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연수를 마치고 '씨네큐브'로 달려갔습니다.
<렛 미 인>의 특별 상영회가 있던 날이었기 때문이지요.
이미 두 번이나 본 뒤였지만, 다시 상영한다는 소식을 들으니,
그것도 8시 20분 1회 상영이라는 소식을 들으니,
마치 아련한 옛사랑에 대한 추억이 살아나듯 영화의 감동이 살아났고 예매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 소식을 전해 들은 것은 원작 소설이 출간 되었다는 메일을 통해서였습니다.
작년에 영화를 보고 나서, 채 풀리지 않은 이야기들이 너무 궁금해 혹시나 찾아보았지만, 그때까진 번역이 되지 않았었지요.
아마도 메이저 배급사에서 전략적으로 수입을 했었더라면 상영과 동시에 소설도 출간했을지 모르겠으나, 솔직히 이만큼 마니아 층이 생길 정도일지 짐작도 못했을 걸 생각하면 이해가 되기도 했습니다.
암튼,
요번에 '문학동네'에서 원작소설이.. 그것도 각각 400페이지 분량의 2권 짜리 책으로 나왔습니다.
장편소설인 줄은 알았으나, 이렇게 길 줄은 몰랐습니다.
요새 이 책을 읽고 있는데요. 영화의 이미지가 너무 강해서 자꾸만, '오스칼'의 금발 머리칼과, '이엘리'의 커다란 눈망울이 생각납니다. 소설에서는 이름도 '오스카르', '엘리' 이렇게 되있더군요. ^^
암튼, 영화와 소설은 다를 수밖에 없으므로 많은 부분들이 각색되어 있지만, 그래도 원작의 분위기를 잘 살려낸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세 번째로 <렛 미 인>을 관람하였는데요.
기억이 가물거려 그러는 건지, 아님 새롭게 바뀐 것인지 못보던 장면이 두 장면 보였구요. 새롭게 깨달은 것도 있었습니다.
못봤던 장면은, 초대받지 못한 '이엘리'가 '오스칼'의 집에 들어와 피를 흘린뒤 샤워하고 나서 '오스칼'의 어머니 옷을 빌려 입던 장면이었는데, 순간적으로 '이엘리'의 음모가 클로즈업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번에는 못봤던 것 같았거든요.(변태라서 이것만 본 것은 아닙니다..킁;)
또 한 가지는, 오스칼의 코에서 끊임없이 콧물이 흐르고 있더라는 겁니다.
새삼 느낀 것은,
분명히 영화 속에서 '아빠'라는 호칭으로 번역 되어 나오지만, 소설에서는 아닌데요..
암튼 마지막 사냥(?)을 떠나기 전에 '아빠'가
'오늘은 그 아이를 만나러 나가지 마라' 라고 부탁하니
쓸쓸히 얼굴을 만져주던 '이엘리'와 그 손길을 자국처럼 느끼며 무심히 사과를 베어 물던 '아빠'의 모습에 말못할 연민이 느껴졌던 것.
그리고, 떠나야 된다는 사실을 말하고, 피 묻은 입으로 '오스칼'에게 입맞춤을 하던 '이엘리' 그리고 키스가 끝난 뒤, 어떠한 흥분이나 들뜬 마음도 없이 윗 집에서 들려오는 비난과 저주를 들으며 복잡해진 혼란 속에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두 주인공, 두 아이, 두 연인이 다만 가만히 고개를 떨구고 나란히 서있던 모습에서 이제까지 본 작별 키스 중, 가장 처절하고, 가장 슬프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입니다.
이 정도 되면 거의 '빠' 수준이 되는 거죠? 예. 저 '렛 미 인' 빠 입니다. ^^
여튼, 결론은 다시 한 번 좋은 스크린으로 볼 수 있어서 좋았다는 것이고요.
요새 읽은 책들이 무척이나 많답니다.
'알라딘'에서 최근 구입한 책들의 리뷰를 써달라는 홍보 메일이 왔던데, 그것만 보더라도
오연호 - <노무현, 마지막 인터뷰>,
시사IN - <거꾸로, 희망이다>,
최규석 - <공룡둘리를 위한 오마주>,
<100℃>,
공지영 - <도가니>.. 이런 책들을 다 읽었구요.
신경숙 - <엄마를 부탁해>,
알랭 드 보통 - <여행의 기술>,
지승호, 박원순 - <희망을 심다> 등의 책을 읽었습니다.
영화도 꽤 봤는데,
<킹콩을 들다>
<호시노 이발관>
<걸어도 걸어도>
<해운대>
<레인>
<렛미인> 등을 보았군요.
게으름을 부리느라 포스팅을 다 걸러먹고 말았습니다.
아.. 뮤지컬 <우리 기쁜 젊은 날>도 봤네요..
여튼, 이번 방학은 연수 받느라(핑계이지만) 또 뜨문뜨문 쓰다가 방학 막바지에 가서나 근황을 소개하는 식으로 총정리 하지 않을까 합니다.. 용서하세요 ^^
그나 저나, 서울시립미술관에서 하는 '르느와르' 전은 가긴 가야하는데 언제 갈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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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렛 미 인이다~~~
렛 미 인 빠순이 여기도 있습니다^^
영화를 반복감상할 때마다 보지 못했던 장면이 나오더라구요.
아마도 자막의 방해때문이겠죠.
몇달전에 렛 미 인 DVD를 주문해 놓았는데,
비닐도 뜯지말고 잘 보관해 놓으라고 했으니 아마도 제가 비닐 뜯어주기만을
기다리고 있을겝니다.
그나저나 언제 한번 가지고 계신 책들 좀 방출하시죠?ㅋㅋ
ㅎㅎㅎㅎ
맞다.. '카르페 디엠'님도 좋아하셨죠 ^^
이번에 다시 봐서 3번이나 봤는데도 나쁘지 않더라구요. 좋았어요..
그리고, 엔딩크래딧 배경색이 변하는 것도 다시 한 번 확인하고서 내 기억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도 확인했습니다.. 저도 DVD를 사고 싶으나, 아직 플레이어가 없어요. 살 순 있지만, 왠지 그러면 또 사모으기 시작할 것 같아서, 결혼 때까지 미루려고요.ㅎㅎ 과연 살 수나 있을 런지...
안그래도, 작년에 구입했던 책장이 꽉차서, 또 구입할까 고민하고 있었더랬는데.. 방출을 좀 할까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