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축제??
내일은 대학원에 가야하고,
또, 논문 계획서와 지도교수 배정원서를 작성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딴짓을 하고 있는 차이와 결여입니다.
어제까지는 중간고사 기간이었습니다.
이제까지의 중간고사나 기말고사와 같은 정기고사 기간에는 보통 시험기간 전, 시험을 출제하는 기간이 무척 바쁘고, 실제 시험기간은 수업도 없고, 애들도 없고, 학교도 일찍 끝나는 이른바 '축제'의 기간이었습니다.
때문에, 보통은 밀린 책을 보거나, 못 본 영화를 몰아보거나, 정 할 것이 없으면 집에서 뒹굴거리면서 재충전할 시간을 가지고는 했죠.
그런데, 이번 시험부터는 주관식 출제때문에 시험기간에도 채점하느라 힘들고, 시험이 끝나고 난 뒤에는 아이들에게 정답을 확인시키고 맞네, 틀리네 하면서 싸우느라 기진맥진할 지경입니다.
이번은 처음이라 시행착오를 겪는 과정이겠고, 앞으론 차츰 나아지겠지요...
여튼, 시험시간에 감독을 할 때에는 참으로 무료할 따름입니다.
간혹가다 부정행위를 시도하는 아이가 있기는 하지만, 예전과 달리 방법도 다양하지 못하고, 또 스스로 대범(?)하지 못해서, 미수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또, 시험감독을 하는 이유가 부정행위를 적발하고자 함이 아니라, 혹시 모를 사태를 예방하려는 의도가 더 큰 것이므로 애초에 시도 조차 하지 못하게 좀 윽박을 질러놓으면 아주 원활한 시험이 진행되지요. 게다가, 수능에 반영되지 않은 몇몇 과목의 감독을 할 경우에는 10분도 안되어 다 풀어버린, 혹은 찍어버린 학생들이 한꺼번에 취침을 하기 때문에, 남은 시간 동안 완전 뻘쭘하게 중앙에 서있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시간이면 창밖을 바라보며 말 그대로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때로는 상상할 거리, 생각할 거리를 미리 준비하고 들어가는 경우도 있지요.
이번 시험의 경우에는 요즘 저의 삶의 '화두'라고도 할 수 있는 '결혼'이라는 문제를 생각하면서 몇 시간을 보냈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결혼에 대한 압박을 받았던 기억은 정확하진 않겠지만, 5~6살 정도의 일인 것 같습니다. 그 때가 정말 내 기억 속에 존재하는 건지 아니면 부모님이 해주신 이야기를 듣고 마치 내 기억인냥 저장을 한 건지는 몰라도 암튼, 그 때 항상 같이 놀던 이발소집 딸내미와의 기억이 저의 첫 경험이었지요.
저는 아직 아이를 키워보지않아서 요즘은 어떤지 잘모르겠지만, 제가 어렸을 때에는 꼬마 어린아이들에게 이렇게 묻는 짖꿎은 어른들이 계셨습니다.
"철수야, 너 누구랑 결혼할거야?"
그럼 대답하는 거죠.
"순이!"
저도 꼭같은 상황이었습니다.
이발소집 딸내미(지금은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와 함께 놀고 있으면 우리 부모님이고 이발소집 아저씨고, 이발을 하러온 아저씨고 간에 자주 물어봤었던 것 같습니다.
"차이와결여야 너 누구랑 결혼할거니?"
"응, OO이(이발소집 딸내미 이름)!!"
제가 생생하게 기억하는 것은 그 때, 저를 바라보던 어른들의 표정입니다. 제게 질문을 던진 그분들은 항상 커다랗게 눈을 뜨고 뭔가를 기대하고 바라는 표정으로 바라보곤 하였습니다. 저는 뭔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대답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생각이 강하게 들었고, '결혼'이라는 말의 의미가 뭔지도 잘 모르면서 그냥 그렇게 대답을 했었던 것 같습니다.
