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개 중에 두 개만 꺼내 놓기..."
지난 열정문학특강 마지막 강사셨던, 황지우 시인이 하신 말씀입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감정을 "토"할 줄만 안다.
말하고 싶은 것이 있을 때에는 입 속에서 굴리고, 머리 속에서 굴리고, 가슴에서 굴려서 말하고 싶은 것 "열 개 중에 두 개만 꺼내 놓는 연습"을 해야한다.
말씀을 들으면서 속으로 밑줄을 쫙 그었더랬습니다.
왜냐면,
저는 전부터 감정에 솔직한 채로 살아가는 것이 가장 정직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왔던 터라,
몸에 버릇이 아직 남아있어서
때론 쑥스럽고, 때론 민망한 경험을 해왔었기 때문입니다.
20살 때에는 그런 솔직한 감정의 토로도 젊음의 상징처럼 보여졌기 때문에, 그리 거리끼지 않았었고,
또 그런 감정의 발산(?), 토로(?), 배설(?) 덕분에 감성을 기르는 훈련을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좀 다른 모습이어야 하지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었죠.
물론, 감정이 이성의 이면이어서 나라는 사람을 표현하는 또다른 모습이라는 기본적인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이성적인 태도 못지 않게, 감정적인 그래서 감성적인 면이 잘 부각될 수 있는 태도 역시 중요하겠지요.
감정과 감성은 다른 것이라고요?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감성의 시작은 분명 감정에 충실한 것에서부터 나오는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이성이 지배하지 않는, 어떤 터부도, 어떤 잘못도 없는 근원적인 나의 모습
그게 보기 싫은 모습이건, 인정하기 싫은 모습이건 간에 나의 모습이라는 것은 부인 할 수 없겠죠.
여튼, 이야기가 딴 곳으로 새어버렸습니다만,
이제는,
감정에 대한 좀더 성숙한 태도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황지우 선생님의 저 말씀이 가슴깊이 와 닿았습니다.
요 며칠,
별 이유없이 하루에도 몇 번씩 감정의 골짜기를 오르락내리락 하는데요.
조울증인지 뭔지 원,
자잔한 병치레가 오래가서 그러는 건지 원,
아니면, 금단 현상인지 원(금연한지 한 달이 다 되어가는 결이, 박수부탁!),
도대체 이유를 알 수 없습니다.
손에 일이 잡히지도 않고요. 그렇습니다.
다행히 내일부턴 중간고사 기간이네요.
일주일 동안 좀 마음을 가다듬고 와야겠어요.
이제는 이런 불안정한 모습도 지겨운데 말이죠. 어쩔 수가 없군요.
그래도 뭐 대단한 것은 아니니까... 금방 회복되겠죠.
회복할 일이 너무 자주여서 민망합니다.
꾸준히 포스팅은 하겠습니다. 볼 영화가 많거든요.
<사과>도 아직 못봤고, (무지 솔직하여 불편한 영화라는 주위의 평),
<그 남자의 책,198페이지>도 보고 싶고, <아내가 결혼했다>도 볼 겁니다.
'히로스에 료코'가 나오는 <굿바이>도 봐야하는 군요.
어째 요샌, 헐리우드영화가 주춤하네요..분발해주기를...
의외로 제 포스트 중에서 "단상"이 제일 인기가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드는 요즘입니다.
일주일 동안 좀 뜸하더라도, 이해해주세요.
이러다가 내일 다시 나타날지도 모릅니다. ㅎㅎ
그럼,
"열 개 중에 두 개만 꺼내놓는 연습"을 하러 이만 다녀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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