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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의 숲> 공식 포스터


언제? 2008년 11월 11일  20시 15분
어디서? CGV(오리)
(★★★☆)

  <베토벤 바이러스>의 열풍이 음악계를 휩쓸고 있는 것 같습니다.
  드라마에 삽입되지도 않았던 버전의 곡들이 모아져있는 음반이 불티난듯 팔려나가고, 2집까지 출시되고,
  이제까지 클래식이라고 하면 머리아픈 음악으로만 생각하던 10대 20대 젊은 층에서 그 음반의 대부분을 소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소 과격하고 신경질적인 오케스트라 지휘자가 세상에서 젤 멋있는 사람이 되었고,(멋있지 않다는 것이 아님. ^^)
  악기라도 하나 쯤은 연주할 줄 알아야, 클래식 소품 하나 쯤은 멋있게 설명할 줄 알고, 또 소개할 줄 알아야 교양인인 것 같은 생각이 드는 요즘입니다.
(그래서 드라마를 한 번도 본적이 없는 저도 클래식 컴필레이션 음반을 구매했다는 거!)

  이런 클래식 열풍을 타고, 개봉한 영화가 바로 <피아노의 숲>입니다.
  물론 지난해 <부산 국제영화제>에서 개봉한 영화이기도 하고, 얼마 전에 개봉해서 큰 반향을 불러왔던 <시간을 달리는 소녀>의 제작사에서 만든 작품이라 개봉의 여지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아마도 '베바'의 열풍을 타고, 개봉시기가 급작스럽게 결정된 것이 아니었나.. 하는 아주 불확실하고도 개인적인 제 생각입니다.

  아무튼, <피아노의 숲>의 개봉시기는 적절했던 것 같습니다. 기사를 뒤적이다 보니 어느새 관객이 1만명이 넘었다고 하는 군요. 그것도 겨우 12개의 상영관을 가지고 일궈낸 성과라고 합니다. 물론 <시간을 달리는 소녀>에 비하면 많이 부족한 성적입니다만, 이 정도로 충분히 박수를 받을만한 일이겠죠.

  (스포일러 주의!!)

  서두가 길었습니다만,
  영화의 큰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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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앞에선 진지한 아마미야 <피아노의 숲> 스틸 컷

  '할머니의 병환으로 도쿄에서 시골로 전학을 오게된 '아마미야 슈헤이(카미키 유노스케)'는 피아시스트를 꿈꾸는12살 소년입니다. 아버지가 일본에서도 알아주는 피아니스트이기도하고, 어머니도 음대생 출신으로 이런 '아마미야'의 꿈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렇게 전학을 가게된 시골학교에서 '피아노를 치는 사내아이'라는 놀림감이 되어 곤란을 당하려던 찰나 '이치노세 카이(우에토 아야)'의 도움으로 위기에서 탈출하게 되는데, '카이'역시 피아노를 연주하는 사내아이였습니다. 그렇게 친해진 둘은 숲에 있다는 '카이'의 피아노를 보러 가게됩니다. 거기에는 정말 멋진 피아노가 한 대 있었지만 왠일인지 '아마미야'는 그 피아노를 연주할 수가 없습니다. 반면, '카이'는 너무나도 훌륭하게 연주를 해내죠. 둘의 연주 방식에 차이가 있었던 겁니다.

  아.. 여기까지 쓰고 나니
  어디까지를 이야기 해드려야 큰 스포일러가 되지 않을지 고민이 됩니다.
  원작이 있는 이야기이기도 하고, '숲의 피아노'와 관련된 여러 가지의 이야기를 하다 보면, 끝까지 다 이야기하고 말게 될 것 같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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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숲으로 돌아가자 <피아노의 숲> 스틸컷


  여튼,
  '카이' 어렸을 때부터 '숲의 피아노'와 함께 뒹굴고 자라온 탓에 누구에게도 제대로된 연주를 배워 본 적도 없었습니다. 그런 '카이'의 연주는 잘 다듬어지지는 않았지만, 즐겁게 건반을 두드리는 것이었죠.
  반면
  '아마미야'어렸을 때부터, 피아니스트가 되기 위해서 정해진 규칙과 악보를 가지고 꾸준히 연습해 온 최고로 다듬어진 솜씨를 가지고 있지만, 피아노 앞에선 언제나 심각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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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한 소스케 선생님 <피아노의 숲> 스틸컷


  그런 둘 사이에,
  음악선생님 '아지로 소스케(미야사코 히로유키)'이 나타나서는 둘에게 직 간접적으로 많은 영향을 주게 됩니다. 그러면서 둘은 우정의 대결을 펼치게 되는데요.

  사실, 이 영화는 '카이'의 천재성을 위한 영화가 아니라 나중에 콩쿨에서 연주하게 될 과제곡이 '모짜르트''피아노 소나타 제8번 가단조 K310(300d) 제1악장 알레그로 마에스소토' 인 것을 보아도,
  천재를 능가하고자 했던 범인(凡人) '살리에르'의 모습을 '아마미야'를 통해 보여주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영화입니다. 당연히 '모짜르트'의 모습은 '카이'의 모습을 통해 보여진다고 볼 수 있겠죠.
  그리고 이야기의 중심도 당연히 천재성보다는 끊임없는 좌절과 노력을 통해서 꿈을 이루어가는 우리들의 모습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겠지요. 물론, 피아니스트는 아무나 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

  여튼, 어린 소년들이 선의 경쟁을 하면서 조금씩 성장해가는 모습을, 그것도 감동적인 음악과 함께 지켜볼 수 있다는즐거움이 있는 영화입니다.

  또한,
  마지막 콩쿨장면에서 많은 참가자들 가운데 중요한 비중으로 '나오코(?)'의 연주와, '아마미야'의 연주, '카이'의 다른 연주를 비교해 듣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요.
  '카이'가 '소스케'가 쳐준 연주를 듣고 좋아하는 것을 보고 가르쳐주려니까.
  "대충은 외웠어요"라고 이야기하는 장면에서 엄청난 좌절감과 질투심을 느꼈습니다.
  저는 다른건 세상 어떤 것도 부럽지 않다고 생각하는데요.
  천성적으로 타고난 재능, '절대음감'이라거나, 아님 타고난 목소리, 이런 것들에는 어쩔 수 없는 질투를 느끼는 속물이거든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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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을 받아 걸어다니면서 까지 연주를 하는 '카이' <피아노의 숲> 스틸컷


  여튼,
  악기 하나도 연주 할 줄 모르고, 해보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았던 저이긴 한데,
  빨리 시간을 내서, 피아노든 뭐든 도전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어준 애니메이션.
  <피아노의 숲>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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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의 아름다운 어머니 목소리는 '이케와키 치즈루'가 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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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실버제로 2008/11/15 09:36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만화책이 더 낫다고 생각되던데... 기회가 되시면 한번 보세요!
    애니메이션이 더 나은건 음악을 들을수 있다는 그점하나인거 같아요.

    • 차이와결여 2008/11/16 11:40  address  modify / delete

      원작을 보신 분들은 그렇게 말씀하시더라구요.
      '애니메이션이 나은 건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저는 원작 만화는 보지 않았기때문에, 만화는 만화, 애니는 애니..라고 생각하면서 애니만도 재밌게 봤지만요 ^^

      원작만화도 보고 싶어집니다.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