거짓말 같다고요? 아니요. 진짜루요.
여튼, 그 때 받았던 압박이 결혼에 대한 최초의 압박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아이들에게 그런 질문은 삼가세요. '너, 누구랑 결혼할거야?'라든가 '아빠가 더 좋아 엄마가 더 좋아?'이런 질문들이요...)
그때가 지나고 7살 때부터는 '남녀 7세 부동석'의 삶을 살았는지, 이성에 대한 별다른 기억이 남아있질 않습니다. 당연히 '결혼'에 대한 관념도 없었겠지요. 초등학교 4학년 때, 나를 좋아하였던 반장에 대한 기억이 조금, 초등학교 6학년 때 정말 거짓말처럼 좋아하게 되었던 아이에 대한 기억이 전부인데, <소나기>에서나 볼 수 있는 풋풋한 감정이었지 '사랑'이나 '결혼'과 연관짓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서 고3 때 만났던 첫사랑.
첫사랑과는 같은 대학에 진학하기도 하였고, 미성년에서 성년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적인 단계에 걸쳐있었던 만남이었기 때문에 당연히 불처럼(?) 타올랐던 것 같습니다. 그때야말로 법적으로 누구의 도움도 필요치 않는 실질적인 '결혼'이 가능해진 나이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10년 후, 20년 후를 내다보면서 '결혼'이란 것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제가 꼭 남자라서 하는 말은 아니지만, 우리 나라의 사회 구조상 남자들은 어쩔 수 없이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면 '결혼'을 생각하게 되어있는 것 같습니다. 요즘이야 생각이 많이 바뀌어서 꼭 남자의 벌이에 의지하여서 살아야한다는 생각을 하는 여성들이 많지 않으시겠지만, 성장과정을 통하여 끊임없이 주입되는 말들
"남자는 처자식를 먹여살려야 하니까, 가정을 이끌어나가야 하니까."
"남자는 자고로 능력이 있어야..."
와 같은 말들을 끊임없이 들어오는 남자들에게 당연히 '연애'는 '책임'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 아닐까,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결혼'을 연결짓는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해보게 됩니다.
물론, 터무니없는 이야기지요. 20살 대학생이 무슨 힘으로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리겠습니까. 그런데도 남자들은 자연스럽게 '결혼'을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구체적인 것은 아니었구요. 다만, '당연히 이 사람과 '결혼'을 하겠지...' 정도로요.. 저한테 국한되는 이야기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이후로는 누구를 만나든지 간에 항상 그 사람과의 결혼을 생각하게 되더군요.(도데체 결혼하고 싶었던 사람이 몇 명인거야..지조없게스리..) 그래서, 더 잘나지고 싶었고, 더 능력있고 싶었지요. '결혼'을 하고, 그녀를 '소유'하기 위해서... 적절한 표현은 아니지만 '소유'라는 말이 그 때의 느낌에 딱 맞을 듯 싶습니다.
여튼, 그렇게 '결혼'에 대한 내적인 압박을 받았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지금 받는 압박에 비하면 말 그대로 아무것도 아닌 거죠.
그 다음은, 몇 해 전이었습니다.
몇 년전까지 제가 살던 집에는 친할머님이 함께 살고 계셨습니다. 무척 혈기왕성하셨고, 강단도 있으셔서 젊으셨을 때에는 어머님께 시집살이도 많이 시키셨드랬는데, 돌아가시기 한 해 전, 한 번 쓰러지신 후에는 많이 쇠약해지셨죠. 그렇지만 거동을 하실 정도는 되셔서 여기 저기를 다니시곤 했는데, 하루는 제게 뜬금없이 그러시는 거였습니다.
"XX야, 너 장가 안가냐?"
"아~~ 할머니 제 나이게 몇인데 벌써 징그럽게~"
"니 나이가 28이지, 옛날 같으면 손주 볼 나이다."
"아~ 몰라몰라 난 장가 안 갈거야~"
"뭬야? 장가를 안가? 니가 어디가 부족해서?"
