라구요..

      저는 대학교 때, 월악산이나, 속리산, 대천... 같은 충청도 권에 있는 곳으로 MT를 다녔었답니다..
      물론 그 중 저는 월악산 엠티 한번 밖에 못갔지만요... ㅎㅎ

      저도 무작정 기차에 올라, 부산에 가서, 태종대를 열심히 걷고,
      그 근처의 귀빈장 이라는 여관에서 하룻밤 머물렀던 적이 있습니다..

      호호호...

  2. 실버제로 2013/08/31 01:18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호호호라는 웃음은 ㅋㅋ 뭔가 아저씨스럽습니다^^;;

    송정은 해운대에서 해운대 달맞이고개를 넘어가면 있는 곳이지요.
    거기서 더 올라가면 기장, 대변해수욕장도 있어요 ㅋ

    태종대 좋죠!
    저의 마음의 고향은 광안리지만ㅋ

    방학때 아무래도 바쁘시죠? 새글은 영 뜸하시네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