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티저 포스터
* 2009년 11월 7일 토요일 21시00분
* 야우리 14(천안)
저번 주에는 벼르고 벼르다 <파주>를 보았습니다.
'이선균'을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미쓰 홍당무>에서 봤던 소녀, '서우'의 우는 모습이 보고 싶기도 했고, <질투는 나의 힘>의 감독인 '박찬옥'을 조금은 믿기도 했었기 때문입니다.
이야기는 대충, 형부와 처제의 사랑.. 그것이 안개로 유명한 파주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라는 정도만 알고 갔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많이 친절하지 않은 영화더군요.
오래간만에 보는 영화라서 그런지,
아니면,
원래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영화의 내용은 나쁜 남자의 사랑을 확인해가는 한 젊은 여자의 이야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중식(이선균)'은 끊임없이, 자신의 허물을 지우기 위해 살아가는 인물이고, 너무나도 세속적인 인물이었기에 그러는 와중에도 어쩔 수 없이 여자들을 만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것은 '중식'에게 목회의 길을 권하는 사촌 형의 말에 대한 '중식'의 대답을 통해 분명히 드러나지요.
"형, 저는 목회의 길을 걸을 수는 없어요.... 공부방 선생님이요? 제가 얼마나 해서는 안될말을 많이 하는데요. 하면 안되는 말들을...."
하지만, 운명은 한시도 그를 놓아주지 않는 것 같더군요.
영화에서 정확히 표현되지는 않았지만,
대학교 선후배 사이였던, '정자(김보경)'를 사랑했던 '중식'은 학생운동을 하다가 수배를 당하게 되는데, 아무래도 자신이 잡히지 않았던 댓가로 '정자'의 남편을, 그리고 자신의 또다른 선배였던 한 남자를 이용한 것 같았습니다.
당연히, '정자'도 '중식'이 무작정 싫지만은 않았지만 이미 어린 아이까지 낳은 상황이고 '양심' 때문에 이도저도 못하는 상황이지요.
여튼, 이미 영화의 시작부터 '중식'은 어느 정도 원죄를 떠 안고 있는 인물인 것입니다.
끝내, 우연하게 '정자'의 아이는 화상을 입고 그곳을 도망치듯 떠나올 수밖에 없었던 '중식'
그렇게 '파주'로 흘러 든 '중식'은 목사를 하고 있는 사촌 형의 집에서 허드렛일을 하면서 공부방 교사를 하고 지내게 됩니다. 그곳에서 만나게 되는 '은모(서우)' 그리고 그의 언니 '은수(심이영)'
아마도 '은모'는 오래전부터 '중식'을 사랑했던 것 같습니다만, 그의 말을 처음부터 하나도 믿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중식' 역시도 자신의 뜻대로 살아지지 않는 인생,
끝없이 빚만 늘어가는 듯한 인생,
원죄를 갚는 것도 모라자 또다른 죄들을 쌓아가며 살아가야 하는 인생을 '은모'의 도움으로 겨우 끝낼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를 보고 난 뒤에도 무슨 내용인지 쉽게 머리 속에 들어오지가 않아서 여기저기를 뒤적여봤는데도, 딱 부러지게 설명하고 있는 글이 없더군요...
누가 잘 아시는 분이 계시면, 좀 알려주세요...^^
그래도 이 영화에서 애정을 느낀 부분을 찾으라고 한다면,
우선 '김보경'을 오래간만에 스크린에서 봤다는 것 하고, (저는 <친구>이후로 본적이 없음)
몇 차례의 슬로우모션 장면이 마치 이세상에서 또다른 차원으로 넘어가는 듯한 신비한 느낌이 들어 좋았다는 것.
그리고, 언니의 영정 앞에서 잔뜩 웅크린 '은모'의 한 줌밖에 안될 것 같은 가녀린 몸뚱아리가 어디선가 본 듯 안쓰러워 보였다는 것입니다..
참...
어디서 봤을까요.. ^^
Trackback Address >> http://cha2.co.kr/trackback/263
-
Subject: 참으로 버석버석 하다. : 영화 <파주>
Tracked from 作家 2009/11/16 01:28 delete보고 싶은 영화 한 편을 보지 못한다는 것은 심각한 삶의 질의 하향선이라는 개인적인 기준에 따라 이런저런 일들과 게으름을 물리치며 상상마당에서 파주를 봤다.(상영기다리는 동안에는 노다메21권도 봤다. 진짜 침나온다. 노다메가 청혼을 했다. 헉) 철거민대책위 위원장직을 수행하고 있는 형부에게 묻는다. 형부가 왜 그렇게 사는지, 그렇게 살면 뭐가 이로운지에 대해서 묻는다. 가장 다급하고 위급한 순간에 피하지 않고 선명하게 물어본다. 이 장면이 가장 인상..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