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자리>

 

  12월 하고도 29일이나 되었지만,

  아직도 방학을 할 줄 모르는 우리 학교 인지라 정신없이 바쁜 연말을 보내고 있는 '차이와 결여'입니다.

 

  직장을 다니지 않을 때에는 연말이 되면, 한가하기도 하고, 여유롭기도 하고 해서 뭔가 지루함이 묻어 났던 것 같은데, 이제는 신년 계획을 세울 시간 조차 없군요.

  그래도, 나름 몇 가지의 계획을 세워 두긴 했습니다.

  채 정리가 되진 않았지만,

  새해부턴, 한자 공인 급수 2급을 목표로 공부를 시작해서, 2월 달에 시험에 통과할 예정입니다.

  그렇게 열심히 하는 공부도 아니긴 하지만, 공부를 하면 할수록 한자가 부족함을 많이 느끼네요.

  지금 같아서는 정말 열심히 할 것 같지만, 또 모르죠... 공부라는 게 막상 시작하면 하기 싫으니까...

 

  그리고,

  내년은 논문을 써야하는 학기 입니다.

  석사 논문이라는 것이 요새는 너무나 흔해져서, 어디서 제대로 인정받기도 힘들다지만,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논문이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고 거들떠보지 않더라도, 내 이름을 걸고 하는 연구의 결과물이라는 생각에 허투루게 하고 싶진 않습니다.

  그래서, 은근히 고3 담임을 권유하는 주위의 분위기도 모두 내치고 오로지 '논문'을 향해서 생각을 집중하고 있지요.

 

  예상대로 잘 진행된다면, 연말 쯤에 가서는 연애도 해봐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습니다.

  인연이라는 것이 인위적으로 만든다고 되는 것은 아니지만,

  아예, 결혼에 대한 생각이 없는 것이 아니라면, 이제는 무작정 버티고 앉아 있을 수만은 없는 것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년이면 서른 다섯이고, 내 후년이나 그 다음 년에 결혼을 하게 된다면 서른 여섯이나 서른 일곱일테니, 그 역시 뜻한대로 되어야만 하는 것이겠지만, 어떻든 그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그런 생각에는 주변의 압력이 많이 작용하기도 했지요.

  집에만 오시면 중매를 서시겠다는 동네 어른 분의 말씀도 '대학원을 마쳐야~'라는 핑계로 넘기고 있는데, 그것도 내년이면 더이상 둘러 댈 수 없는 핑계일테니까요...

  (그러고 보면 대학원을 간 것이 아주 훌륭한 결정이었다는...ㅋㅋ)

 

  올해는 어리버리 일만 벌여 놓은 터라,

  제일 열심히 해야 하는 국어를 가르치는 일에 소홀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다보니, 수업시간에 말도 더듬게 되고, 얼버무리게 되고, 그랬습니다.

  내년에는 제 바람대로 다시 1학년 국어를 맞게 되든, 2학년 문학을 맞게 되든 방학동안 미리 준비해서 알찬 수업을 해야 겠다는 너무나 당연한 바람도 가지고 있습니다.

 

  아쉽게도, 블로그와 영화, 책은 내년도 좀 멀리하게 되지 않을까 합니다.

  영화는 본지 좀 오래된 것 같고, 책은 꾸준히 읽고는 있으나, 학기 중에 매주마다 닥쳐오는 과제들을 처리하느라 과제 이외에는 어떤 글을 쓰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그저 죄송한 마음이네요..

 

  오늘도, 자리에 앉기가 무섭게 던져지는 일들을 처리하느라 하루살이 인생처럼 살아가고 있는 중인데, 왠지 창 밖으로 쌓인 눈을 바라보며,

 

  '이렇게 살아서 무슨 소용이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해동안 별 일 없이, 별 탈 없이 잘 살아와놓고 이제와서 뜬금없긴 하지만,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는 조금 서운함들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긴 합니다.

 

  워낙에 나쁜 일, 안 좋은 일은 바로 지워버리려고 노력하는 터라 다 남아 있진 않지만,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답답하여 오는 일들이 몇 가지 있긴 합니다.

  아무리 살아도 배워지지 않는 것은 사람들 사이에서 나의 위치를 설정하고 중심을 잡아 살아가는 일인 것 같습니다.