"아, 그냥 안가요. 절대 안갈거야."
사실, 저 때에는 '결혼'에 대한 생각을 거의 하고 있지 않아서 그랬기도 했지만, 갑자기 과도한 애정을 가지시는 할머니의 모습이 불편하기도 해서 괜히 어깃장을 놓았던 것입니다. 그러고서는 얼마 되지 않아 정정하신 할머님께서 다시 쓰러지시고 그러고 한 달이 채 되지않아 돌아가시게 되었습니다. 그 때서야 문득, 할머님의 그 말씀이 유언처럼 생각되었고, 당신의 죽음을 예감하셨는지, 아니면 그런 생각이 갑자기 드신 건지 문득 그런 말을 하셨던 할머님의 마음을 아무렇지않게 외면했던 것이 죄스럽게 생각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돌아가신 것을 뒤늦게 어찌할 수 없었지요.
그리고 지금입니다.
지금은 가족이나 친구들로부터 가해지던 압박의 강도도 줄어서 모두들 거의 포기하고 있다시피한 것처럼 느껴지기는 하는데, 드문드문 진심으로 걱정하는 듯한 표정으로 진지하게 물어보는 사람들, 또는 '선생님은 결혼 안하시느냐'고 물어보는 아이들에게 '글쎄.'라고 얼버무릴 때, 마치 '철없는 삼촌'을 바라보듯 보는 학생들의 얼굴을 보면서 조금씩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생각을 하지요.
'내가 뭔가 잘못 살고 있는 건가?'
'내가 어디가 부족한 건가?'
'생각이 이상한가?'
물론, 몸에 하나도 좋을 것 없는 저런 생각들에 빠져있어봤자 도움이 될 것은 없으므로 그냥 조금 하다가 '될 대로 되라지~' 라면서 접어버리고 마는데요.
어디가 부족한 것도 아니고, 나름 건전한 생각으로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고 자부하는 저로서는 당연하게도 저의 '결혼관'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제 '결혼관'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는 것이지요. 어디 한 번 들어보시고 이상한지 여러분들이 평가해주세요.
저는 그렇습니다.
사람들에게 '결혼'해서 좋은가 하고 물어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안하는 게 좋다'. '해봐야 별 것 없다.' 라고들 이야기합니다. 또는 '총각일 때가 좋은 거야. 자유롭겠다, 하고 싶은 거 맘대로 하겠다.' 라는 식으로 말하고는 하죠.(특히 오샘) 제 주위에는 대부분 다 그런 말들을 합니다.
물어보지 않아도 대부분의 사람들(여성이건 남성이건 간에)은 결혼생활에 그다지 부족함이 없으면서도 싱글의 삶을 그리워하는 멘트들을 불쑥불쑥 꺼내곤 합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그들은 왜 결혼을 한 건지, 왜 다시 싱글이 될 수는 없는 건지 더더욱 궁금해지지만, 나올 대답들은 뻔하므로 더이상 묻지 못하고 말지요.
과연 그 말이 사실인 걸까요?
저는 안해봐서 잘 모르겠지만, '결혼'을 할 때에는 누구나 그 사람을 열렬히 사랑하거나, 혹은 남은 인생을 함게 해도 좋겠다거나, 믿을 수 있다거나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결혼'을 하는 것이겠죠. 흔한 얘기로 그 사람을 만난 순간 후광이 비치는 것을 봤다거나.. 하는 이유를 가지고 '결혼'을 하는 것일 겁니다.(그렇게 믿고 싶습니다.) 결론적으로 저는 아직 그런 사람을 만나지 못했다는 것이 이유가 될텐데, 좀 냉정하게 말해서, 그런 사랑은 영원하지 않다는 것 또한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는 것이겠지요. 종종 이야기되는 사랑의 지속시간, 사랑과 관련된 호르몬의 분비기간 등등을 언급하지 않는다고 하여도 분명한 사실일 겁니다. 그렇다면, 저말고 다른 사람들은 무엇때문에 '결혼'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살아가는 것일까요.
