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롭고 싶어요
삶이 바쁘다보니,
자꾸만 바쁜 이유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그러다보니, 원치않은 일들을 해야 함에 억울함을 느끼고,
불만이 많아지고, 소화는 잘 되지 않는 그런 날들의 연속입니다.
바쁜데, 생각이 많아진다는 것은 왠지 앞 뒤가 맞지 않는 것 같은데요.
사실은 왜 바쁜 건지 다 알고 있으면서도,
그게 벗어날 수 없는 일이다보니, 애써 다른 이유를 찾아보려고 애쓰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그런 면에서 보면, 분명 어찌할 수 없다는 것에도 기인하겠지만, 나름 제가 참을 줄도 알고, 억울해도 해야할 일은 한다는 점에서 어른이 되었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동의하시나요?
여튼,
제가 싱글로 지내다보니,
뭔가 갑갑하거나, 이유없이 문득 쓸쓸하거나, 외로울 땐,
그 이유가 '연애'를 하고 싶어서인건지 생각해볼 때가 많습니다.
아직까지는 그런 낌새를 느끼기 어려워서 아쉽긴 하지만,
언젠가 그런 낌새가 보이면 '확~' 낚아채야 하니까요..
누군가 그런 낌새를 깨닫게 해준다면 놓치면 안되니까요..ㅋ
요새도, 자꾸 기분이 가라앉고(아마도 날씨 탓이겠지만) 뭔가 욕구불만으로 가득차서 '뭐 재미있는 일 없을까?' 고민을 하다보니, 그 '연애'라는 것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게 되더군요...
생각해본다고 답이 나오는 것도 아닌데 말이죠.
어제는 밤 늦게까지 집에서 일을 하고(교사가 수업준비를 하는게 아니라.. 일을 한다니까요..) 그냥 자기 아쉬워서 TV를 켜고 볼만한 것이 없는지 기웃대다가 한 영화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 잘만든 영화도 아니었고, 내용도 중구난방이었고, 배우들의 연기력도 그닥 훌륭하진 못했지만,(그래서 흥행도 못했겠지만)
운명의 끌림으로 설렘과 두려움을 안고 시작하는 한 연인의 모습만은 예쁘게 잘 그렸더군요.
영화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이야.. 좋겠다. 나도 저런 때가 있었지..하루하루가 어떻게 가는 줄도 몰랐던 때, 옆에 있는 사람밖에 안보이던 그 때!'
부러운 마음으로 그런 생각을 하다가 문득 깨달았습니다.
'아.. 나는 이제 저런 사랑은 할 수 없는거구나!'
이미, 머리로는 다 알 고 있었던 사실입니다만, 그제서야 새삼스럽게 가슴으로 알게된 것 같습니다.
그간의 사랑들이 모두 그러했듯,
한 번 지나간 뒤에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 그 감정들이 어느덧
횟수가 쌓이고,
시간이 쌓이고,
나이를 먹어가면서 켜켜히 덮혀 더이상은 20대의 그 풋풋한 감정들로 사랑할 수는 없다는 사실.
네, 바보 같은 '차이와 결여'는
머리로는 성숙한 '30대'의 사랑을 하고 싶어하면서, 맘 속으로는 은근히 '풋풋하'고 '어설픈' '20'대의 사랑을 하고 싶었던 겁니다.
그런 사랑은 어려운 일이겠지요.
사랑은 유치한 것이라 이야기하기도 하고 또, 유치해지는 것이라고들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제 맘 한 편으로는 그런 유치함과 함께 성숙함을 바라고 있으니까요...
쉽게 말해서 완벽한 사랑을 꿈꾸고 있다는 말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때론 친구처럼,
때론 연인처럼,
때론 동료처럼,
때론 동반자처럼...
이 무슨 해괴망측한 욕심인지....
여튼,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이상
아무래도 우리반 아이들의 소원은 올해도 들어주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아이들의 소원이 뭘까요~)
한동안 우울모드로 다녔더니
사람들이 자꾸 어디 아프냐고 물어봅니다.
작년 반 아이들은 살이 빠졌다고도 이야기 합니다.
사실 살이 빠지긴 빠졌더군요..작년엔 꽉끼던 바지들이 이젠 딱 좋은 사이즈가 된 것을 보니요.
이젠 나이가 들어서 날카로운 턱선이나, 날렵한 맵시 같은 것은 되돌릴 수 없겠지만, 그래도 배만 볼록한 것보담 낫겠죠.ㅎㅎ
여튼,
어제는 베란다 창문을 열고 담배를 태우다가 문득 들었던 저 생각때문에, 잠이 안오도록 이것저것 생각해보았는데요. 혼자 살다보니 아무런 방해도 받지않고 생각한다는 것은 참 좋은 것 같습니다.
이 바쁜 시간과, 불규칙한 날씨가 빨리 바뀌었음 좋겠어요.
그래서 사고충만(?)한 나의 나날들에도 좀 휴식이 찾아왔음 좋겠습니다.
그냥 맘 편히 책읽고, 영화보고 하는 날들이요.
저는 그 와중에도 발악을 해보려고 읽지도 못할 책들을 몇 권 사두었어요.
유시민, <운명이다>도 샀고,
데이비스 실즈 라는 사람의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라는 책도 샀고,
영화를 보기위해서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이라는 만화책도 3권이나 샀습니다.
어제까진, 김용철변호사의 <삼성을 생각한다>를 다 읽었습니다.
영화는 전도연이 주연한 <하녀>를 꼭 보고싶고,
이창동 감독의 신작 <시>도 꼭 보고 싶습니다.
4월은 어려웠으나, 5월은 모든 걸 다 이룰 수 있는 날들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사고충만이 아닌 감성충만한 날들을 보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네요. :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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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 연애를 하고싶으시다면서도 혼자인게 좋으시다니.. ㅎㅎ
공감백배입니다.
날이 너무 추워요... ㅜㅠ
미처 활짝 피지 못했던 벚꽃잎들이 비에 떨어지는 것을 보니
저도 굉장히 우울했습니다...
그래도 살은 안빠지더군요 ... ㅜㅠㅎㅎㅎ
4월은 잔인하지만, 5월은 행복하실겁니다!! ㅎㅎ
그리고 너무 우울해하지마세요...
사람들이 우울해하기때문에 날씨가 않좋은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네..
망상이죠 ㅎㅎ
ㅎㅎ 뭐에요 'clovis'님..
마지막 두 줄 때문에 혼자 엄청 웃었습니다..ㅎㅎ
근데, 사람들이 우울해하기 때문에 날씨가 안좋은 거라는 말.. 왠지 설득력있습니다.
우울해하지 말아야겠네요. ^^
바쁜 삶에도 서로 다른 두 가지가 있답니다.
정신 없고 얼 빠진 무언가에 끌려가는 바쁜 삶과
몸은 바쁘고 하는 일은 많아도 정신을 차리고 영혼은 느긋할 수 있는 바쁜 삶 말이죠.
어느 쪽의 바쁜 삶인지 반성해보는 요즘입니다, 저도. :)
... 담임반 아이들의 소원은 뻔하죠,
담임의 결혼으로 지루한 학교생활의 이벤트 및 화려한 한 끼 식사를 마련하는 거. 아닌가? ㅎㅎ
저는 전자인 것 같아요..ㅠㅠ
정신없이 일에 쫓겨가는 삶...
내적 전환이 필요합니다.
ㅋㅋ
언젠가 이벤트를 한번 해줄 수 있으면 좋겠는데 말이죠..ㅎㅎ 안타깝지만, 패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