 

  때론, 원치 않는 소문에 휩쓸리기도 하고,

  때론, 받지 않아도 될 오해를 받기도 하고,

  어떨 땐, 이 사람의 마음을 받아 주어도 될지, 저 사람에게 마음을 주어도 될지

  그런 일들로 머리 아파 했던 적이 여러 번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런 일들을 안하고 싶지만,

  그래서 그냥 혼자 독불장군처럼 살아가고 싶지만, 또 그렇게만은 되지 않음을 알기에 고민은 깊어만 갑니다.

 

  여튼,

  이제, 한 시간을 놀았으니, 점심을 먹고 다시 열심히 일을 해야겠습니다.

 

  그나저나,

  Lucid Fall의 새 앨범 Les Miselables 은 너무나도 좋네요! 와우~~!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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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밀방문자 2009/12/30 11:04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 차이와결여 2010/01/03 00:02  address  modify / delete

      음.. 그렇군요...

      열심히 해서 저도 님도 모두 원하는 바를 이루었으면 좋겠어요. ^^

      아트하우스 모모.. 너무 좋은 곳, 편안한 곳인데, 가본지 너무 오래되었습니다..

      방학 때는 없는 시간이라도 쪼개서 좋은 영화를 보러 다녀야겠어요.. ^^

      올해는 어려운 일 말고 즐거운 일들만 가득하시면 좋겠습니다. ^^

  2. anne 2009/12/31 14:40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차이와 결여님 오랫만에 사이트에 들렀습니다.
    오늘 본 글은 차이와 결여님의 개인적인 일들을 올리신것 같습니다.
    올 한해 마무리 잘 하시고, 건강하세요.
    내년은 더욱 복 받으시는 한 해가 되세요.
    행복한 한해 맞으시길 기원합니다.

    • 차이와결여 2010/01/03 00:00  address  modify / delete

      답글을 해가 지나서 달게 되네요. ^^;;

      업뎃이 느려서, 혹시라도 오신 발걸음 그냥 돌리게 했을까봐 죄송스럽습니다..

      실망하시지 않도록 드문드문 쉬엄쉬엄 다녀가세요..

      'anne'님도 올 한 해 즐거운 일들만 가득하고 원하시는 일 모두 이루시길 기원하겠습니다..

      따스한 말씀 항상 감사드려요.

  3. anne 2010/01/07 17:51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차이와 결여님
    화면에 글이 너무 작게 나와서 글을 읽을 수가 없네요.
    화면을 고쳐 보세요.
    그럼 행복하시고,
    다시 찾아 올께요
    건강하세요.
    그럼, 안녕.

    • 차이와결여 2010/01/08 13:40  address  modify / delete

      앗! 그런가요??

      원래 좀 작은 폰트이긴한데.. 원래부터 작았나요? 아님 갑자기 작아진 건가요?

      음.. 뭐가 잘못된 거지?

      여튼, 감사해요. ^^

      'anne'님도 건강하셔야 해요~~ 꼭이요~

      p.s :
      여러분 정말 제 블로그의 폰트가 너무 작은가요?? 불편하세요??

  4. 실버제로 2010/01/15 09:35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호박과 유자는 맛있나요? 급 궁금해지는데요 ㅋ

    루시드폴의 음반을 아는 동생에게 부탁은 해놨는데 언제쯤 받게 될런지...;;


    조금은 늦었지만 새해복많이 받으세요^^

    • 차이와결여 2010/01/26 15:51  address  modify / delete

      실버제로님. 안녕하세요. ^^

      별일 없으시죠?

      저는 말씀드리기엔 너무나 기~~~인 일들이 있었는데요..

      그래도 별탈은 없이 잘지내고 있답니다...

      새해 복 받으라는 이야기가 좀 늦은 감이 없잖아 있지만, 어차피 구정이 돌아오면 그때 또 한창 나올이야기이니까요.. 어찌보면 안 늦은 것도 같네요.. ㅎㅎ

      호박과 유자..
      쌍동이 제품으로 "보라당근과 포도",
      아빠 상품으로 "하루야채" 가 있는데,
      그냥 "하루야채"보단 먹을만해요 ^^

      학교에 야쿠르트 아줌마를 불러서 대놓고 먹는 건데, 방학이라 먹지 못해서, 식이섬유 부족으로 힘들어 하고 있는 중이랍니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