어른들은 종종 이야기합니다.
'사는게 별거냐, 그냥 정붙여 가면서 사는 거지.'
우리 나라의 정서상 구체적이지 않은 표현으로 에둘러서 말하는 것이 쉽기 때문에 하시는 말씀들이겠지만, '정'이라는 표현에 모든 것이 함축되어 있는 것이겠지요. 아마도 그 '정'이라는 것은 '삶의 방식'이 아닐까 합니다. 살아가면서 '삶의 방식'을 맞춰가면서 살아간다는 것이 아닐까요?
제가 '선'이나 '소개팅'을 하지 않는 이유는 여전히 운명과 같은 만남을 믿기 때문입니다. 내 뜻과 의지와는 상관없이 연결되는 인연과 같은 끈을 믿기 때문입니다. 살아가는 것은 혼자서는 될 수 없듯 우리는 살아가면서 만나는 사람들 누구와도 어느 정도의 연을 맺고 있기 마련입니다. 어렸을 때에는 그런 작은 연을 발견하기만 하면 그것이 마치 운명인 냥, 믿고 빠져들었던 것이고, 지금은 한 번 쯤 더 생각할 여유를 갖게 된 것이 차이겠지요. 그러다보니 이리 재보고 저리 재보고 오히려 혼란스럽게 되는 경우가 더 많지만, 그러면서도 저는 그 사람의 '삶의 방식'이 저와 맞는지 맞춰보곤 합니다.
분명, 누구든 저와 완전히 똑같은 삶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은 없을테고, 얼마나 맞고 얼마나 다른지, 그 다른 부분을 내가 인정할 수 있을런지, 나의 다른 부분을 그 사람이 존중해줄 수 있을건지를 끊임없이 따져보고 저울질해보는 것이지요.
물론 피상적일 수밖에 없어요. 그렇게 따져보려면 그 사람과 최소한 가까워져야 하는데, 지금은 그 누구와도 그렇게 하고 있질 못하니까요. 아직은 준비가 덜 되었다는 이유로, 아직은 나조차 나를 잘 모르겠다는 이유로 도망다니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삶의 방식'이 맞아야 한다는 것은 중요하게 생각되는 부분입니다. 그래서, 그런 사람을 만날 때까지 다만 기다리고, 준비하고 있는 것 뿐입니다. 언젠간 만나게 되겠죠.
이런 생각을 쭉하고 있으려니, 갈수록 '결혼'이란 상황이 더 멀어지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드는데요.
언젠가 이런 제 생각이 무너지고, 아니 생각들을 양보하고 누군가와 '결혼'을 하게 될 수도 있겠지만, 아직은 '결혼할 나이가 지났다고,', '아이를 낳으려면 지금도 늦은 거라고.'라는 식의 논리에는 굴복하고 싶지 않습니다. 냉정하기는 하지만, 제 '결혼'은 100% 저와 저의 상대자의 결정이고 판단이니까요. 다른 주변의 조건들을 고려하는 것이 나쁜일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옳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기다리'고 '맞춰보다'가 한 살 두 살 나이를 먹고, 이젠 하고 싶어도 못하는 나이가 되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인데요. 이제까지의 경험으로 볼 때, 무리해서 맺었던 인연의 뒷끝은 모두 좋지 않았기 때문에 차라리 내 인생은 거기까지였다고 인정하는 것이 맘 편할 듯 하네요.
사랑의 결론이 '결혼'이라면 성공한 적은 없는 것이겠지만, 사람들을 만나는 동안 받을 만큼 받았고, 줄 만큼 주었다는 생각이니까요. 제가 다시 줄 곳은 다른 곳에 있는 것이겠지요.
