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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에노스 아이레스 탱고 카페> - 공식 포스터




언제?   2008년 11월 15일 15시 00분
어디?   하이퍼텍 나다 (대학로)
(★★★★☆)

  며칠 전 연극을 보러왔다가 '하이퍼텍 나다'에서 <부에노스 아이레스 탱고 카페>가 상영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저번 어떤 영화 축제에서 보려고 했었는데 시간이 맞지 않아서 놓쳐버렸던 영화였기 때문에 매우 기뻤고, 혹시 몰라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메가박스''하이퍼텍 나다' 두 곳에서만 상영중이었습니다. 요 며칠 영화에 관심을 줄였더니 이런 상황이 발생을 했더군요.. 여튼,
  '메가박스'에는 밤 10시, 12시 두 번의 상영만이 있는 듯 했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없이 '하이퍼텍 나다'로 갈 수밖에 없었는데요. 얼마 전 새롭게 단장한 이후에 한 번도 가보질 않았던 것 같아 구경도 해볼 겸 겸사겸사 찾아갔습니다.
  그런데, 별로 달라진 건 없더군요. 상영관의 위치가 조금 달라진 건가.. 게다가 어제는 제가 좋아하는 옆 벽면 커튼 콜도 안해주더라구요..
(전에는 영화가 끝난 후 오른쪽 닫아두었던 유리벽면의 커튼을 열어 주어 바깥 정원을 보여주었는데 그걸 저는 꽤나 좋아했습니다.)

  어쨌든,
  <부에노스 아이레스 탱고 카페>는 영화 <브로큰백 마운틴>, <모터사이클 다이어리>의 음악감독이었던 '구스타보 산타올랄라'의 기획으로 1940~50년대의 '탱고 전성기' 시절의 음악을 부활시키고자 23명의 마에스트로들을 초청하여 마련한 콘서트의 겉과 속을 촬영한 다큐멘터리입니다.

  여기서 몇 가지 정보를 좀더 드리고 넘어간다면,
  '구스타보 산타올랄라'라는 분은 <21그램>, <바벨>, <브로큰백 마운틴>(아카데미 음악상수상), <모터사이클 다이어리>등 많은 작품에 음악을 담당한 분으로 아르헨티나에서는 새로운 록음악의 개척자로 알려져있는 유명한 분입니다. 그런 사람이 자기 나라의 음악에 관심을 가지고 콘서트를 기획했으니 얼마나 대단하겠습니까.
  더군다나 23명의 거장들이 모여서 공연할 곳은 세계 3대 오페라 극장 중 한 곳인 '콜론극장 (Teatre Colon)'입니다. 그 23명의 음악가 중 한 분이 이렇게 감격을 표현합니다.

  "내가 이 나이가 되어 콜론에서 공연을 하게 된다니... 이건 신이 나의 남은 생에 준 선물과도 같은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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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론극장 공연장면 <부에노스 아이레스 탱고 카페> 스틸컷

  또한, 이들 아니, 남미 사람들이 '탱고'에 대해 가지는 열정과 자부심을 표현한 말로,
  "우리가 유럽과 논하지 않은 것 가운데 한 가지가 바로 탱고다." 라는 말을 할 만큼 자신들의 문화를 대표하는 것으로써, 그리고 자신들의 정신을 표현하는 것으로써 탱고 자체를 즐기고 사랑하고 또 노래한다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다큐멘터리라는 방식도 그렇고, 예전의 거장들을 불러모아서 콘서트를 한다는 내용도 그렇고 해서 어쩔 수 없이 , 몇년 전에 '빔 밴더스'가 제작하였던 <브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과 비교를 해가면서 볼 수밖에 없었는데요.
  약간은 느낌이 달랐습니다.
  <브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의 구성이 영화적이라면, <부에노스 아이레스 탱고 카페>는 좀더 다큐적이고 좀더 거친 영상입니다.
  <브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이 다른 음악들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이제는 겨우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쿠바음악'을 거의 신격화한 수준으로 끌어 올려 정말 신화의 재현을 꿈꾸었기 때문에, 그 분들의 음악은 그 분들이 살아계신 동안에만 들을 수 있다는 절실함이 있었다면,
  <부에노스 아이레스 탱고 카페>의 음악들은 현재까지도 꾸준하게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으며, 계속 창작되고 있는 살아있는 음악이고, 그 음악의 최고의 연주들을 들어보자는 데에 의의가 있는 것이므로 신화의 재현이라기 보다는 전설의 체험이라는 말이 더욱 어울리고 절실함이 적은 반면 감동은 배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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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나에게 준 선물과 같아 <부에노스 아이레스 탱고 카페> 스틸컷

  사실, 저는 '탱고'를 막연하게 좋아만 했지 제대로 알지는 못했습니다.
  겨우 <여인의 향기>에서 시각장애우인 '알 파치노'가 멋지게 탱고를 출 때에 뒷 배경을 깔리는 음악 정도(그것도 제목은 알지 못하는 군요)만 기억하고 있을 뿐이었죠.
  하지만, 음악이 흐를 때 순간적으로 음악이 잠시 정적을 이루어다가 폭발적으로 터져나오곤 하는 탱고를 들으면서 어떤 정열같은 것을 느끼고 좋아했었는데요.. 아.. 그리고 약간 격렬한 것과 같은 춤도 멋지고요.
  영화를 보는 동안, 거장들이 조금씩 이야기 하는 탱고의 정의를 들으면서 단순하게 '정열'이라는 한 마디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분들의 말처럼 '3분 안에 인생의 모든 것이 들어가 있다'는 것을 어렴풋하게나마 느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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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기타'와 '반도네온'의 이중주 <부에노스 아이레스 탱고 카페> 스틸컷


  영화는 60분 정도를 각 거장들의 인터뷰와 연습장면, 그리고 그분들이 활동할 당시의 영상들을 결합하면서 보여준다음 후반부 30분 정도는 '콜론 극장'에서의 콘서트 실황을 부분부분 편집해서 보여주는데요.
  콘서트 영상은 정말 감동이 밀려올 정도로 멋있습니다. 사실 저는 조금 늦게 들어가서 맨 앞자리에 앉았는데요. 노래가 한 곡 끝날 때마다 뒷 사람들 보이지 않게 가려서 박수를 치기까지 했습니다.

  음악을 좋아하는 저에게는 탱고라는 음악을 조금이나마 알게 해준 의미있는 영화입니다만,
  탱고도 별로고 다큐멘터리도 별로인 분들은 조금 심심해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거장 한 분이 하신 이 말씀은 나름 뜻이 깊습니다.

  "정말 멋진 탱고를 듣고도 아무 것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다른 것에 관심을 기울이는 게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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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고'에 춤이 빠지면 안되죠 <부에노스 아이레스 탱고 카페>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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