이런 생각을 하고 있으니, 주위의 압력들은 사실 듣기 불편한 말 정도로만 느껴질 뿐입니다. 가까운 사람들의 결혼식이나, 결혼생활을 봐도 부러울 것이 별로 없습니다. 그냥 '신혼여행' 정도, 아담하게 꾸며놓은 보금자리 정도가 부러울 뿐, 그들의 행복이 제 행복이 될 수는 없는 것이니까 다른 사람들을 봐도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아니네요. 그래서 제 '결혼'은 소원하기만 합니다.
왠지 쭉.. 써놓고 나니, 언젠가 말했던 것처럼 '연애는 점점 더 현실이 되어가고, 결혼은 점점 더 이상이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만, 훗.. 과연 이런 제가 '결혼'을 할 수 있을까요??
저도 점점 더 궁금해져만 갑니다. :D
덧붙임1 : 어째 주저리주저리 쓰다보니, 1박 2일에 걸쳐 쓰게 되었네요. 여기까지 다 읽어주신 분들 고생하셨어요. 대박감사!!
덧붙임2 : 아마도, 이 글이 '텍스트 큐브'에서 쓰는 마지막 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최대한 빨리 정리해서 이사를 가도록 할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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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앙~ 자다 밖이 시끄러워서 일어났어... --
잠은 다 깨버렸고 잠이 오길 기다리면서
그래도 결혼을 무지 일찍한 내가 우리부부 얘기를 하자면
몇주전 부모교육을 하는 아이학교모임에서 (우리 아이들은 대안학교에 다니고 있어)
저녁식사후 6가족이 우리 집에 모여서 차 한잔을 마시게 될 일이 있었는데
좁은 거실에 팔붙이면서 할로윈 조명 아래 도란도란 앉아서 얘기를 시작했었지...
그 시간만은 다들 아이 얘기가 아니라 부부 얘기들이였어...
어떻게 해서 만났고로 시작해서 이상형 얘기, 혈액형 얘기...
소중한 자기 얘기들로 깔깔 웃다가도 다들 감성적으로 변해가는 시간이였어...
근데 영화처럼 운명같은 만남은 별로 없더라...
그냥 남녀가 주인공이 되고 둘이 만들어가는 얘기로 순간이 영화처럼 느껴지는 건 아닌지...
그 날 자기 속깊은 말을 잘 안하는 신랑이
"내 아내와는 옆에 있는게 가장 편했고 그래서 자연스럽게 결혼도 하게 된거 같다..."
라는 말을 했는데 '뭐야! 그럼 날 사랑하진 않았나?' 하는 서운함도 있었지만
나도 사실 신랑이 옆에 있어서 가장 편안했고, 가장 행복했고, 가장 듬직했었던거 같더라...
영화같은 로맨스(?)는 없었지만 우린 띠동갑이라는 쉽지않은 결정앞에 흔들리지 않았고
결혼생활이 힘든 일들도 있었지만 그럴 때마다 이겨나가면서 하나가 되고
그리고 지금 나름 행복하게 한 곳을 바라보면서 두 아들이랑 오손도손 잘 살고 있는 거 보면
난 결혼하는 것이 백배 낫다고 봅니다요...
참고로 우리 신랑도 35살에 결혼했어... 근데 좀 힘들어 하고 있지.. ㅋㅋ
(도움이 되는 얘길 해주고 싶었는데 이런 얘길 하고 있네... ㅎㅎ)
내 생각엔,
까먹어서 그렇지 남편분이고 당신이고 간에 그 순간만은 영화와 같았을 걸??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니까, 다만 잊고 있을 뿐일 거야..
가만가만 생각하면 영화와도 같은 순간이 있었을 거라고 확신해..ㅋㅋㅋ
그리고 살아가면서 영화와 같은 삶을 살아도 좋은 거지 뭐. 더 좋은 거겠네..ㅎㅎ
도움을 받을려고 쓴 것은 아니니, 너무 걱정하시진 말길.. ^^
보금자리에서의 마지막이야기는, 결혼이군요! ㅎㅎㅎ
결혼.. 음.. 당연히해야된다.. 라고 생각했었는데,
'차이와 결여'님과 영원한싱글을 선포하신 우리 이모님을 보면서
시각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라고는 하고 싶지만
사실 할사람이 없는걸요 ㅜㅠ ㅎㅎㅎ
저는 아이가 낳고싶어서 결혼하고 싶은걸요 ㅎㅎㅎ
부모님이나 할머니께 말씀드리면
뭐모른다고 하시면서 연애나 하라고 하시더군요 ㅎㅎㅎ
뭐든지 마음을 다해 간절히 원해야 이루어 진다고 합니다.
'결혼'을 간절히 원하고 계신가요?
저 역시 마찬가지에요.
사실 할 사람이 없는 거죠..
흔한 이야기로 '못 하는 거냐', '안 하는 거냐'의 차이잖아요..
지금은 '안 하는 거'라고 이야기 할 수 있지만, 머지 않아 '못 하는 거'라고 밖에 이야기 할 수 없는 시간이 오겠죠.. ㅋㅋ
저는 '결혼'을 간절이 원하진 않아요.
아마도 이름만 다를 뿐, 같은 의미겠지만, 인생의 동반자를 만나고 싶은 것입니다.
만날 수만 있다면 '결혼'을 해도, 굳이 하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아요 ^^
안녕하세요 차이와 결여님~
이 홈페이지에 그리고 차이와 결여님께 얼마나 매력이 있는지
저는 잘 모르지만 아침이면 출근해서 이 홈페이지에 꼭 들럽니다.
요즘은 님의 개인적인 취향도 조금씩 내비취셔서 알듯합니다.
님에게는 어떤 매력이 있으실까요?
왜 매일 찾아와서 글을 읽게 되는지...
항상 글 잘 보고 있습니다.
언제나 건강하시고 밝은 차이와 결여님 되세요.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anne'님..
매력이요? 매력.. 잘 모르겠는데용..ㅋㅋ
별스럽지 않은 평범한 블로그를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누구나 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아닐테니까.
아마도 'anne'님의 취향과 잘 맞는 것이겠지요. ^^
그냥 꾸밈없이 진실하게 쓰고자 한 제 진심이 닿았다면 다행이구요. 그냥 편히 오셨다가 편히 놀다가 가셨음 좋겠어요..
감사합니다~~
어!
다시 나오네요...!!! 다행입니다!!!
주말에 예전 글 읽을려고 들어왔었는데
없어졌다고 해서 얼마나 놀랐던지요 ㅠㅜ
놀라셨죠?? ㅎㅎ
블로그 이사하는 중이었어요..
아직도 완벽하게 이사된 것은 아닌데, 꼼꼼히 좀 만져야 하는데 당췌 시간이 나질 않아요.. 주말 쯤 되어야 마무리 될듯하네요. ^^;;
띠동갑이라는 쉽지않은 결정....ㄷㄷ 첫댓글이 인상적이어서요/// ㅋㅋㅋ
얼마전에 나눴던 이야기들하고 중첩되는게 군데군데 보이네요 ㅎㅎ
나 아직도 갈팡질팡 저울질 중...
외줄타기하다가 똑떨어져서 만신창이가 되어봐야 정신좀 차릴려나...하하^^;;;
ㅋㅋㅋ 우리가 띠동갑인가?? ㅎㅎ
뭐 사는게 다 그런거지 뭐...
그렇게 고민하고, 깨지고 사랑하면서 살아가는 겨~~
열심히 사랑하도록.. 아 부럽다. 사랑..ㅎ
이건 정답이 없어요...
다만 그때그때 최선을 다해 선택을 하고,
내 결정을 믿고 살아갈 뿐.
역시,
해보지 않은 자의 막연한 두려움.. 같은 것이군요..
'용기 있는 도전'까지는 아니어도,
'잘 할 수 있을 거야'라는 마음을 가져야 겠습니다.
이런 생각도 아무 것도 없이 마음 가는 대로 된다면 더욱 좋겠구요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